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시장통에는 '분통'만 가득했다
시장통에는 '분통'만 가득했다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7.12.02 2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취재파일]선거유세장으로 인기 제주시 오일시장의 '이면'

"이런 시장통 법도 안 지키는 사람들이 무신 대통령을 한덴 말이냐게! 저레 치우랜 허라."

상인들이 화가 머리끝까지 난 듯 뒤에서 웅성 거렸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지난 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선거 전쟁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선거 유세차와 유세 지원단 등 사람들이 뒤엉켜 뒤죽박죽 난장판었다.

시장을 찾은 도민들도 분통 터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유세장에 가득 들어선 유세용 트럭으로 차량들은 진입하기조차 어려웠다. 한 시민은 오일장 가려고 2시간 동안 차 안에 갖혀 있는 게 말이 되냐며 당장 유세 트럭들 빼라고 소리를 쳤다.

이날 유세장에는 자그마치 4명의 대통령 후보 진영과  2명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후보 진영이 오후 2시쯤 동시에 몰려 그야말로 유세 전쟁을 치른 것이다.

오일시장 관계자도 화가 난 듯 말했다. "이 사람들이 약속된 시간에 잘 지켜서 하나씩만 와야 되는 데 일단 들이박기 식으로 다 같이 물밀려 들어오니까 이 난리야. 우리가 뭐 잘 못한 것도 없는데 여기저기 전화통에 죄송하다고 해야 하니 참.."

지난 선거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지난번에는 한 쪽이 유세를 하고 나가면 밖에 있다가 다른 쪽이 들어와서 유세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누가 먼저 자리 차지하나 경쟁이나 하듯 모두 달려 든 것이다.

오일시장 관계자들은 급기야 다음부터 차량진입을 통제해야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대선 후보들의 힘에 눌려 그게 쉬울지...

생전 서민들을 찾기나 했는지 모를 양반들이 선거 때만 되면 서민 경제 살리겠네 뭐네 하면서 오일시장이나 재래시장을 찾는다.

그래 시장을 찾아서 할머니들 손 잡아주는 척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일하는 데, 그리고 생필품 사는 데  방해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잖아도 대통령 선거가 공약은 없고 이미지 선거, 헐뜯기 선거로 변해버린 것 같아 씁쓸한 데 그런 유세차량들이 때로 모여서 들어오니 서민들은 분통 터져  정치인들을 예뻐할려야 예뻐할 수가 없다.

정말 서민들을 위한다면 서민들과 한 작은 약속이라도 좀 지켜 줘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제주 취재부 / 양호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