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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 걷는 4.2㎞ 도보여행
제주4.3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 걷는 4.2㎞ 도보여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3.29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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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치유를 향한 평화로드 ‘중문동 4.3 길을 걷다’ 소개
제주관광공사가 마을여행 콘텐츠로 소개한 치유를 향한 평화로도 '중문동 4.3 길을 걷다' 일러스트 지도. /사진=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가 마을여행 콘텐츠로 소개한 치유를 향한 평화로도 '중문동 4.3 길을 걷다' 일러스트 지도. /사진=제주관광공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당시 도내 학살터 중 한 곳에 세워진 중문성당을 비롯한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 4.2㎞ 도보여행 코스가 제주도의 공식 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 소개됐다.

제주관광공사가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걷는 테마 보도여행 콘텐츠로 소개한 ‘치유를 향한 평화로도, 중문동 4.3 길을 걷다’.

중문동 평화로드는 지난 2018년 ‘4.3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중문성당을 출발, 제주국제평화센터까지 이어지는 4.2㎞ 구간의 도보 코스로 3시간 가량 소요된다.

특히 중문성당의 경우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 터’였던 곳으로, 4.3 때는 마을에서 떨어져 있었던 이곳에서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문리를 비롯한 인근 마을 주민을 포함해 3살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까지 참혹하게 총살을 당한 곳이다.

바로 이 자리에서 세워진 지금의 중문성당은 비극적인 학살의 현장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지난 2018년 4.3 70주년을 맞아 관덕정에서 열린 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에서 중문성당을 ‘4.3 기념성당’으로 지정, 4.3의 아픈 역사를 딛고 억울하게 희생된 넋을 위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천주교 제주교구가 4.3 70주년을 맞아 '4.3기념성당'으로 지정한 중문성당 내부 모습. 일제강점기 때 신사 터였던 이 곳은 4.3 당시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지난 2018년 천주교 제주교구가 4.3 70주년을 맞아 '4.3기념성당'으로 지정한 중문성당 내부 모습. 일제강점기 때 신사 터였던 이 곳은 4.3 당시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천제연 폭포와 선임교 사이에 세워져 있는 4.3 희생자 위령비. /사진=제주관광공사
천제연 폭포와 선임교 사이에 세워져 있는 4.3 희생자 위령비. /사진=제주관광공사

천제연폭포와 선임교 사이에 ‘4.3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진 곳도 쓰라린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1948년 11월 5일, 무장대가 중문지서를 피습하면서 마을 민가 40여 채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무장대를 쫓지 못한 토벌대는 주민들을 사상이 불순하다는 이유로 예비검속 명목으로 학살이 이뤄졌다.

천제연폭포와 자운당골, 버리왓, 대습이우영, 신사 터 주변이 당시 학살이 이뤄졌던 현장이다.

1949년 1월 4일 이곳에서 중문면 관내 주민 36명이 학살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모두 786명이 희생됐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4.3희생자 중문유족회는 지난 2008년 3월 26일 봄, 이 자리에 위령비를 세워 억울하게 숨져간 영혼들을 위로하고 있다.

제주의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히는 천제연폭포. 아름다운 풍광과 슬픈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주의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히는 천제연폭포. 아름다운 풍광과 슬픈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천지연폭포, 정방폭포와 함께 제주의 3대 폭포 중 하나인 천제연폭포도 아름다운 풍광과 슬픈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3단 폭포로 이어져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천제연폭포 인근 주차장은 일제 강점기 때 소와 돼지의 도살장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4.3 때는 수차례 학살이 자행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천제연 계곡 동쪽에 언덕이 솟아있는 ‘베릿내오름’과 베릿내오름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만날 수 있는 ‘별내린전망대’도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도보 여행객들이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다.

평화로드의 마지막 종착지인 제주국제평화센터는 2005년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곳으로, 이곳에서는 전시와 체험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과 함께 그간 제주도가 이뤄낸 성과와 노력을 알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따뜻한 봄이 찾아 왔지만 제주의 4월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제주4.3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통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4.3과 다크투어리즘에 대한 이야기는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서 추가로 더 만나볼 수 있고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서 제작한 ‘4.3 길을 걷다’ 최신판 PDF 지도도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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