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8:58 (목)
11년 전 보호종 지정된 제주남방큰돌고래, 지금은?
11년 전 보호종 지정된 제주남방큰돌고래, 지금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0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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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 지정 이후에도 개체수 유의미한 증가 없어
매년 폐사체 10여마리 꾸준히 발생 … 위협요소 늘어
보호종 지정 이외에 다른 보호대책 마련 목소리도

해양환경공단, 첫 남방큰돌고래 정밀조사 나서
"남방큰돌고래 보호 위한 기초자료 활용 기대한다"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미디어제주.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남방큰돌고래가 보호종으로 지정된 지 11년이 지나도록 개체수 증가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질 않고 있다. 보호종 지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꾸준하게 폐사되는 남방큰돌고래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혼획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데다,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전문기관의 조사 역시 부족한 부분이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 가운데 최근 해양환경공단에서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서고 있어, 이 조사 결과에 이목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내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 등에 따르면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20여마리로 추정된다.

다만 이 개체수는 남방큰돌고래가 보호종으로 지정된 2012년 이후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새롭게 태어나는 남방큰돌고래가 약 10여마리 정도로 파악되는데, 동시에 폐사체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의 수도 매년 10여 마리 안팎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 해양과학대 김병엽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모두 9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제주연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렇게 발견된 남방큰돌고래의 폐사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지만, 혼획에 따른 질식사에 무게가 실린다.

김병엽 교수는 “제주연안에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는 질식이 주요한 폐사원인으로 나타난다”며 “이를 토대로 봤을 때 대부분이 혼획으로 인한 폐사가 아닐까 추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돌고래들이 그물에 걸리게 되면 숨을 못쉬고 죽게 되는데, 실제로 돌고래들을 부검해 보면 폐에서 거품이 나타나는 등 질식의 흔적들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핫핑크돌핀스에서는 보호종으로 지정이 된지 11년이 지나도록 개체수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추가 보호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애서 “2012년 보호종 지정 이후 매년 폐사체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가 약 10여마리가 되는데,  이는 보호종 지정에 따른 보호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호종 지정 이후 개체수가 어느 정도라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보호종 지정 이후에도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위협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어업과정에서의 혼획만이 아니라 해양오염 및 연안 개발에 따른 따른 서식지 감소와 선박충돌 문제 등이 남방큰돌고래들에게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이제는 보호종 지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다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지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 등을 언급했다.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미디어제주.

이와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양환경공단에서는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8일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 정밀조사 및 방류백서 발간’ 관련 공고를 내고 이달부터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다. 해양환경공단 차원에서의 첫 남방큰돌고래 정밀조사다.

해양환경공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수족관에 갇혀 있다 야생으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조사를 하고, 이와 함께 기존 야생돌고래들의 서식환경 및 특성 등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육상과 선박에서 목측 조사를 위주로 하고, 드론 조사도 병행한다.

해양환경공단은 이를 위해 제주 해안선을 따라 모두 3개의 조사구역으로 나눠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조사에 나선다.

해양환경공단은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기초자료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기초적인 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연구팀을 구성할 예정”이라며 “돌고래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과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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