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6 15:59 (일)
“벌마늘 피해에 작황도 최악” 제주 마늘 재배농가들 ‘울상’
“벌마늘 피해에 작황도 최악” 제주 마늘 재배농가들 ‘울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5.20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정농협, 마늘 수매단가 상품 기준 3800원에 올해 첫 수매 시작
“비계약재배 농가 물량 道 지원 요청 중” … 제주도는 ‘묵묵부답’
20일 오전 올해산 마늘 수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정농협 유통사업소 현장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20일 오전 올해산 마늘 수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정농협 유통사업소 현장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올해산 마늘 첫 수매가 제주에서 시작된 가운데,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마늘 피해가 확인되면서 마늘 생산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이 올해산 마늘 수매단가를 ㎏당 3800원(상품 기준)으로 결정해 수매에 나서고 있지만,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의 물량이 시장에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제주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0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 있는 대정농협 유통사업소 입구. 수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 곳에서는 농협 직원들이 무작위로 마늘을 한 포대씩 꺼내 확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마늘 수매 표준 규격판을 통해 마늘 크기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름 5㎝ 크기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상품, 4~5㎝ 크기는 중품, 4㎝ 이하는 하품으로 분류된다.

선별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운전석에 앉아있는 농민들은 벌마늘이 확인될 때마다 표정이 굳어지는 듯했다.

35년째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는 오영남씨(65)도 사정은 비슷했다.

오씨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매 단가는 작년보다 600원이 올랐지만, 상품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적으로 3.3㎡에 상품 물량이 7㎏ 정도 나오는데, 올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트럭 두 대 분이 나와야 하는데 한 대를 겨우 채웠다”면서 “밭에서 벌마늘을 선별해 내려면 인건비가 더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행히 농협에서는 벌마늘도 하품과 동일하게 ㎏당 2400원의 수매단가를 적용, 수매에 나서고 있다.

주산지인 대정농협에 이어 안덕농협도 동일한 수매단가를 적용하기로 했고, 다른 농협 6곳도 동일한 단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늘 수매단가는 지난 2021년부터 각 농협 이사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주산지인 대정 지역의 경우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가 절반가량이나 된다는 점이다.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계약재배 농가를 제외한 다른 농가에 대해서는 제주도에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수매한 마늘을 비축 물량으로 보관하려면 운송비와 저장 비용 부담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도 이와 관련, “앞으로 사흘이면 수매가 거의 마무리될 텐데, 행정에서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비계약재배 농가들의 물량이 일반 유통업자들에게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스러운 대목을 지적했다.

상인들이 비계약 물량을 넘겨받을 경우 농협 수매단가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정작 수매에 나선 농협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다.

윤재춘 농협 제주본부장은 “물량으로 따지면 대정 지역의 경우 농협 계약재배 물량이 46%, 비계약재배 물량이 54% 정도 된다”면서 “제주도에서도 수매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종전에는 상품이 60% 정도였다면 올해는 40%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수매 상황와 벌마늘이 어느 정도 되는지 지켜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한편 도내 마늘 재배면적을 보면 지난 2019년 1964㏊에서 올해 1088㏊(예상)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생산량도 2019년 3만4706톤에서 1만6625톤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오전 올해산 마늘 수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정농협 유통사업소 현장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20일 오전 올해산 마늘 수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정농협 유통사업소 현장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