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태영호 제주4.3 흔들기 지속 ... 유족들, 국회서 "사과하라"
태영호 제주4.3 흔들기 지속 ... 유족들, 국회서 "사과하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2.2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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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유족회, 국회 찾아 "태영호 망언, 사과하고 사퇴해야"
태영호 20일도 라디오서 "어떤 점을 사과해야 하나" 발언
김한규 "유가족 아픔 외면하는 행보 개탄스러워 ... 사과해야"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제주4.3과 관련된 발언을 한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 강남갑)을 향해 사과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제주4.3과 관련된 발언을 한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 강남갑)을 향해 사과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유족들이 서울 국회의사당 앞을 찾아 “4.3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는 발언으로 제주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 강남갑)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를 내놨다.

제주4.3유족회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3과 관련해 망언을 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즉각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태영호 의원은 앞서 지난 13일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4.3평화공원을 방문, “4.3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언급했다. 합동연설회 연설 과정에서도 “제주 4.3의 장본인은 김일성 정권”이라고 발언했다.

14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제주4.3의 팩트는 5.10선서 반대 투쟁에 총궐기하라는 김일성의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남로당 제주도당이 당시 3.1절 발포사건에 격분해 있는 주민들의 감정을 악용해 무장폭동을 결정하고 권력기관을 공격하면서 일어난 것”이라며 "우리는 종북 좌파들에 의해 왜곡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정부가 발간한 4.3진상조사보고서에 나온 4.3의 원인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으며 4.3이 ‘폭동’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태 의원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서 ‘북한에서 배웠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도내·외 4.3단체, 심지어 같은 당인 국민의힘 제주도당까지 ‘망언’이라며 비판의 말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태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저의 어떤 행동이 제주도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를 지금도 확인하고 있다. 또 “내가 어떤 점을 사과해야 되는가, 이번 발언이 제주도민들에게 용서를 빌면서, 사과하면서 나온 언행”이라고 말했다.

4.3유족회는 이에 대해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찾아가 태영호 의원을 규탄했다.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4.3유족회는 “4.3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왜곡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태영호 국회의원은 그 흔한 사과조차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인으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될 일을 오히려 온갖 궤변을 몇 일째 이어가면서 4.3 역사 왜곡의 선봉장 행세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집권여당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이가 진작 사라져야 할 색깔론을 오히려 부추기는 행동이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멈출 줄 모르는 태영호 의원의 4.3 망언과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는 것은 진실과 정의를 향해 담대하게 나가고 있는4.3의 역사적 진전을 가로막는 소행에 불과하다”며 “북한에서 잘못 배웠으면 이제라도 똑바로 배우면 되지만, 자신의 아집을 여전히 진실인양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3유족회는 그러면서 태영호 의원을 향해 4.3유족들에게 사과할 것과 즉각 최고위원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태영호 의원을 제명하고 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를 향해서도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방지하기 위한 4.3특별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한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도 나서 태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4.3유족회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김한규 의원은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죄송하고 좌괴감이 든다”며 “이렇게 제주도민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행보를 보이는지 너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저는 태 의원이 사과를 할 줄 알았다. 우리나라 사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려 했다”며 “하지만 오늘(20일) 아침 라디오에 나와서 어떤 점을 사과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가족들의 명예도 훼손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에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제주도민에게 4.3은 여야나 진보 및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태 의원이 지금이라도 제주도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즉각 사과하고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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