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10-09 15:58 (수)
사라질 위기 제주해녀 ... 신규 해녀는 늘기 힘든 암담한 상황
사라질 위기 제주해녀 ... 신규 해녀는 늘기 힘든 암담한 상황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4.0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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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해녀 매우 적은 상황 ... 해녀 진입장벽 상당히 높아
어촌계 가입, 최대 수협 출자금 등 최대 1800만원 필요
물질 수입 없는 인턴도 최대 3년동안 버텨야 가입 가능
제주 해녀.
제주 해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해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도내 해녀수가 3000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해녀수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해녀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 해녀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녀수가 2839명으로 전년 3226명 대비 11.9% 감소하면서 사상처음으로 3000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70세 이상 고령 해녀의 비율도 60.3%를 차지하면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해녀의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70여명에서 200여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감소폭이 무려 180여명이 더 늘어났다.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샘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신규해녀의 증가는 미비하다. 지난해에는 겨우 23명의 해녀가 늘어났을 뿐이다. 더군다나 앞으로 신규해녀가 늘어날 가능성도 녹록치 않다. 해녀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신규해녀가 되기 위해선 우선 지역의 어촌계에서 해녀가 되려는 이를 받아줘야 한다. 하지만 어촌계의 사정에 따라 신규해녀를 받지 않는 어촌계도 제주도내에 많은 편이다. 

어촌계에서 받아주더라도 문제다. 어촌계 가입을 위한 비용이 상당하다. 어촌계에 따라 가입비가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들어간다. 제주도가 신규해녀를 위해 어촌계 가입비를 100만원까지 지원해주고 있지만, 가입비가 많게는 1000만원까지 하는 상황이라 가입비 부담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가입비를 내더라도 금전적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입비와는 별도로 수협 출자금을 내야 한다. 수협 출자금도 어촌계마다 상이한데,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800만원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녀가 되기 위해 어촌계에 가입하기 위해 내야하는 금액이 적게는 400만원에서 많게는 1800만원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이 비용을 지불해서 어촌계에 가입하기 이전에 일종의 '인턴' 기간도 거쳐야 한다. 베테랑 해녀에게 교육을 받는 기간이다. 

해녀 교육은 일반적으로 해녀학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해녀학교에서의 교육은 해녀양성과 관련된 기초적인 교육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해녀로서 물질을 하기 위해선 지역의 바다속 지형과 물길 등을 익혀야 하는데, 이는 현장에서의 교육이 필수다. 이 때문에 해녀학교와는 별도로 어촌계에서 인턴과정을 거치면서 기존의 해녀들로부터 교육을 받아야한다. 

그런데 이 인턴 교육 기간이 만만치 않다. 어촌계별로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인턴 교육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을 모두 거쳐야만 어촌계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간 동안 교육을 받는 '인턴 해녀'가 물질로 얻는 소득이 없다는 점이다. 이 기간 동안 인턴 해녀는 물질을 하더라도 이로 인한 소득은 전혀 얻을 수 없다. 인턴 해녀는 소득을 물질 이외에 다른 수단을 통해 본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즉, 제주에서 해녀가 되기 위해선 우선 신규해녀를 받아주는 어촌계를 찾은 뒤, 최장 3년 동안 물질로 전혀 소득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물질에 나서면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 이후에 최대 1800만원에 달하는 가입비와 수협 출자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신규해녀 양성을 위한 지원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신규해녀 양성기반 조성, 신규해녀 안정적 정착 지원, 건강하고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 어장환경 개선을 통한 해녀소득 증진, 해녀문화가치 활용 어업 외 소득창출이라는 5대 전략, 11개 세부과제, 26개 세부사업을 마련하고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나치게 높은 신규해녀의 진입장벽을 완화시키기 위해 민·관 협업 신규 해녀 양성추진 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특히 예비해녀의 경우, 인턴기간 장기화 등으로 중도 포기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관계기관 협업으로 수협 및 어촌계 가입절차를 완화해 신규해녀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 해녀역량강화 교육 및 직업 해녀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해녀공동체 이해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또 기존해녀와 인턴해녀간 1:1 멘토링 운영 지원으로 인턴해녀가 해녀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물질기술과 해녀공동체 문화를 전수하고, 기존해녀는 어업 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신규해녀 가입 우수 어촌계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이와 더불어 건강하고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을 위해 해녀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안전한 조업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해녀소득 증진을 위해서는 마을어장 생태환경 회복과 마을어장 수산자원 조성, 해녀 소득수산물 가격안정을 지원한다

아울러 해녀문화유산 가치를 활용한 어업외 소득창출을 위해서는 해녀문화 관광자원화 및 인재해녀 인력풀을 관리·운영한다.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도·행정시·유관기관 및 단체가 한 뜻으로 신규해녀 양성대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제주해녀의 명맥을 잇고 해녀어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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