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9 13:28 (수)
국가와 조직의 성과, 시스템 구축에서 만들어진다!
국가와 조직의 성과, 시스템 구축에서 만들어진다!
  • 허지훈
  • 승인 2024.04.26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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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세상] <5>

2024 파리올림픽 인기 구기종목 전멸
연이은 시스템 부재가 결정타로 작용

이 땅에 모든 국가와 조직의 성과는 한 번에 확 만들어지지 않는다. 단계별로 ‘Step By Step'을 밟으면서 차곡차곡 씨를 뿌려야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집단과 개인 등의 관계에서 이기주의가 아닌 상호 공동체라는 의식을 가져야 됨은 물론, 구성원들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과정이라는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할 때 성과의 가치는 더 치솟는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어떤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굵은 땀방울, 프런트를 비롯한 주변 지원 등이 하나로 맞물리지 않고는 절대 과업을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행정적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행정에서 시스템 구축은 곧 조직이나 해당 분야 중-장기적인 로드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행정 절차 처리의 원만함을 가져올 수 있으며, 과업 수행의 방향성 수립에 따른 연속성 구현 등에도 플러스 효과가 크다.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민국 인기 구기종목들의 연이은 침몰은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무사 안일주의로 시스템 부재를 초래했다는 비난은 더 이상 예삿일이 아니며, 투자 없이 성과만 바라는 날강도적인 행태는 뒷걸음질을 부채질한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과 ’3龍‘으로 불리면서 세계 톱10을 자부하던 지난날의 흔적은 어느새 희미하게만 자리할 뿐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하계 올림픽 무대에서 대한민국 국민들과 스포츠 팬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종목은 역시 인기 구기종목이다. 인기 구기종목이라고 하면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종목들 모두 작은 시장 파이 속에서도 프로화 선언을 토대로 중계권료 상승, 스타 플레이어 배출, 광고 수익 증대 등에 따른 산업적 가치를 끌어올리며 양-질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국민들과 스포츠 팬들의 대표 소비 콘텐츠로 자리하면서 문화적 가치를 드높이고 있고, 각종 국제대회 때마다 빛을 발하는 팬심의 대동단결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연신 자아낸다.

좋아하는 팀, 선수가 달라도 국제대회만 되면 하나로 뭉치는 통일성은 이미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광경으로 자리한지 오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는 7월 26일(한국시간)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지는 2024 파리올림픽 무대에 대한민국 인기 구기종목은 자취를 감춘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야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식 종목 제외에 2028 LA올림픽이 돼서야 볼 수 있고, 남-녀 농구와 배구는 지역예선 문턱조차 넘어서지 못하며 일찍이 올림픽 무대와 거리가 멀어졌다. 여자축구도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탈락하며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이 또 한 번 무산됐고, 최후의 보루였던 남자축구 역시 26일 새벽(한국시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겸한 올림픽 최종예선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하며 세계 첫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대업이 무산됐다.

종목마다 올림픽 무대를 향한 경로와 노선 등은 판이하게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공통분모가 하나가 있다. 바로 시스템 부재다. 시스템 부재에 따른 후폭풍이 엄청나다. 지난날의 영광과 기억 등에 너무 심취된 나머지 ‘황금세대’들의 뒤를 잇는 세대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육성 체계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성인 대표팀 뿐만 아니라 각 급 연령별 대표팀의 해외 교류를 통한 경험 축적 등에서도 해외와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운동 인프라나 환경 조성 등의 투자 또한 벌어진 격차를 더 부채질하고 있고, 매년 대표팀을 꾸릴 때마다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인 부상 선수의 대회 및 소집훈련 엔트리 선발, 부진한 성과에 따른 코칭스태프 교체 시 신임 코칭스태프 선임 등의 잡음은 커뮤니케이션 없이 일방통행식 행정의 전형을 띄면서 대표팀 운영의 주먹구구함을 절로 야기한다.

대표팀 운영의 연속성과 방향성 등이 전무한 상황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사치였다. 국가 차원에서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 등에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 해외와 달리 우리는 스포츠 행정의 극심한 이기주의가 엿보인다. 이는 대표팀과 국가의 발전은 커녕 척폐돼야 될 암덩어리로 자리했다. 언행 불일치에 따른 자신들의 잘못 감추기와 포장 등의 행태도 국가 스포츠 발전에 검은 세포다. 이에 따른 피해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해당 종목을 응원하는 팬들의 몫이 늘 반복되는 현실은 시스템 부재의 필름을 끼운 격이나 마찬가지다. 팬들이 늘 대표팀에 문제가 속출할 때마다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스템 부재는 스포츠 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단편적으로 예를 들면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 선거를 꼽아보자. 대한민국은 1995년 다시 출범한 지방자치제도에 의해 4년(1995년 1회 지방선거만 3년)에 한 번 지방선거가 열린다. 선거에 나서는 입후보들이 저마다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그럴듯한 선거 공약을 내놓는다. 스포츠는 물론, 사회 각계 분야에 임기 기간 과업으로 정해놓는 공약은 유권자들과 그 분야 종사자들의 민심을 얻는데 핵심 수단이다. 각자 공약을 토대로 선거에 당선되면 4년의 임기를 수행하면서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각자 공약을 과업 수행으로 삼기 위해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인 수장을 필두로 유관단체 구성원들의 합심이 절대적이다. 개인의 이익이 아닌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이기주의가 아닌 상호 공동체 의식을 확립해야 분야별로 처한 상황이나 특성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면서 중-장기적인 로드맵 수립을 꾀할 수 있다. 예산 확보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다고 해도 구성원 간 합심을 통해 단계별로 하나하나 기반을 잘 닦아놓으면 추후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 이게 스포츠 뿐만 아니라 국가 모든 분야의 시스템 구축에 있어 핵심 요소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엘리트 체육의 기반 속에 1986 서울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 등 각종 메이저급 국제대회 유치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쳐왔다. 군사정권 시절부터 오늘의 민주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모진 세월의 풍파와 환경 등 속에서도 엘리트 체육이라는 젖줄 속에 국가 건설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스포츠가 큰 동아줄이 됐음에 이의를 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지금은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구 절벽의 붕괴는 엘리트 체육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등록 선수의 감소는 이미 선수 충원의 어려움을 야기한지 오래이며, 일부 종목과 팀은 선수 인원 미달로 가까스로 대회에 출전하는 웃지 못할 광경을 비일비재하게 연출한다. 비인기 종목 뿐만 아니라 인기 구기종목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결국 자연스럽게 팀 해체로 이어지고, 선수들이 설 땅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움도 반복된다. 엘리트 체육 육성의 아킬레스건이다.

엘리트 체육의 젖줄이 크게 휘청이며 흔들리는데, 기본 뼈대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단발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각급 대표팀 운영이나 체계, 행정적 지원 뒷받침 등이 확립돼야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국가 스포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 형성을 꾀하는데 플러스 효과가 크다. 2016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한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통합에 따른 혼란, 학생 선수들의 학사 문제 등 여전히 해결해야 될 난제가 수두룩한 한국 스포츠 동향에 인기 구기종목의 파리올림픽 전멸은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형 덤프트럭의 인도 전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간 보여온 행태나 동향 자체가 사고 위험은 안중에도 없이 쭉 도로 위를 내달리며 자초된 화가 불구덩이로 돼버렸다. 이로 인해 국민들과 스포츠 팬들의 콘텐츠 소비 한 축이 사라졌고, 올림픽 특수에 따른 화제성 구현 등 스토리텔링도 실종을 초래하고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이나 국민들, 즉 대중들은 결코 가벼운 존재가 아니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보는 식견이나 관점이 어지간한 전문가에 준한다. 인기 구기종목들의 파리올림픽 전멸로 성난 민심을 돌려놓기 위해서는 각급 대표팀과 유관단체는 2028 LA올림픽이나 2032 브리즈번올림픽을 겨누어야 한다. 중-장기적 로드맵 수립을 통한 시스템 구축에 공동체 의식을 가미해야 된다는 것을 절로 일깨워준다. 만약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지난날의 행태와 동향이 반복된다면 성난 민심조차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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