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이탈리아 출장 제주도의회 ... 일정 상당부분 '관광명소' 탐방?
이탈리아 출장 제주도의회 ... 일정 상당부분 '관광명소' 탐방?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25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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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320만원 지원받아 6박8일 일정, 24일 제주 떠나
업무관련 일정 하루 1건 꼴 ... 나머진 로마·베네치아 명소
집행부 직원도 12명 합류 ... '외유성 논란' 피하기 어려울 듯
제주도의회 전경.
제주도의회 전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 소속 의원들이 연달아 해외 출장에 나선다. 하지만 도민혈세로 상당부분 지원을 받는 출장임에도 일정상 공무보다는 ‘해외여행’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정이 많아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번 출장에서는 제주도의회 이외에 제주도청과 행정시 소속 직원들도 합류시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24일 6박8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공무 국외 출장에 나섰다. 25일부터 로마에서 본격적인 출장 일정에 들어간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행정체제 개편 관련 정책에 관한 사례조사와 관광세 도입 및 인구관련 정책 방안 모색, 제주기록원 설립 관련 사례 조사, 일자리 정책관련 직업교육 및 평생교육 시설 사례 조사 등이다.

행자위의 첫 날 일정은 한인 문화원 방문이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와 한국 간의 문화교류 사례 및 제주 문화 확대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첫 날 공식 일정은 이것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문화탐방 명목으로 바티칸시국 박물관 등을 둘러본다는 일정이 잡혀 있다.

26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공식 일정은 정치 및 행정제도, 인구정책, 지방 감사기관 운영 등의 사례 조사를 위해 로마 시청 또는 시의회를 방문한다는 것 뿐이다. 나머지는 콜로세움과 트레비 분수 등 로마의 ‘관광 명소’를 탐방하는 일정이다.

3일차에는 공무 관련 공식 일정이 2건이다. 먼저 로마에서 피렌체로 이동한 후 피렌체 국립기록물보관소를 방문해 제주기록원 설립 관련 사례를 조사한다. 이어 피렌체 시청 또는 시의회를 방문해 정치 및 행정제도와 일자리 정책 관련 사례를 조사한다.  이후 피렌체 대성당 등을 둘러본다.

4일차에는 피렌체에서 베네치아로 이동한 뒤 베네치아 시청 또는 시의회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 있고, 5일차에는 아예 공무 관련 일정 없이 베네치아의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본다. 그 후 밀라노로 이동한다.

6일차 밀라노에서의 일정도 공무관련 일정은 하나 뿐이다. 밀라노 무역관을 찾아 향후 제주 상품 수출 가능성 진단 및 협력을 논의한다. 그 후 역시 밀라노 대성당 등 밀라노의 주요 명소를 탐방한다.

계획만 놓고 보면 행자위의 업무와 연관된 공무 일정은 하루에 하나꼴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지를 ‘탐방’한다. 당초 출장의 목적에 부합되는 일정으로 볼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문제는 이처럼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출장’에 투입되는 도민 혈세가 상당하는 것이다. 이번 일정에 1인당 소요되는 비용은 424만원 상당이다. 이 중 75%에 해당하는 320만원이 도민 혈세로 지원된다. 1인당 들이는 사비는 100만원에 불과하다. 

개인이 현재 이탈리아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항공편만 직항일 경우 200만원 이상, 1회 이상 경유는 150만원에서 19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 그외 현지 교통과 숙박, 식비 등을 고려하면 여행비용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탈리아를 가는데 1인당 100만원만 들이는 것은 '매우 적은 금액'인 셈이다. 

이 때문에 1인당 겨우 100만원만을 들여 이탈리아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문제점도 있다. 이번 출장에서는 제주도의회 측에서 당초 계획과는 달리 불참하는 인원들이 생기면서, 제주도청과 행정시 등 다른 기관의 공무원들도 합류시켰다. 다만 이렇게 합류한 다른 기관의 공무원들이 이번 출장과 관련해 업무상 적합한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이탈리아 출장은 모두 21명이 떠났다. 이 중 제주도의회 소속은 9명이다. 먼저 행자위 소속 의원이 4명이다. 전체 7명의 의원 중 양용만·한권·현길호 의원이 개인 사유로 출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행자위 전문위원실 직원이 5명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모두 제주도의회 소속이 아니다. 먼저 제주도에서는 기획기조정실과 특별자치행정국, 대변인 등이 이번 출장에 함께 했다. 그 외 제주시와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이 출장에 함께했고, 제주연구원과 공공정책연수원, 감사위원회 소속 직원도 포함됐다. 이와 같은 부서 중 일부는 계획서에 포함된 출장의 목적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 

더군다나 이처럼 제주도의회의 출장에 도의회 소속이 아닌 다른 기관 소속 지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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