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4 17:21 (월)
쇠퇴하는 제주 곶자왈, 죽음에 몰리는 숲, 위기는 가속화
쇠퇴하는 제주 곶자왈, 죽음에 몰리는 숲, 위기는 가속화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14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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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 공동기획>
③ 제주 숲 안에서의 불법 방목, 곶자왈 쇠퇴 이어져

숲은 제주의 환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에 따른 대규모 훼손이 이어지고 있고 때론 행정당국에서 이에 앞장서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등의 영향부터 작게는 쓰레기투기까지 이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병들고, 쇠퇴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와 함께 제주 숲의 지금을 돌아보고, 제주의 숲을 보전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이들의 행동을 촉구하고자 한다.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5월은 제주의 숲이 푸르게 변하는 시간이다. 겨우네 앙상했던 가지들에서 푸름이 돋아나고,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면서 푸름이 더욱 무르익는다. 그 숲 안을 흐르는 공기 속에도 푸름이 묻어난다. 숲을 걷고 있는 사람도 푸름에 물든다. 싱그러운 향도 피어오른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숲이 흘러갔더라면, 숲의 내부는 이렇게 푸름을 가득 안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제주의 일부 숲은 그 안에 푸름 대신 메마름을 안고 있다. 그 안에서부터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각종 쓰레기 투기에 더해 이어지는 인위적인 활동은 물론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곳에서부터 숲은 쇠퇴해간다.

저지곶자왈의 상태가 대표적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방문했던 저지곶자왈의 상태는 심각했다. 곶자왈의 일부 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나무의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이미 죽어 쓰러진 나무의 수도 상당했다. 

당시 죽어가거나, 이미 죽고 말라 쓰러진 나무들은 공통적으로 군데군데 껍질이 벗겨진 모습을 보였다. 곶자왈에서 자라는 낙엽활엽수는 나무 전체에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물관이 나무 껍질 등에 많이 분포해 있다. 이 때문에 나무 껍질이 벗겨지게 되면 나무 전체의 영양분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나무는 점차 메말라간다. 메마르면서 힘이 약해진 나무는 불어오는 바람에도 견디지 못해 쓰려지고 죽는다. 

지난해 4월 말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해 4월 말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나무의 껍질이 벗겨진 것은 말의 방목 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디어제주>가 당시 현장을 살펴봤을 때, 나무 의 중간 중간 껍질이 벗겨진 부분에서 말의 이빨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후 이뤄진 제주시청의 현장 확인 등을 통해 말의 방목에 의해 곶자왈의 나무들이 어느 정도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곶자왈 내부에서의 말 방목은 모두 불법으로 이뤄진 행위였다. 산지관리법에 따라 곶자왈 등의 산림에서 말을 방목하기 위해선 사전에 행정당국의 허가가 필요했다. 행정당국의 허가 없이 산지에 방목 등이 이뤄질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지곶자왈 내부에서의 말의 방목과 관련해 행정당국에선 어떠한 허가도 준 적이 없다. 즉 저지곶자왈에서의 방목은 허가 없이 이뤄진 것이었다. 제주시는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5월의 저지곶자왈 속엔 여전히 말이 나무의 껍질을 벗겨내고 있었다. <미디어제주>가 14일 다시 방문한 저지곶자왈에선 나무 곳곳에서 최근 말에 의해 껍질이 벗겨진 것으로 보이는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말의 배설물도 곶자왈 곳곳에서 발견됐다. 

나무에서 새롭게 돋아나는 싹을 말하는 '맹아'들도 곳곳에서 뜯겨 나간 것이 확인됐다. 곶자왈 안에서 이미 크게 자라난 나무도, 새롭게 자라나는 나무도 불법 방목에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다.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에서 최근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진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와 같은 피해가 생기고 있는 곳은 저지곶자왈만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도너리오름 인근의 숲에서도 행정당국의 허가 없이 말의 방목이 이뤄진 점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저지곶자왈과 마찬가지로 일부 나무들의 껍질이 말에 의해 벗겨지면서 나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도너리오름 인근 숲의 경우 아직까지 저지곶자왈 만큼의 쇠퇴는 아니지만, 말의 방목에 따른 피해가 누적될 경우 저지곶자왈과 같이 숲의 일부가 눈에 띄게 쇠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곶자왈사람들 등 제주도내 환경단체는 저지곶자왈에서의 말 방목이 10년 이상, 도너리오름 인근에서의 방목은 2년 가량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곶자왈 일대의 모습. 많은 나무들이 메말라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와 같은 요인으로 인한 숲의 쇠퇴는 또다른 위협을 불러올 수 있다. 산림청 산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말과 소 등의 방목이 이뤄지면서 숲에 공간이 생기게 되면, 이 공간을 통해 평소보다 더욱 많은 바람 등의 영향이 미치면서 습도 등도 변하게 되고 주변 나무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영향이 심화되면 숲이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약해진 숲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에 따라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제주도내 기후가 이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제주는 지금까지 경험해본적이 없는 기상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제주의 숲 역시 이전과는 다른 날들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제주의 강수일수는 43.8일이 기록됐다. 기상관측 사상 겨울철 기준 가장 많은 강수일수였다. 이는 인도양에서의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나비효과였다. 지구의 온도상승 및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이 제주의 기후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번 겨울철은 유독 높은 평균 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다. 이외에 제주의 전체 평균 기온 역시 기후 변화 속에서 크게 오르고 있다. 1940년대 약 14도 안팎이었던 제주의 평균기온은 2020년대 들어 17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80여년이 지나는 동약 3도 가까이 상승한 샘이다. 

인위적인 요인으로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저지곶자왈을 비롯한 일부 숲의 경우는 이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의 영향을 더욱 크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수많은 요인들로 숲은 끊임없이 상처를 받고 있고, 숲의 자연 치유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렇게 될 수록 우리는 더욱 많은 푸름을 잃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숲에서 푸름을 앗아가고, 숲을 죽음으로 내모는 요인은 이 밖에도 더 있다. 

<기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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