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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더워지는 제주 ... 봄철 평균기온, 50년 동안 2도 상승
빠르게 더워지는 제주 ... 봄철 평균기온, 50년 동안 2도 상승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0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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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철 평균기온 15.3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
2020년대 봄철 평균기온 15.4도 ... 1970년대는 13.5도
시간 지날수록 기온상승 가팔라 ... 제주 식생에도 변화
지난 3월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피어 있던 벚꽃.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3월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피어 있던 벚꽃.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올해 제주의 봄철 기온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20년대 들어서는 봄철 평균기온이 15도를 상회하면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봄철 평균기온 역시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온으로 기록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이 9일 발표한 ‘2023년 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의 올 봄 기간 동안 제주의 평균기온은 15.3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대비 1.3도가 높은 수준으로, 제주에서의 기상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정도다.

기상청은 올 봄의 경우 평년에 비해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는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면서 기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의 경우 평균기온이 12.4도를 기록하면서 평년보다 무려 2.5도가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3월 유라시아 대륙의 따뜻한 공기가 서풍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고, 맑은 날 햇볕 등의 영향으로 높은 기온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폭염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았다. 4월 초부터 중순까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이상적으로 발생한 고온역이 중국 남부지방까지 확장해 찬 대륙고기압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되면서 그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다.

5월에는 초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하순에는 남풍 계열이 지속적으로 불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다.

같은 기간 동안 올해보다 기온이 높은 시기는 2021년이었다. 2021년 동기 제주의 평균기온은 15.5도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동기 평균 기온도 이에 못지 않았다. 15.3도를 기록하면서 올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봄철 기온을 나타냈다.

유의미하게 바라볼 부분은 봄철 평균기온이 15도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 시기가 모두 2020년대 몰려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의 제주 봄철 평균기온은 15.4도로 50년 전인 1970년대와 비교하면 무려 1.9도가 높은 수준이다.

제주의 봄철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1970년대의 경우 13.5도 수준이었다. 1990년대까지는 이와 비슷한 수준이 이어졌지만, 2000년대 들면서 평균기온이 14도를 돌파했고, 2010년대에도 14.3도의 평균기온을 보이며 점차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 큰 문제는 이처럼 기온이 오르는 수준이 최근 들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와 2000년대 봄철 평균기온의 차이는 0.5도에 수준이다. 약 30년이 지나는 동안 평균기온이 0.5도가 올랐다. 하지만 2000년대에서 2020년대 현재까지의 기온차는 무려 1.4도다. 20년이 지난 동안 1.4도가 올랐다. 197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의 기온상승폭보다 3배 가량 높은 상승폭이다. 특히 2010년대에서 2020년대로 넘어오면 기온이 크게 올랐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기온은 10년 평균 기온이고, 2020년대 이후 기온은 3년 평균치임을 감안할 때 단순 비교는 힘들 수 있지만, 2020년대 들어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점별로 보면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제주 북부의 경우 1970년대 봄철 평균기온은 13도다. 하지만 2020년대 평균기온은 15.5도로 50년전에 비해 2.5도가 상승한 수준을 보였다. 서귀포도 50년이 지나는 동안 봄철 평균기온이 2.2도가 올랐으며, 성산의 경우도 2.3도가 상승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19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제주는 이미 50년여년 만에 봄철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온이 오르게 될 경우 봄꽃 개화시기를 앞당기게 된다. 실재로 제주의 대표 봄꽃인 벚꽃의 경우 1970년대까지만 해도 4월초에 개화했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3월 중순에 피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개화시기가 보름 가량 앞당겨졌다.

이처럼 기온이 상승하고 봄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지게 되면 꿀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후 다른 식물의 성장에도 악영향이 가게 된다. 제주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농업 등 1차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같은 기온 변화가 제주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보다 전문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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