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3 13:39 (일)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제대로 된 이름 붙여주세요”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제대로 된 이름 붙여주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5.23 14:3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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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역사관 추진을 바라보면서

민속은 떨어지고 ‘역사’ 덧붙이는 작업 추진중
제주의 종합박물관으로서 새로운 이름 요구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태어나면 이름을 짓는다. 아니, 뱃속에서도 우리는 이름을 부여받는다. 우리는 왜 이름을 지을까. 이름을 짓고, 부르는 이유는 기대치가 이뤄지리라는 욕망이다. 그러려면 이름은 제대로 지어야 한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명부정 즉언불순 언불순 즉사불성(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우리말로 풀어쓰면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곧 말이 순하지 못하고, 말이 순하지 못하면 곧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이다. 이때 ‘명(名)’이라는 한자는 ‘명분’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이름’으로 이해해보자. 그렇다면 앞선 문장은 “이름이 바를 때라야, 일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논어>를 좀 더 훑어본다. 앞선 문장은 <논어>의 ‘자로편’에 나온다. 그 문장에 앞서서 자로가 공자와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위나라 임금이 선생을 모시고 정치를 한다면 뭘 먼저 하시겠습니까.”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겠다.(必也正名乎)”

공자는 자로의 물음에 ‘정명(正名)’으로 답한다. 공자의 정명은 ‘다움’이다. 다움은 닮는다는 말인데 이름에서 행위가 나오며, 행위는 이름과 맞아야 한다는 뜻일 테다. 정명은 군자다움, 신하다움, 부모다움, 자식다움 등 질서를 부여하는 말이어서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겐 다소 어색하지만 ‘다움’은 곧 이름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

내년 개관 40주년을 맞는 민속자연사박물관. 미디어제주
내년에 개관 40주년을 맞는 민속자연사박물관. ⓒ미디어제주

이름으로 말이 길어졌지만, 이름을 꺼낸 이유는 있다. 내년이면 40주년을 맞는 ‘제주특별자치도민속자연사박물관’ 때문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민속’과 ‘자연사’라는 제주의 독특한 콘텐츠를 담은 종합박물관이다. 문제는 이름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속은 수년간 돌문화공원의 강탈(?)로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자연사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이젠 ‘(가칭)제주역사관’을 덧붙이면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어떤 곳인지를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특별자치도’라는 명칭이 붙은 도립박물관이다. 제주 도내 박물관의 가장 중추적인 위치에 있다. 도내 박물관을 총괄해야 하는 임무까지 부여받았다. 이름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라고 부여받았는데, 민속을 떼어내고 역사를 덧붙인다면 ‘민속자연사’라는 이름에 어울리기나 할까? 그래서 이름을 바로잡는 정명이 필요하다. 이름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가 난립한다면 혼란만 줄 뿐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박찬식 관장도 23일 제주 도내 문화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제주 정체성이 보이는 명칭을 세워주는 게 어떨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고 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제주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살았던 기억이 박물관에 있고, 근현대의 기억도 가득하다.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도 이 박물관에만 있다. 제주의 온갖 게 담긴 이곳에 오영훈 도정은 공약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가칭)제주역사관’을 가져다 놓을 계획이다. 제주의 온갖 것에 ‘역사’라는 아주 중요한 콘텐츠가 더해지게 된다. 그렇다면 이름 변화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40년이라는 오랜 기간 제주의 종합박물관 지위를 지켜온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에 오는 이들은 무조건 이곳을 거친다. 제주를 이해하기 위해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제주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 제격인 곳이 되려면,
거기에 제주역사관을 덧붙이려 한다면,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영훈 지사의 공약인 제주역사관을 진행하기 위해 추진단을 가동하고 있다. 관련 용역도 곧 추진한다. 용역진에게 부탁한다. 제주역사관을 덧붙이기에 앞서, 제대로 된 이름을 먼저 붙여주자. 아니면 용역에 박물관 이름 변경도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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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3-05-23 22:12:30
 군신, 부자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윤리와 질서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원래 공자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하면서, 철학적 용어로, 명칭에 상응하는 실질의 존재로 이해하시는 개념도 가지시면 적당합니다. 漢韓中사전에서는 명분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군신, 부자, 부부 등 구별된 사이에 서로가 지켜야 할 도덕상의 일을 이른다.

윤진한 2023-05-23 22:11:56

字가 자로(子路)인 중유(仲由)의 이름입니다. 보통 자로로 일컬어집니다. 자로의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자(字)는 자로(子路)입니다.

필자 주3). 正名은 공자님의 가르침에서 유래되어,전통적인 儒者들과, 현대의 철학도들이 배우는 용어입니다. 철학적으로 이름부터 바로잡겠다고 이해할수도 있지만,공자님의 원래 가르침은, 명칭.명목이 바로서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게 전달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랜 번민과 사색속에 정당한 사상이 싹트고 난후에, 아직 명칭이 없는 용어인경우, 그에 적절한 이름을 붙여나가는 순서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올바른 사색의 과정이 있어야, 이름.용어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에듀월드 한한중(漢韓中)사전에서는 명분에 상응하여 실질을 바르게 함. 이를테면

윤진한 2023-05-23 22:09:32
별칭)야! 너는 참 제멋대로구나. 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일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법이다. 이름.명목이 바로서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게 전달되지 못하고, 말이 순조롭게 전달되지 못하면, 모든일이 성취되지 못하고, 모든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예악이 흥성하지 못하고, 예악이 흥성하지 못하면, 형벌이 적중하지 못하고, 형벌이 적중하게 시행되지 못하면, 백성들은 손발 둘곳이 없게된다.그러므로 군자가 사물에 이름을 붙일때에는, 반드시 말로써도 순조롭게 전달되게 할것이며, 말로써 남에게 전달된 이상,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군자는 말에 있어, 조금이라도, 소홀한바가 있어서는 않된다.
필자 주 1). 명(名)은 사전적으로 이름.명칭, 그리고 명목,명분의 뜻을 모두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필자 주 2). 유(由)는

윤진한 2023-05-23 22:04:52

논어 자로(子路)편 3에 나오는 가르침입니다.

子路曰: "衛君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由也!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故君子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已矣."

자로가 공자에게 "위나라의 임금께서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부탁드리면, 선생님께선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고 여쭈었다. 공자님께서는 반드시 명(名)을 바로잡겠다고 하셨다. 자로가 그렇습니까? 선생님의 생각은 지나치게 우원하십니다. 왜 名을 바로잡으려고 하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공자님께서는 "유(由는 공자님께서 자로를 부르는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