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4 17:21 (월)
“제주 문화는 돌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어요”
“제주 문화는 돌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5.26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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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학관 김순이 명예관장, 인문학 강좌
5월 25일 ‘제주의 돌문화’ 주제 강연 펼쳐
'제주의 돌문화' 특강을 하고 있는 제주문학관 김순이 명예관장. 미디어제주
'제주의 돌문화' 특강을 하고 있는 제주문학관 김순이 명예관장.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는 돌의 섬이다. 그러기에 제주를 잘 알려면 제주사람들 곁에 늘 있는 제주 돌을 문화로 인식하고 들여다봐야 한다.

“제주도는 평균 30cm의 흙이 얇게 덮여 있다고 할 정도로 돌이 기본입니다. 제주문화의 모든 뿌리, 식생활이건 의생활이건 주생활이건 돌과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어요. 하지만 안타까운 건 제주도에 살면서 우리 자신을 너무 모른다는 거예요.”

김순이 시인은 작지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청중을 향해 일성을 내뱉었다. 그는 현재 제주문학관 명예관장으로 문학관을 들른다. 그는 ‘명예’이지만, 명예 이상의 것을 제주도민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김순이 명예관장과 함께하는 제주인문학 특강’이다. 그가 강사가 되어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는 제주를 만든 주요 키워드를 다룬다.

지난 25일은 ‘제주의 돌문화’를 주제로 삼았다. 돌에 대해 내뱉는 그의 말은, 돌을 통해 제주문화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삼으라는 뜻이다. 그의 말처럼 제주사람들은 너무 흔한 돌에 관심을 덜 기울인다. 김순이 명예관장이 나서서 특강을 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제주사람들에게 제주 돌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서다.

“올레를 가지지 못한 이들은 아주 가난한 이들이었어요. 그러기에 제주사람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올레만은 가지려고 했지요. 올레는 해당 집의 건축물이기도 해요. 올레의 너비는 어느 만큼인 것 같나요?”

청중을 향해 가끔 질문도 던진다. 누군가의 “1m”라는 답에 김순이 명예관장은 “소가 등에 짐을 잔뜩 지고 올레를 걸어갈 때 양옆에 부딪히지 않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올레가 있다고 해서 집안까지 마구 들어가는 것도 아니란다. 구부러진 올레는 완충지대를 두는데, 주인이 있는지 중간에 멈춰서서 불러주는 게 옛사람들의 예의였다는 사실도 일깨워준다. 정낭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옛날에는 말과 소를 집집마다 거의 길렀어요. 문제는 발정기가 되면 마구 헤집고 다니거든요. 정낭의 첫 기능은 마소들의 출입을 막아준 것이었어요 다음이 방문객에게 의사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었고요.”

제주의 돌문화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끊임이 없다. 제주의 대표적인 돌하르방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기록에 나와 있어요. 1754년 옹중석을 김몽규 목사가 성문에 세웠다고 기록은 말해요. 돌하르방은 동문, 서문, 남문 등 3곳의 성문에 세웠어요. 눈을 부릅뜬 돌하르방의 모습은 무섭죠. 진시황 때 완옹중이라는 키가 2m가 넘는 괴력의 사나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을 성벽 앞에 세웠더니 흉노족이라든가 외적이 침입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완옹중의 형상을 김몽규 목사 때 발주를 했던 것이죠. 지금으로 따지면 제주도청으로서는 가장 돈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였죠. 돌하르방 하나를 만들려면 큰 돌덩이를 캐와야 하는데, 지금처럼 포클레인이 있던 때도 아니잖아요. 돌하르방을 조각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제주에서 돌을 다루는 이들을 ‘돌챙이’라고 한다. 김순이 명예관장은 돌챙이는 돌에 관한 한 경지에 다다른 사람이라는 점도 이야기했다.

“돌챙이를 석수쟁이라고도 하는데, 조선시대엔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돌챙이라고 하면 낮게 보는 줄 알아요. 어떤 이들은 석공이라고 해달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건 잘못된 것이죠. 돌챙이는 순수 우리말입니다. 쟁이라는 건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죠.”

제주는 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김순이 명예관장은 동자석, 방사탑, 방어유적 등 수많은 돌문화 이야기를 뱉어놓았다. 그의 돌문화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오는 29일 오후 4시부터 ‘제주의 돌문화2’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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