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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제주공항 포화 vs 제2공항, 환경재앙, 평행선 달린 도민경청회
현 제주공항 포화 vs 제2공항, 환경재앙, 평행선 달린 도민경청회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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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제2공항 도민경청회, 25일 한림읍에서 열려
제주 제2공항 3차 도민경청회가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 제2공항 3차 도민경청회가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25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세 번째 도민경청회 자리에서 제2공항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평행선을 달렸다. 제2공항 찬성 측은 현 공항의 포화를 강조하며 제2공항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반대 측은 제2공항이 제주도내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물론 기후위기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도민경청회는 오후 3시부터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지난달 29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1차 경청회와 지난 6일 서귀포시 강정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2차 경청회에 이은 3차 경청회였다.

3차 경청회는 도민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 찬・반측 대표 의견 제시, 플로어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1차 및 2차 경청회와는 달린 찬·반 측의 큰 충돌없이 진행이 됐다.

제2공항에 대한 찬·반측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는 먼저 찬성 측이 발표에 나섰다. 제2공항 찬성 측 우창범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화상태인 현 제주공항의 수요를 제2공항으로 분산시켜 도민 불편과 불안을 해소해야 하며, 국가시설인 제2공항에 대한 주민투표는 오히려 도민 갈등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부위원장은 “제주공항은 포화상태가 된지 이미 오래됐다”며 “특히 2분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매우 혼잡한 공항이다. 이는 도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때문에 정부는 포화 상태인 제주공항의 수요를 제2공항으로 분산시켜 2개의 공항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제2공항을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부위원장은 또 제2공항 건설로 서부지역 주민들이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주공항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서부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며 “교통인프라가 확충되면 한림에서 제2공항까지 1시간대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2공항 이용이 더 편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요즘에 도민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제2공항과 관련해 주민투표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첨예하고 복잡한 공항시설을 전문성이 없는 도민들이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주민투표는 도민 사회에 큰 혼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홍종훈 제주관광협회 관광지업 부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은 항공권 부족 및 항공료 급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홍종훈 부위원장은 “제주관광의 부정적 인식 중 하나인 비싼 관광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항공료”라며 “포화상태인 제주공항의 인프라가 우선 확충되지 않는다면 항공권 부족과 비싼 항공료로 많은 관광객이 내륙 타 지역으로 관광코스를 변경하면서 제주관광의 경쟁력이 하락될 것”이라고 제2공항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제2공항이 제주 동쪽 지역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제주도민들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2공항이 성산지역의 동굴과 숨골 등에 파괴해 결과적으로 지하수 부족 문제와 해수 역류 문제 등을 심화시키고, 물문제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공동대표는 “제2공항은 제주도 한족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고, 제주 서쪽은 관여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주도 물와 관련해 제2공항은 제주 전체의 문제”라며 “제2공항 입지에는 숨골이 많고, 동굴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제2공항이 만들어지는 것은 단순히 숨골이 없어지고 동굴이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숨골은 지하수 함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홍 공동대표는 또 “지금 제2공항을 지으면서 하루 1만5000톤의 물을, 삼다수 취수량의 3배에 달하는 물을 중산간에서 끌어와서 쓰겠다고 한다”며 “이처럼 1만5000톤의 물을 끌어와 쓰면서 숨골을 막아버리면 지하수 함양이 안된다. 이처럼 제주 동쪽의 물이 부족하게 되면 서쪽에서 끌어와 써야 한다. 이는 제주도 전체의 문제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시 제2공항 반대 측인 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도 이미 환경적으로 포화상태인 제주에 제2공항을 만들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드리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한 부회장은 “지금까지 제주에 더 많은 관광객이 오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정책이 이어져 왔다”며 “하지만 그 결과 어떻게 됐는가? 하수처리도 못하고 폐기물 처리도 못하고, 쓰레기 처리도 제대로 못한다. 그런데 제2공항으로 인해 관광객이 더 많이 오게 되면 여기서 오는 모든 부작용은 도민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플로어 측에서 제2공항 반대 의견을 낸 한림읍 주민도 “제가 살고 있는 한림읍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해주고 싶다”며 “제가 사는 마을에 있는 폐기물 처리장을 증축한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처럼 늘어나는 폐기물은 지역 주민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이 만들어지면 인구유입이 많아질 것이고, 이에 따른 비용과 관광객 체류 비용 등을 주민들이 감당하게 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만들지 않은 폐기물과 오폐수를 마을사람들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제주도는 의견수렴 이외에도 도민경청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제출받은 서면 의견을 공식 의견으로 접수하고 있다.

4차 도민경청회는 제주시 동 지역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5월 13일 개최될 예정이다.

도민경청회는 도 공식 유튜브 ‘빛나는 제주TV’에서 생중계했으며, 지난 도민경청회도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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