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6 18:00 (월)
상위법 논란 '정당현수막 개수 제한' 조례, 상임위서 수정 가결
상위법 논란 '정당현수막 개수 제한' 조례, 상임위서 수정 가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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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환도위, 일부 상위법 논란 소지 조항 삭제 및 수정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상위법 논란이 제기된 정당현수막 개수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다만 일부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었던 조항들이 대거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16일 제422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제1차 회의를 갖고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이 대표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심사, 수정 가결했다.

이 개정 조례안의 핵심 내용은 현재 개수 제한 없이 도내 곳곳에 걸리고 있는 정당현수막의 개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해당 조례안은 각 정당별로 동시에 게시할 수 있는 현수막의 개수를 읍·면·동별로 1개씩 제한한다.

아울러 정당현수막에 제주4.3특별법에 따른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을 현수막에 넣을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그 외에 허위·혐오·비방·명예훼손 등의 내용도 담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신고 대상 광고물에 정당현수막을 포함하는 내용도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이와 같은 조례 개정이 추진되는 것은 지난해 6월 현수막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도내 곳곳에 무분별하게 정당현수막이 걸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당 현수막에 혐오·비방 내용 등도 심심치 않게 담기면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지난 3월에는 제주에서 4.3왜곡 내용을 담은 정당 현수막이 걸리면서 도내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조례안 개정 소식은 동시에 상위법 위반 논란도 가져왔다.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서는 정당현수막의 설치 개수 등에 대해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있어서, 하위법인 조례에서 이를 제한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당현수막을 신고대상 광고물에 포함한다는 내용 역시 상위법 위반 소지가 제기됐다.

이와 같은 상위법 위반 논란에도 해당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송창권 의원은 이 조례안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했다. 송 의원은 이날 심사 자리에서 “정당현수막이 마음대로 걸리면서 돈을 내면서 지정 개시대에만 걸던 사람들이 ‘왜 우리는 저렇게 현수막을 달지 못하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올해 들어서 불법광고물이 굉장히 많아졌다. 불법광고물이 많아진 이유 중에 하나가 정당현수막”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제주는 관광지이기도 한데, 전세계에서 대한민국만큼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는 곳이 없다고도 한다. 그래서 전국 17개 광역시도단체장들이 모여서 정당현수막이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들의 보행권까지 침해하고 있으니, 법 개정을 해달라라고 요청도 했는데 중앙정부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또 무분별하게 설치된 현수막이 안전사고 위험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조례를 통해 상위법 위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당현수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의원뿐만이 아니라 다른 의원들과 제주도 역시 이 조례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상위법 위반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조례안이 원안대로 가결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해당 조례안은 대대적으로 손질된 상태로 상임위를 통과하게 됐다.

먼저 상위법 위반 소지가 제기된 내용 중 하나인 ‘정당현수막을 신고대상 광고물에 포함시킨다’는 내용의 조항이 삭제됐다. 아울러 정당현수막의 개수를 읍·면·동별로 1개로 제한한다는 내용도 2개로 수정됐다. 정당현수막의 개수 제한을 2개로 수정한 것은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이 같은 내용으로 개정 추진되고 있는 것에 맞춘 것이다. 상위법의 개정 방향과 같은 내용으로 조례안을 수정하면서 상위법 위반 소지를 없앤다는 취지다.

제주4.3특별법에 따른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을 현수막에 넣을 수 없도록 한 조항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그 외에 허위·혐오·비방·명예훼손 등의 내용을 담을 수 없도록 한 조항은, 현수막에 담긴 내용이 허위·혐오·비방·명예훼손인지 판단하는 것은 행정의 역할이 아닌 사법부의 역할이기 때문에 이를 조례에 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삭제됐다.

해당 조례안의 시행시기는 내년 1월1일로 설정됐다. 이는 정당현수막의 게시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옥외광고물법의 국회 통과 시기를 고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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