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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하면 버스 온다 ... 제주도 '호출 버스' 도입 추진
호출하면 버스 온다 ... 제주도 '호출 버스' 도입 추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2.1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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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응답형 대중교통 DRT, 하반기부터 시범운영 예정
15인승 버스로 승객이 있는 곳 태우러 가 목적지까지
공영버스 노선 중심으로 운영 예정, 운송원가 절감 예상
"행복택시 등으로 수요자 많지 않을 수도" 우려도
16일 오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대한 도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6일 오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대한 도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이른바 ‘호출 버스’인 DRT(Demand Responsive Transit)의 도입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16일 오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대한 도민 설명회를 갖고 향후 도내 대중교통 개선 방향을 밝혔다.

제주도는 이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 추진을 목표로 DRT 시범운영에 뜻을 밝혔다. DRT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으로 불린다. 앱(APP) 등의 플랫폼을 통해 버스를 호출할 경우 버스가 승객이 있는 곳으로 승객을 태우고 원하는 곳까지 태워주는 형태다. 버스를 ‘콜택시’처럼 이용을 하는 이른바 ‘호출 버스’다.

택시와의 차이점은 동시에 여러명이 이 ‘호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택시의 경우는 승객이 탑승을 하면 중간에 다른 승객을 태우는 일이 없이 목적지까지 바로 이동을 한다. 하지만 ‘호출 버스’는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다른 호출이 들어왔을 경우, 다른 호출 승객을 태우러 가게 된다.

제주도는 15인승 미니 버스로 DRT 시범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 이와 같은 형태로 버스당 10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호출이 몰리게 되면 버스가 지나치게 많은 곳을 경유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도는 이와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호출이 접수될 시 버스가 얼마나 우회해야 하는지를 분석하고 호출 승객을 태우러갈지, 아니면 다른 버스를 보내게 될지를 결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택시와의 차이점은 요금도 있다. 택시는 미터당 요금이 올라가지만 호출 버스는 요금이 올라가지 않는다. 이번 용역을 담당한 (주)스튜디오 갈릴레이의 DRT 담당자는 “시범사업에서는 DRT의 요금을 현재 공영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할 것”이라며 “향후 실제로 DRT가 도입이 되면, 그 때는 지금의 버스보다 요금이 올라갈 수 있지만, 택시처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증가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택시는 '콜'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호출 버스'는 호출이 들어올 시 거부 없이 승객을 태우러 가게 된다. 

현재 제주에서는 이와 같은 ‘호출 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용역을 진행한 용역진에 따르면 조천읍과 구좌읍 등 제주시 동부에서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으니 버스를 DRT로 운영을 해줄 수 있느냐”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남원읍 등에서도 “중산간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고려해 DRT를 도입해달라”는 민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에 성산읍 등에서도 대중교통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에 DRT를 도입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고, 서귀포시 중문이나 혁신도시 등에서 DRT 시범운영의 건의가 있었다.

제주도는 이 중 애월읍 수산리와 남원읍 태흥리에서 올해 하반기 이 DRT 시범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수산리에서 4대, 태흥리에서 4대의 ‘호출 버스’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호출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고 콜센터도 운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6일 오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대한 도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6일 오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대한 도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수산리와 태흥리의 ‘공영 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호출 버스’을 운영하면서, 공영버스 노선의 사각지대를 ‘호출 버스’로 커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시범운영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공영 버스를 폐지하고 이를 DRT로 대체할지, 아니면 공영 버스의 규모를 줄이고 DRT의 수요를 늘리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버스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용역진은 ‘공영 버스’를 폐지하고 이를 DRT로 커버할 경우 기존 공영버스 운영 비용보다 최소 1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먼저 DRT, 즉 ‘호출 버스’를 운영하게 될 경우 출퇴근 시간이나 등하교 시간에 수요자가 몰리게 될텐데, 그럼 버스가 부족해지고 운영에 있어서 비효율성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도는 이에 대해 “수요자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이나 등하교 시간대에는 기존 노선 버스처럼 호출을 받지 않고 운행을 하고, 수요자가 줄어드는 그 외 시간대에 호출형으로 운행을 하는 형태로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운영을 하게 될 경우 현재 수요자가 적은 시간대에 버스가 공차, 즉 승객이 없는 상태로 운영을 하게 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콜센터와 플랫폼 구축 등의 이용을 고려하면 DRT에 투입되는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도는 이에 대해서는 "시범운영시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주도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콜센터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예정이다. 플랫폼 구축에는 2억원 가량이 투입될텐데, 초기 투자 이후에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이후 추가 투입 비용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이외에도 기존 대중교통의 중복되는 노선이나 수익성이 낮은 노선 등에 대해서 개편을 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와관련해 급행버스 및 리무진에 대해서는 3개 노선을 폐지하고, 제주시 간선은 7개 노선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제주시 간선은 7개 노선을 폐지하더라도 4개 노선에서 통학용 임시 버스를 운영한다.

서귀포시 간선에서는 1개 노선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관광지 순환버스는 수익성 저하로 노선을 폐지하던가 준공영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처럼 노선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도심을 통과하는 급행버스 3개 노선을 신설한다. 우선 애월읍 하귀에서 제주시 동지역을 가로질러 조천읍 함덕까지 이어지는 급행노선이 만들어지고, 제주국제대에서 출발해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 중앙로 등을 거쳐 제주항까지 이어지는 급행이 놓인다. 서귀포에서도 대정과 남원을 잇는 급행이 놓인다.

제주도는 앞으로 이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21일에는 송당리사무소와 애월읍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22일에는 대정청소년수련관과 표선면사무소에서 설명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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