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75년 전 제주4.3 희생자들 위로하는 십자가의 길
75년 전 제주4.3 희생자들 위로하는 십자가의 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4.07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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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 4.3 75주년 십자가의 길 ‘동백꽃 실어 하늘로’ 개최
김익렬‧김달삼의 평화협상, 가해자로 낙인찍혀버린 군인 얘기도 담아내
제주4.3 75주년을 맞아 천주교 제주교구가 마련한 십자가의 길이 7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동백꽃 실어 하늘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제주4.3 75주년을 맞아 천주교 제주교구가 마련한 십자가의 길이 7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동백꽃 실어 하늘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75주년을 기념하는 천주교 제주교구의 ‘십자가의 길’이 7일 오후 3시부터 제주4.3평화공원에서 개최됐다.

전날까지 많은 비가 내린 후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4.3평화공원에는 제주교구 사제‧수도자들을 비롯해 많은 신자들이 함께 했다.

특별히 ‘동백꽃 실어 하늘로’를 주제로 한 이날 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수난과 희생,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75년 전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 고통의 세월을 견뎌낸 남은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의 소리를 담아내면서 아픔을 가진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귀여겨듣도록 하는 초대의 시간이었다.

4.3 당시 산으로 피신해 좁은 굴 속에서 서로 식량을 나눠 먹으로 살았던 이야기, 동족 상잔의 비극을 끝내기 위해 노력했던 김익렬과 김달삼의 평화협상, 4.3 희생자의 유족으로서 견뎌내면서 살아온 세월에 대한 인터뷰, 상부의 명령을 받고 함께 살아온 지역민들을 죽이고 가해자로 낙인찍혀버린 군인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

제주4.3 75주년을 맞아 천주교 제주교구가 마련한 십자가의 길이 7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동백꽃 실어 하늘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제주4.3 75주년을 맞아 천주교 제주교구가 마련한 십자가의 길이 7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동백꽃 실어 하늘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을 기억하면서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는 가톨릭의 신심행사로, 천주교 제주교구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성 금요일에 교구장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동안 매해 다른 주제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길과 연결시켜 함께 기도하기 위해 신자들과 지역민들을 초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4.3을 주제로 한 십자가의 길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2015년,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5번째 모두 4.3평화공원에서 십자가의 길이 진행됐다.

한편 해마다 주제에 맞는 음악과 노래를 창작해 십자가의 길을 진행해오는 동안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십자가를 세우자’ 등 복음과 묵상에 기초한 곡 외에도 시대적 주제를 담은 ‘거룩한 예수(생태적 회개를 위한 십자가의 길)’, ‘마리아와 어멍의 노래(4.3 70주년 십자가의 길)’, ‘4.19 소녀의 기도’, ‘모든 이의 얼굴 예수(미얀마를 위한 기도’, 그리고 올해 주제곡인 ‘동백꽃 실어 하늘 가네’ 등 다수의 창작곡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지금까지 십자가의 길을 이어오는 동안 만들어진 창작곡들은 가톨릭 신앙을 가진 뮤지션들과 공동으로 작업해 음원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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