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23 17:43 (화)
해마다 엄청난 규모로 파괴되는 제주의 숲 ... 허파가 사라진다
해마다 엄청난 규모로 파괴되는 제주의 숲 ... 허파가 사라진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2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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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 공동기획>
④ 각종 개발 노출된 제주 곶자왈 ... 불법 훼손도 상당

숲은 제주의 환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에 따른 대규모 훼손이 이어지고 있고 때론 행정당국에서 이에 앞장서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등의 영향부터 작게는 쓰레기투기까지 이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병들고, 쇠퇴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와 함께 제주 숲의 지금을 돌아보고, 제주의 숲을 보전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이들의 행동을 촉구하고자 한다. 

2018년부터 훼손되기 시작해 해마다 훼손 면적이 넓어진 저지곶자왈의 모습.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2018년, 2019년, 2021년, 2022년 위성사진.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2018년부터 훼손되기 시작해 해마다 훼손 면적이 넓어진 저지곶자왈의 모습.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2018년, 2019년, 2021년, 2022년 위성사진.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숲이 처한 위기는 다각적이고 분명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안에서부터는 온갖 쓰레기의 투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외에 내·외부적 요인에 의한 숲의 쇠퇴도 진행 중에 있다. 허가를 받지 않는 말의 방목 등이 이뤄지면서 제주도내 주요 곶자왈이 조금씩, 그렇지만 분명하게 쇠퇴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숲의 쇠퇴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한라산의 구상나무가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 강력한 태풍의 빈도가 많아지고, 여기에 더해 가뭄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2017년 30만7388그루로 조사됐던 구상나무가 2021년 29만4431그루로 조사되면서 4년 동안 1만3000여 그루가 고사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구상나무는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병해충의 위협에도 직면해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요인들이 제주의 숲에 끼치는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와 처럼 점진적이인 영향이 아닌, 숲에 대한 즉각적이고 분명한 파괴활동도 있다. 

저지곶자왈의 안쪽에선 2018년부터 조금씩 나무들이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나무가 가득차 있던 곶자왈의 안쪽에서 아무도 모르게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그로부터 불과 5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마라도 면적의 3분의2가 넘는 약 23만㎡의 숲이 사라졌고, 숲은 초지로 변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대규모 훼손 사례였다. 

지난해 <미디어제주>의 단독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저지곶자왈에서 숲을 밀어버린 이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이 수사는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미디어제주가 직접 확인한 저지곶자왈의 훼손 현장. /사진=미디어제주.
지난해 미디어제주가 직접 확인한 저지곶자왈의 훼손 현장. /사진=미디어제주.

이외에도 제주도내에서의 직접적인 숲 훼손은 끊이질 않고 있다. 더군다나 그 규모 역시 늘어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에서 지난 2022년 불법 산지전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모두 15건에 이른다. 훼손 면적은 축구장 2배 면적에 가까운 1만3700㎡다. 이 해에는 제주도내 숲에서 2건의 무허가 벌채 등도 이뤄지면서 산지전용과는 별개로 3946그루의 나무가 뽑혀나간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불법 산지전용만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제주시 관내에서 불법산지 전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무려 39건에 달하며, 훼손 면적은 4만5000㎡에 달했다. 올해는 전년에 비해 훼손 규모가 줄었지만, 4월 말 기준 이미 축구장 1개 분량에 맞먹는 7000㎡의 숲이 사라졌다. 적발 건수도 이미 7건에 달한다. 

제주시는 이와 같은 훼손에 대해 복구 명령 등을 내리고 있지만, 실제 훼손된 산림이 복구되는 사례는 적다. 지난해 기준 훼손이 이뤄진 39건 4만5000㎡ 중 10건 1만2300㎡에 대해서만 복구 명령이 이뤄졌다. 더군다나 이처럼 복구 명령이 이뤄진 산림 중 실제로 복구가 된 산림은 8400㎡에 불과하다. 전체 훼손 면적의 5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의 경우도 훼손된 산림 7000㎡ 중 4000㎡에 대해 복구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아직 복구된 산림은 없다. 숲은 여전히 파괴된 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숲은 이처럼 불법으로 훼손되지만은 않는다. 각종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개발로 인한 숲의 파괴도 상당한 수준이다. 가장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업은 선흘 곶자왈에서 추진되는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이다. 

자연체험파크가 조성되는 지역은 제주도가 2015년부터 추진한 '제주 곶자왈 지대 실태조사' 결과 곶자왈 지대에 분류된 지역이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먼물깍' 습지가 포함된 동백동산에 면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곳에서 이뤄지는 개발 부지만 74만4480㎡다. 마라도 면적의 2배가 넘는다. 개발 부지 중 원형이 보전 되는 곳은 49만5000㎡이지만, 이를 제외하고서도 직접 적인 개발이 이뤄지는 면적은 25만㎡에 달하게 된다. 마라도 면적에 맞먹는 곶자왈이 합법적인 개발 명목으로 사라진다. 

제주자연체험파크의 계획평면도.
제주자연체험파크의 계획평면도.

이 자연체험파크와 길 하나를 두고 면해 있는 곳이자 선흘곶자왈의 한 가운데에선 또 다른 대규모 관광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기도 하다. '묘산봉 관광단지'다. 

묘산봉 관광단지에선 이미 2006년 약 260만㎡의 숲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골프장이 들어섰다. 마라도 면적 9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숲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사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만들어진 골프장 시설을 포함해 422만㎡의 부지에 각종 관광휴양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미 만들어진 골프장 등의 시설을 제외하면 160만㎡의 숲이 추가로 사라지게 된다. 

선흘곶자왈은 제주도에서 수행한 '제주 곶자왈 지대 실태조사'에 따라 구좌-조천곶자왈지대에 포함된다. 이 지역의 곶자왈 총 면적은 2444만㎡다. 단 2개의 개발사업만으로도 이 곶자왈 지대의 5분의 1이 사라지는 꼴이다. 

그런데 이 곶자왈 지대에서의 개발사업은 이게 끝이 아니다. 해당 곶자왈 지대에선 동복풍력발전단지 확장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LNG복합발전소 역시 이 곶자왈 지대의 일부를 밀어내고 만들어질 전망이다. 선흘곶자왈을 중심으로 이미 온갖 개발사업들이 추진됐거나, 추진 중에 있는 것이다. 결국 제주도의 승인 하에 대규모 곶자왈 훼손이 이뤄지는 형국이기도 하다. 

곶자왈은 전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숲이자,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곳이다. 결국 제주에선 스스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숲을 밀어내면서 동시에 허파를 도려내고 숨통을 옥죄는 꼴을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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