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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림 한남시험림서 초유의 자연석 도난·훼손, 경찰 수사착수
국유림 한남시험림서 초유의 자연석 도난·훼손, 경찰 수사착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2.2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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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높이 180cm 거대 자연석 도난, 중장비 사용 추정
한남시험림 자연석 도난, 처음 있는 일 ... 경찰 수사 착수
사진은 한람시험림과 이어져 있는 사려니 숲길. 사건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사진은 한람시험림과 이어져 있는 사려니 숲길. 사건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산림 자원의 연구와 보존 등을 목적으로 국가의 관리가 이뤄지는 제주 한남시험림에서 대형 자연석이 도난당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시험림의 일부도 훼손되면서 경찰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산림청 소속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한남시험림에서 거대한 크기의 자연석 1점이 사라졌다.

사라진 자연석은 높이 약 180cm·폭 60cm 성인 남성의 키와 맞먹는 크기다. 이외에도 자연석이 도난당한 주변으로 10여 그루의 서어나무와 굴거리나무 등이 무참하게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측은 사라진 자연석의 크기 등을 고려해봤을 때 자연석을 훔친 이들이 숲속까지 중장비를 무단으로 끌고 들어와 자연석을 채굴하고, 이 과정에서 그 인근의 나무들까지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자연석 도난이 이뤄진 곳은 일반인의 출입도 금지된 곳으로 알려졌다. 한남시험림은 산불 조심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기에 사전예약을 통해 일부 구간에 대해 일반인들의 탐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도난 사건은 이 개방구간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이번 자연석 도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연석 도난이 발생한 것이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찌감치 이번 도난 사건의 조짐도 나타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연구소 측에서 시험림 출입통제구역에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소 측은 이에 해당 지역에 현수막 등을 내걸고 출입금지 지역임을 알리고 위반시 처벌 규정 등도 알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연석 도단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

연구소 측은 이번 자연석 도난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연구소 측은 당초 자치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자치경찰 측에서는 해당 시험림이 국가소유라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이 국가경찰에서 담당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산림훼손과 도난 등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권한상 자치경찰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 힘들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최종적으로 서귀포경찰서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최근 고발인 수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어 현장 CCTV 등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용의차량을 특정하고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아울러 이번 사건에 대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시험림 등에서 산림자원을 훔치거나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한남시험림은 1223만㎡의 넓은 면적을 갖고 있는 숲이다. 1922년 국가 소유의 국유림으로 지정됐으며 수십 년간 제주도에서 위탁관리를 해오다 2002년부터 연구소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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