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8 18:52 (목)
"전농로 차량 억제" 보행로 확장 구상 제주도, 실효성 의구심도
"전농로 차량 억제" 보행로 확장 구상 제주도, 실효성 의구심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09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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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15분 도시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회 가져
각 시범지구별 보행로 개선 등의 내용 중점적 담겨

"보행로간 연계 부족, 실질적 효과 기대 어려워" 지적도
"지역특성 반영 못한 보행로 개선 ... 효과 의구심"
제주시 전경.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전경. /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15분 도시를 구축해 생활필수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이용만족도를 대폭 늘리고, 이를 통해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제주도가 이에 대한 일환으로 제주도내 15분 도시 시범지구 내에서의 보행 환경 대폭 개선 및 문화 복합시설의 보급 등의 계획을 내놨다. 다만 한편에서 이와 같은 계획의 실효성에 물음표도 따라붙고 있다. 

제주도는 9일 오전 제주시 일도1동 소통협력센터에서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제주도가 추진 중인 15분 도시의 대략적인 계획을 내놨다. 

이번 용역은 제주연구원에 의해 수행됐다. 용역을 수행한 제주연구원 측이 이번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은 기존 '도로와 건물 및 차량 중심 도시'로 구축돼 있는 제주를 '사람 중심 도시'로 변화시켜 나간다는 점이다.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의 지금까지의 도시계획은 도민의 생활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한다기보다는, 도로와 건물 중심의 공간 배치에 방점을 두고 수립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도내에서의 생활을 위해 차량의 이용이 필수화될 수 밖에 없었고, 생활권 역시 사람 보다는 차량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경향이 심화돼 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행 및 자전거 등을 통해 15분 이내에 생활 필수 시설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15분 도시' 개념을 도입, 이를 통해 제주 어디에 살든 도민이 충분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사람 중심 도시'를 구축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용역진은 이 '사람 중심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제주를 모두 30개의 큰 생활권으로 나누고, 이 생활권 안에서 모두 200여개의 보행생활권을 별도로 구축해 이 보행생활권 안에서 생활 필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생활 필수 인프라는 크게 6가지로 나뉜다. '생활'과 '교육', '돌폼', '건강', '여가', '업무' 등이다. 이와 같은 생활 필수 인프라와 관련된 각종 시설은 향후 지역 필요성에 맞춰 2035년까지 충분하게 보급하고, 보행 및 자전거의 통행환경 개선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 나가게 된다. 

이번 최종보고회에서는 30개의 생활권 중 시범지구로 선정된 4개 생활권에서 먼저 이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대략적으로 제시됐다. 특히 시범지구 내의 보행환경 개선 등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제주시 원도심인 삼도1동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원도심인 삼도1동의 모습. / 사진=미디어제주.

◇ 15분 도시 구성 위한 4개의 시범지구, 어떤 사업들 이뤄지나?

시범지구 중 한 곳이자 제주시 원도심으로 분류되는 '삼도1·삼도2·이도1·일도1 생활권'에선 중앙로와 서사로를 잇는 주요 도로인 '전농로'에 대한 도로 다이어트와 보행로 및 자전거도로 구축 방안이 중점적으로 제시됐다. 

원도심 생활권의 경우는 용역진이 앞서 진행한 주민대상 설문조사 과정에서 보행 및 대중교통의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해 보행환경을 충분히 개선한다는 방향이다. 

전농로의 경우 향후 56억4000만원의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 이를 통해 인도 및 차도를 전면적으로 조정한다. 보행자 우선도로를 지정하고 동시에 자전거 우선도로도 만든다. 아울러 차량이 주행하는 도로의 다이어트를 추진하면서 자동차의 속도를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용역진은 이와 관련해 "서울의 가로수길처럼 전농로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서 활성화되고, 이 전농로가 중심이 되어 지역이 활성화되는 그림을 구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 전농로 인근의 홍랑길 및 주변 도로에 대한 보행환경 개선도 진행될 전망이다. 

제주시 원도심 생활권에선 이외에 문화시설의 추가적인 보급이 제시됐다. 일도1동의 문화의집을 복합시설로 다시 구축하면서 여가 기능의 제공을 보다 강화하고, 작은도서관의 기능을 활성화해 문화공간을 제공한다. 아울러 삼도1동에 노인 복지 공간 등을 새롭게 설치해 운영한다. 이도1동에도 새로운 문화복합센터를 조성한다. 

서귀포시 구도심인 천지·중앙·정방·송산 생활권에선 걷기 좋은 거리 조성 사업에 50억8000만원이 투입되는 등 보행환경 조성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이외에 생활문화복합센터와 공공 오피스 조성 사업 등이 진행된다. 

또다른 시범지구인 애월의 경우도 중산간 도로를 중심으로 보행환경의 개선이 이뤄지고, 이외에 보건진료소의 기능 강화와 지역도서관의 기능강화, 경로당 활성화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표선면에서도 일부 도로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도서관 및 청소년공부방의 기능활성화가 추진된다. 동시에 생활문화복합센터와 노인돌봄센터 등 문화 및 돌봄 시설의 추가 보급도 이뤄진다. 

9일 제주시 일도1동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 / 사진=미디어제주.
9일 제주시 일도1동 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 / 사진=미디어제주.

◇ 보행환경 개선 등에 맞춰진 포커스, 물음표도 따라붙어 

다만, 한편에선 이와 같은 사업의 실효성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먼저 보행로 및 자전거도로의 확장 등이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보행 및 자전거 통행을 이끌어내고, 차량 통행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제주도는 전농로에 자전거 도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제주시 원도심의 다른 도로는 자전거는 물론 보행여건까지 좋지 못한 형국이다. 이렇기 때문에 전농로에 자전거도로를 구축한다고 해도, 다른 도로와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주시 구도심에서의 원할한 자전거 통행은 여전히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보행로 마찬가지다. 자전거 도로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개선되는 보행로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원도심내의 다른 도로들과는 연계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 도로의 보행환경 개선을 통해 보행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치게 낙관적이라는 물음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최종보고회 자리에서도 삼도동의 한 주민이 "일부 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계가 돼야 보행이 활성화되고 보행 중심의 도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제주시 원도심의 경우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가 많다는 점이나 지형적인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보행로만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보고회에 참여한 또 다른 주민은 "제주시 원도심은 어르신 인구가 정말 많은 곳"이라며 "그리고 남북으로 오르막길이 많다. 이런 오르막길에 보행시설을 아무리 잘해봐야 어르신들이 걸어다니실지 모르겠다. 이런 특성을 잘 고려해야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용역진은 15분 도시 구축의 필요성으로 "인구의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와 일부 지역 인구 집중 현상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제시된 보행로 개선 및 문화시설 확충 등은 일반적인 도시재생사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업들이라, 이와 같은 사업이 고질적인 인구의 저출생 및 고령화 문제, 일부 지역의 인구 집중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도 부정적 의견이 따라오고 있다. 

동시에 일반적이고 흔한 도시재생사업에 이름만 '15분 도시 구축'이라고 거창하게 붙여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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