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0:27 (금)
'맨발로 흙을 밟고, 흙 위로 꽃을 피우고'
'맨발로 흙을 밟고, 흙 위로 꽃을 피우고'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6.25 13: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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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술생개인전 '무당벌레 꽃이 되다'...생생한 생태체험 '가득'

“미끄럼 타다가 진흙탕에 빠진 기분이에요”

이재현(10.노형교)어린이는 연못 바닥을 만들기 위해 진흙 위를 신나게 뛰어다닌다.

아이들은 직접 구덩이를 파고, 진흙을 다지고, 연못 바닥에 반죽 된 진흙을 바른다.

처음에는 옷이 지저분해질까봐 조심조심 흙을 밟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과감해져서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흙 위를 누빈다.

이기호(10.노형교) 어린이는 “힘들지만 무척 재밌다”며 “흙이 발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미끌미끌해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 이정훈(10.노형교) 어린이는 “지금 우리가 반죽해서 구덩이 바닥에 바른 진흙이 굳으면 물이 들어가도 새지 않고 고여 연못을 만들 수 있다”며 자세한 설명까지 한다.

2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제5회 강술생 개인전 ‘무당벌레 꽃이 되다’의 3차 행사는 아이들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체험행사로 가득했다.

‘병을 이기고’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생태와이(제주 YWCA 생태지도자 모임)와 김대신 한라수목원 연구사가 강사를 맡아 아이들에게 즐거운 생태체험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총 3모둠으로, 샐비어가 병을 이겨내고 잘 자랄 수 있도록 EM을 뿌려주는 ‘새리친구 만나기’, 아이들이 신나게 땅을 파고 다지며 연못을 만드는 ‘무당벌레 수영장 만들기’, ‘야생화 심기’등으로 구성됐다.

샐비어에 EM을 뿌리는 ‘새리친구 만나기’는 맨발로 샐비어가 심어진 밭에 들어가야 한다.

김강토(9.인화교) 어린이는 처음 흙을 맨발로 밟는 것을 꺼려했지만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흙이 정말 부드럽다”며 환호성을 지른다.

김강토 어린이는 “4월에 제가 심은 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EM을 뿌려줘야 한다”며 열심히 분무기를 누르더니 “다른 친구들이 심은 것도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주변에 있는 샐비어에도 EM을 뿌린다.

송현지(8.동광교)어린이는 “EM를 뿌려주니까 샐비어들이 좋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아이들과 함께 온 장윤정(37.일도2동)씨는 “아이들에게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평소 흙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데 여기서는 맘껏 풀어준다”며 “흙을 맨발로 느끼고 만질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런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생화 심기’는 무당벌레 모양으로 놓여진 돌 안에 샐비어를 주로 심지만 그 밖에는 해바라기, 방울토마토, 해국, 금잔화 등 다양한 꽃을 심는다.

아이들은 직접 땅을 파고 모종을 심으며 꽃 이름을 알고 꽃이 커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관찰한다.

야생화 심기에 참여한 고소언(5.노형동) 어린이는 “예전에 심은 내 꽃이 아주 많이 컸다”면서 “나중에는 더 커서 꽃을 피우고, 아주 예쁘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강술생 개인전 ‘무당벌레 꽃이 되다’는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자연생태의 이해와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환경에 대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주체자인 어른과 어린이의 쌍방향 소통, 그리고 체험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한다.

강술생씨는 “우리는 그저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몇 가지 간단한 정보를 흘릴 뿐”이라며 “아이들이 먼저 나서고,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태체험으로 꾸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차 행사인 ‘점에서 시작되는 생명’은 지난 4월 5일, 2차 행사는 지난 5월 28일 ‘흙을 뚫고’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오는 9월까지 내달 넷째 주 토요일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행사 참여, 생태에 대한 관심, 생각의 변화, 삶의 변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무당벌레 꽃이 되다’의 가족신문 공모를 통해 가족간의 소통과 환경문제를 즐겁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가족신문 공모는 오는 8월 21일까지이며, 분량이나 방법은 자유다.(문의=강술생 011-282-3261/ 카페=섬 아이와 무당벌레 http://cafe.daum.net/ladybag)

EM(이엠)이 뭘까?  ('병을 이기고' 행사 자료)

친구들아 안녕!
나는 ‘선비’ 라고 해.
친구들 만나서 아주 중요한 비밀을 말해주려고 타임머신 타고 조선에서 날아왔단다.(믿어주고 싶은 친구는 믿고, 믿고 싶지 않은 친구는 안 믿어도 돼)

 EM(이엠)은 미생물이야. 생물이라는 것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 우리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생물을 미생물이라고 해.... 선비는 미생물들의 친구야....
사람도 나쁜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도 있듯이 그 미생물 중에 아주 착한 균들만 골라서 모아놓은 것이 EM(이엠)이야.... 그러니까 우리친구들같이 자연을 사랑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균들만을 모아 놓은 것이지....

 친구들이 무당벌레를 꽃이 되게 하기 위해서 샐비어를 심었잖니? 이 착한 균들로 샐비어가 아직은 아기같이 약하기 때문에 나쁜 균이 아기 샐비어에게 접근을 못하게 뿌려줘야 해 ... 좋은 균은 샐비어가 무럭무럭 자라도록 영양제 역할도 해준단다.... 또 나쁜 벌레도 못 오게 한단다....

 이렇게 좋은 균이니까 친구가 심은 샐비어나 다른 꽃, 식물들이 튼튼하게 잘 자라도록 많이 뿌려 줘야하겠지? 식물에게 뿌리면서 친구들 얼굴이나 손에도 뿌려봐.... 먹어도 괜찮아.... 가려운 곳에 뿌리면 가렵지도 않아...
손에 뭐가 묻어서 나쁜 냄새가 나면 뿌려봐 신기하게 없어져...
냄새도 좋은 자연의 냄새는 그대로 두고 나쁜 냄새만 없애준단다.
해봐! 뿌려봐! 정말이야!

 미생물들이 빨리 오라고 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어.
멋진 선비 간다. 무당벌레 행사장에서 다시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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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2005-06-27 00:49:18
정말 사진이 선명하고 좋으네요

그냥 웃음이 저절로 번질정도예요 ^^

자연스럽게 잘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