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기후위기 속 커지는 산불·환경 우려, 제주들불축제 향후 존폐는?
기후위기 속 커지는 산불·환경 우려, 제주들불축제 향후 존폐는?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13 13:5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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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주들불축제, 불 없이 치러진 후 폐막
전국적 산불 위험, 시간 지날수록 점차 높아져
'안정권' 제주 산불 위험도도 향후 불투명
오영훈 지사도 "들불축제 방향, 다시 생각해야"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제주시 삼성혈과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 '2023 제주들불축제'의 개막식 장면. /사진=제주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제주시 삼성혈과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 '2023 제주들불축제'의 개막식 장면. /사진=제주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들불축제가 결국 불이 없는 축제로 치뤄졌다.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자 오름에 불을 놓는 축제인 제주들불축제 역시 프로그램 일부가 최소될 수 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국내의 봄철 산불 위험도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제주 산불 위험도 역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름 전체를 태우는 것에 대한 환경훼손 지적도 꾸준이 지속되고 있는터라, 향후 들불축제의 방향성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 동안 제주도내 최대 축제 중 하나인 ‘2023 제주들불축제’가 열렸다.

축제의 서막은 9일 열렸다. 삼성혈에서 들불 불씨를 채화하는 제례를 시작으로 제주시청 광장까지 들불 불씨 봉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아울러 10일에는 새별오름 일대에서 각종 문화경연 및 공연이 이어지고, 들불 불씨 점화와 횃불대행진, 달집 태우기 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었다. 11일에는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축제가 시작된 9일 저녁 이 일정이 모두 어그러졌다. 산림청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함에 따라 산림 및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놓는 행위가 금지됐고, 아울러 산불특별대책기간이 설정됨에 따라 새별오름에서 오름에 불을 놓는 ‘오름불놓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를 모두 진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9일 늦은 오후 제주들불축제에서 불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모두 진행하지 않는 것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들불축제는 2년 연속 ‘산불’로 인해 제대로 된 추진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 모양새가 됐다.

제주들불축제는 앞서 지난 2022년에도 강원도 일대에서 났던 대형 산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자 축재 개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된 바 있었다.

제주들불축제.
제주들불축제.

이처럼 거듭 산불로 인해 들불축제에 차질이 생기는 가운데, 앞으로도 축제가 제대로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겨울철에서 봄철로 넘어가는 시기 전국적으로 건조한 시기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산불 위험도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에서는 지난 9일 산불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2~3년전부터 산불이 유난히 늘어나고, 산불 특별대책기간도 계속 길어지고 있다”고 밝히기기도 했다. 아울러 기온 상승에 건조한 날씨가 늘어나면서 과거에 비해 산불의 위험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습도가 높고, 한라산 등지에서도 토지에 습기가 머물러 있어 산불이 잘 나타나지 않는 지역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실재로 일부 오름과 산림 등에서는 산불이 기록된 바 있지만, 한라산에서 일어났던 산불은 11년 전인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한라산의 경우 식물들의 아래쪽으로 습기가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고, 땅이 젖어 있는 경우도 많아 불이 잘 나지 않을 뿐더러, 불이 나더라도 잘 번지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수치는 한라산 및 제주에서의 산불 위험도가 차츰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시범적으로 측정하고 있는 ‘산림연료습도’을 살펴보면 지난 3월 10일 서귀포시의 산림연료습도는 6%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들불축제가 열리고 있던 11일에도 최소 6.3%가 기록됐고, 그 외 3월7일에도 최소 7.4%가 나타났다.

산림연료습도는 산림의 수분함량을 측정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10.5%이하로 떨어지면 산불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보다 더욱 낮은 6~7%대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제주의 산림이 바싹 말랐고, 산불의 위험도도 높은 정도였다는 것을 말한다.

이전까지는 제주의 산불 위험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제시된 ‘산림연료습도’와 같은 수치는 지속되는 기후위기와 기후변화 속에 그 상황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들불축제와 관련해서는 환경오염 지적도 이어진 바 있다. 기후위기 속 산불 위험도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름에 화약 등을 설치하고 기름을 사용해 불을 놓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제주도가 ‘탄소중립’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분량의 탄소 배출이 예상될 수 밖에 없는 들불축제를 이어가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점도 있었다.

제주시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들불축제 중 오름불놓기 행사. /사진=제주시
제주시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들불축제 중 오름불놓기 행사. /사진=제주시

제주녹색당 역시 이와 관련해 ““들불축제의 경우 화약을 터트려 오름에 불을 지르고, 단 10분의 불꽃놀이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오름 사면을 훼손하는 등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었다.

제주녹색당은 아울러 “새별오름 주차장의 경우 1년에 한 번 있는 들불축제를 위해 차량 3154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는 축구장의 15배, 마라도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자미나, 단 4일의 축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텅 비어 있다”며 “지금 할 일은 주차장을 자연상태로 복원하고, 들불축제를 폐지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들불축제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언급을 꺼냈다.

오 지사는 13일 오전 제주도청 2층 집무실에서 열린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 자리에서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야 할 때”라며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폭설·폭우·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름에 불을 놓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오 지사는 이와 관련해 ““들불축제 만이 아니라 모든 사안에 걸쳐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제주들불축제를 주최하는 제주시는 13일 나온 오영훈 지사의 이와 같은 발언에 더해 향후 들불축제에 대한 시민 의견 등을 수렴, 향후 들불축제의 방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년 이상 새별오름을 태워온 들불축제에서 ‘불’이 아예 빠지게 될 지, 아니면 들불축제 자체가 사라지게 될 지 등에도 이목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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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2023-03-14 13:29:51
이정도면 전문가는 제 2공항 짓지 말라는 의견인데 그걸 못 알아 듣나??

제주도는 개발보다 보존 하고 세금은 대기업 없어서 수입낮은 도민들에게 나눠주어 잘 살게

만들어야 옳다 제2공항 성산읍 건설 반대다

부들 2023-03-14 16:21:05
이정도면 전문가는 제 2공항 짓지 말라는 의견인데 그걸 못 알아 듣나??

제주도는 개발보다 보존 하고 세금은 대기업 없어서 수입낮은 도민들에게 나눠주어 잘 살게

만들어야 옳다 제2공항 성산읍 건설 반대다

화나 2023-03-17 14:46:28
이정도면 전문가는 제 2공항 짓지 말라는 의견인데 그걸 못 알아 듣나??

제주도는 개발보다 보존 하고 세금은 대기업 없어서 수입낮은 도민들에게 나눠주어 도민 모두가

잘 살게 만들어야 옳다 제2공항 성산읍 건설 반대다

도민대표 2023-03-23 16:40:22
이정도면 전문가는 제 2공항 짓지 말라는 의견인데 그걸 못 알아 듣나??

제주도는 개발보다 보존 하고 세금은 대기업 없어서 수입낮은 도민들에게 나눠주어 도민 모두가

잘 살게 만들어야 옳다 제2공항 성산읍 건설 반대다

분노 2023-04-03 14:18:49
이정도면 전문가는 제 2공항 짓지 말라는 의견인데 그걸 못 알아 듣나??

제주도는 개발보다 보존 하고 세금은 대기업 없어서 수입낮은 도민들에게 나눠주어 도민 모두가

잘 살게 만들어야 옳다 제2공항 성산읍 건설 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