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다리미를 든 대통령과 청렴
다리미를 든 대통령과 청렴
  • 서귀포시 동홍동 오향숙 주무관
  • 승인 2023.02.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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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귀포시 동홍동 오향숙 주무관
서귀포시 동홍동 오향숙 주무관
서귀포시 동홍동 오향숙 주무관

대통령은 다리미를 왜 들었을까? 다리미와 대통령의 연관관계가 무엇일까? 라는 호기심으로 「다리미를 든 대통령」이라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지난 2002년 한국을 방문한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의 검소함은 그녀가 묵었던 호텔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녀는 핀란드 자기 집에서 쓰던 다리미와 다리미판을 가져와 객실에서 손수 옷을 다려 입었다고 한다. 또한 “내 머리 손질은 내가 직접 할 수 있다”며 호텔에서 제공한 전문 미용사의 머리 손질도 사양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리미와 다리미판을 갖고 다니면서 직접 옷을 다려 입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같은 관료주의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인구도, 국토도 우리나라보다 작은 국가지만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 지수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는 핀란드에서는 이러한 공직자의 검소함이나 소탈함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핀란드는 부패방지위원회 등의 복잡한 시스템은 없지만 모든 업무 처리가 개방돼 있어 누구나 국가의 업무의 잘못된 점을 파악할 수 있고, 언론의 철저한 감시체계, 정치가들의 책임정치 등이 부패를 방지하고 청렴 1번지 국가를 이룩했다고 한다.

부패(腐敗)라는 말은 한자로 풀어쓰면 썩어 부스러진다는 뜻이다. 영어에서 부패는 ‘완전히’라는 뜻을 가진 ‘cor’과‘부순다’라는 뜻을 가진 ‘rumper’가 합쳐져‘완전히 부서지다’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부패는 한자나 영어나 총체적인 파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최근 각종 미디어 매체, 신문 등에 일부 공직자가 금품 수수 및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등의 비위행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공직자는 업무적으로 청렴과 관련해 수없이 많은 시험을 받게 되고 청렴과 부패 사이에서 많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 공직자가 비리에 연루되면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되돌아가게 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리고 공직사회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되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청렴은 공직자가 직접 실천해야만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정부 차원에서 청렴도 향상을 위하여 공직사회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공직자 스스로가 청렴에 대한 마음가짐과 실천이 공정한 사회로 이끌어나가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직자들이 다리미를 들고 다니는 핀란드의 대통령처럼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부터 청렴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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