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제주도, 아무도 사용 안하는 일본식 '구락부' 표현 보도자료에?
제주도, 아무도 사용 안하는 일본식 '구락부' 표현 보도자료에?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1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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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더 시에나CC'를 '제주컨트리구락부'로 표기
'구락부' 일본식 표현 ... '제주컨트리클럽' 더 널리 쓰여
제주도 "환경부가 그 표현 사용, 그래서 사용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클럽’의 일본식 표현인 ‘구락부’라는 단어가 들어간 명칭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는 17일 오전 언론에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제주컨트리구락부’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제주도, 친환경골프장 확대방안 모색’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환경부에서 발표한 ‘농약 사용 저감 우수골프장’ 50개소 중 제주지역에서는 에코랜드GC, 레이크힐스 제주CC, 제주컨트리구락부, 크라운 등 4개 골프장이 포함됐다”고 표기한 것이다.

제주도는 ‘제주컨트리구락부’라고 표기한 곳은 현재 제주시 5.16도로 초입에 자리잡은 골프장인 ‘더 시에나CC’다. 이곳은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제주1호 골프장으로 1962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한 때 ‘제주컨트리구락부’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제주컨트리클럽’으로 명칭이 순화됐다.

명칭이 순화된 것은 ‘구락부’라는 단어가 일본식 표현에서 온 단어이기 때문이다. ‘구락부’는 영어의 ‘클럽(club)’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쿠라부(kurabu)의 한자표기(俱樂部)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단어다. 일제 시대 이후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됐지만, 현재는 ‘단체’나 ‘클럽’으로 순화돼 사용되고 있다.

제주도내 언론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해당 골프장을 언급해야할 일이 있을 때 '제주컨트리구락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제주컨트리클럽’이나 ‘제주CC’로 표기하고 있다. 해당 골프장의 명칭이 ‘더 시에나CC’로 바뀌기 전에 해당 골프장 사업자 측에서도 골프장의 명칭을 ‘제주컨트리클럽’이라고 표기해왔다.

해당 골프장의 입구에 있는 버스정류장 역시 ‘제주컨트리클럽’이라고 표기되다 최근 ‘더시에나컨트리클럽’으로 바뀌었다. 제주도민사회에서도 ‘제주컨트리구락부’가 아니라 ‘제주컨트리클럽’이라는 명칭이 더욱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락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해당 골프장의 정식 명칭이 현재는 ‘더 시에나CC’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이 정식명칭이 아닌 ‘제주컨트리구락부’로 표기했다.

제주도가 이 골프장을 ‘제주컨트리구락부’로 표기한 것은 환경부가 이 골프장의 표기를 ‘제주컨트리구락부’로 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환경부가 발표한 농약사용 저감 우수골프장에 해당 골프장의 명칭이 ‘제주컨트리구락부’로 표기돼 있어서, 보도자료에서도 해당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단순히 환경부가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식 표현인데다 언론은 물론 사업자 역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구락부’라는 표현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보도자료에 사용한 점에서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보도자료는 '제주컨트리구락부'가 '더 시에나CC'로 수정돼 다시 배포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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