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와 지역사회] <2>
글 : 조성태 복지실천연구소 플렛 소장
10여년전 대학원 수업의 과제로써 도로에 접한 인도에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통행하는데 불편이 없는 지를 살펴보는 내용이 있었다. 인도의 대부분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통행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단차가 낮추어져 있었지만, 아직도 단차가 있는 곳들도 있다. 인도에 위치한 상가들도 건물로 들어서는 출입구에 문턱 또는 계단이 있어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출입이 어렵게 되어있다. 누구나가 소외됨이 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고, 제도적으로도 미비하여 위화감이 있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복지의 기능은 사회통합에 있다. 사전적으로 사회통합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단들을 하나로 합치는 일. 또는 그런 과정을 말하고 있다.
사회통합을 이루는 예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취약계층을 위하여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시간과 재능 나눔과 후원자들의 기부 역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함으로써 사회구성원들간 생활의 단차를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눔이 스며들어 있는 사회에서는 경제적 계층, 학력적 계층 등 다양한 계층간의 위화감이 낮아져서 체감이 되지 않는다. 작은 사회적 헌신이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국가정책과 더불어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헌신이 지역공동체를 강화하여 복지사회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제주제2공항 예정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전해져온 집과 삶의 터전인 농지를 지속할 수 없게 될 위기로 노심초사 불안에 싸였다. 지난 4월 24일에는, 공항 예정지역 중 한 마을인 온평리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온평리 마을을 떠날 곳이 없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공항예정지역 지역사회는 누구나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 사회통합과 상반되는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로 인한 갈등의 양상이 되었다. 고향을 등져야 하는 예정지역 지역주민들이 갖는 아픔과 환경이 그렇지 않은 환경에 있는 지역의 주민들과 입장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통합이 아닌 갈등의 결과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소외감을 갖게 되고, 지역간 주민들의 사회적 위화감이 발생하였다.
제2공항 설치가 국민을 위하여 필요한 국가 사업이라고 하여 제2공항 예정지역에 조상대대로 삶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은 것은 절차적 정당성이 생략되어 있다고 본다.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었을 때 지역사회 주민간 갈등을 불러온 사례는 강정 마을에 민군복합항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갈등이 심화되어 마을주민들이 두동강이로 나누어져 갈등의 골이 깊었던 강정마을이 지금도 지역공동체는 약화되어 있다. 한 강정마을 주민은 마을 주민간 여전히 반목이 있고, 찬반 주민들이 같이하는 것을 일부 사람들이 보면 빈정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주민간 통합이 안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통합의 효과는 계층간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상호간에 위화감이 없고, 그러하기에 상호충돌이 없다. 반면에 사회통합이 무너지면 위화감과 그로 인한 벽이 세워져 소통이 어려우며 심하면 충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