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4.3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에서 보내온 특별한 선물
4.3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에서 보내온 특별한 선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3.14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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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리 주민 도움으로 무등이왓 인근에 조 심고 키워 만든 고소리술 기증
4.3 당시 ‘큰넓궤’에 숨어지냈던 홍춘호 할머니 “아픔 넘어 희망 얘기하길”
4.3 당시 소개령으로 130여채가 전소돼 지금은 올래터 정도만 남아 잇는 무등이왓. 사진은 4.3 당시 무등이왓 일대 세부 도면.
4.3 당시 소개령으로 130여채가 전소돼 지금은 올래터 정도만 남아 잇는 무등이왓. 사진은 4.3 당시 무등이왓 일대 세부 도면.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당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져버린 마을에서 4.3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특별한 선물을 보내왔다.

14일 4.3평화기념관에서 열린 ‘동광리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기증식’에는 4‧3당시 큰넓궤에 은신했던 홍춘호 할머니와 남동생 홍성집 동광리4‧3유족회장. 이상준 동광리장이 참석했다.

이날 기증품은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일대 200평의 밭에 좁씨를 뿌려 키워낸 조로 만든 제주 전통 고소리술.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제주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 ‘예술로제주탐닉’ 참가자들이 동광리 주민들과 함께 ‘무등이왓’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조를 심고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고소리술은 4.3 당시 동광리 주민들의 피난처였던 큰넓궤에 보관해왔다. 제주4.3평화재단은 기증받은 고소리술을 4.3 관련단체에 전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5주년 위령제에 제주로 올려질 예정이다.

4.3 당시 무등이왓 인근 큰넓궤에 숨어 지냈던 홍춘호 할머니(사진 오른쪽)과 홍성집 동광리4.3유족회장. /사진=제주4.3평화재단
4.3 당시 무등이왓 인근 큰넓궤에 숨어 지냈던 홍춘호 할머니(사진 오른쪽)과 홍성집 동광리4.3유족회장. /사진=제주4.3평화재단

4.3 당시 무등이왓 인근 큰넓궤에 숨어지냈던 홍춘호 할머니는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 고생해서 만들어낸 술인 만큼 의미있게 활용되길 바란다”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번 사업이 아픔을 넘어 희망을 얘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도 “기증된 고소리술에는 4‧3당시 초토화작전, 중산간 마을 방화, 학살, 잃어버린 마을과 흩어져버린 사람들, 마을 재건 등 4.3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며 “4‧3 영령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최‧주관한 제주민예총의 김동현 이사장은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한 재작년보다 지난해 조 농사가 잘돼 더 많은 고소리술이 만들어져 4.3 영령들을 위로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고소리술 기증까지 큰 도움을 준 동광리 주민들을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동광리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기증식’이 14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동광리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기증식’이 14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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