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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양쓰레기 가장 많은 곳, 제주바다 ... 겨울철 더욱 심각
국내 해양쓰레기 가장 많은 곳, 제주바다 ... 겨울철 더욱 심각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2.08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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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주시 1만5389톤 쓰레기 수거, 전국 최고 수준
제주도, 바다지킴이 채용 예정 ... 겨울철 4개월 동안 공백
민간 쓰레기 수거단체 "지킴이 기간 늘리던가 지원 있어야"
지난 1월29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인근 해안가에 상당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지난 1월29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인근 해안가에 상당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연간 수만톤의 쓰레기가 떠밀려 오면서 도내 포구와 해안가가 쓰레기로 뒤덮여 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바다환경지킴이를 채용해 해양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그 외에 다양한 민간단체에서 정화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수거되는 양보다 떠밀려 오는 쓰레기의 양이 더욱 많은 실정이다.

8일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제주도내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의 양은 2017년 이후 두 배 이상 크게 늘었다. 2017년 제주도내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의 양은 1만984톤이었지만, 2021년에는 2만2082톤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됐다.

제주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의 양은 전국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2만톤이 넘는 해양쓰레기가 수거된 곳은 전라남도와 제주도가 유일하다. 2021년 전라남도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의 양은 3만5922톤 수준이고, 제주는 2만2082톤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전라남도와 제주도의 해안선 길이를 비교해 봤을 때 밀려오는 해양쓰레기의 양은 제주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제주의 해안선 길이는 약 420km 정도다. 전라남도는 해안선 길이가 이보다 16배 가량 긴 약 6800km다. 하지만 수거된 해양쓰레기의 양은 전라남도가 겨우 1.6배 높은 수준이다. 해안선 길이 대비 수거되는 해양쓰레기의 양을 고려하면 제주에 밀려오는 해양쓰레기의 양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일 제주시 애월읍 구좌읍의 해안가에 밀려와 쌓인 해양쓰레기. /사진=독자제공.
지난 5일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의 해안가에 밀려와 쌓인 해양쓰레기. /사진=독자제공.
지난 5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포구가 쓰레기와 괭생이 모자반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5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포구가 쓰레기와 괭생이 모자반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독자제공

수거량을 시·군·구로 세분화해 봤을 때에도 제주의 해양쓰레기 문제 심각성을 알 수 있다. 2021년 제주시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의 양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 해 전라남도에서 가장 많은 해양쓰레기가 수거된 지역은 해남군이다. 7989톤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하지만 제주시에서는 이보다 두 배가량 많은 1만5389톤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됐다.

전국 시·군·구 중 수거된 해양쓰레기 양이 1만 톤을 넘은 곳은 제주시가 유일했다.  제주의 해양쓰레기 문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 ‘바다환경지킴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총 사업비 38억원을 투입, 240명의 바다환경지킴이를 채용해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모두 438명이 제주바다지킴이에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면 2월 중순 체력시험과 면접시험 등을 거쳐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채용된 제주바다지킴이는 이달 20일부터 도내 전 해안에 배치돼 해양쓰레기 수거 등의 정화활동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에는 모두 231명의 바다환경지킴이가 약 6000톤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일대 수많은 해양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일대 수많은 해양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지난 6일 제주시 조천읍 닭머르 인근 해안가에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지난 6일 제주시 조천읍 닭머르 인근 해안가에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 있다. /사진=디프다 제주.

하지만 이 제도에 문제점도 존재한다. 우선 활동기간이 한정적이다. 제주도가 이들을 채용하는 기간은 2월부터 오는 10월까지로 8개월이다. 겨울철에는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서 별도로 고용한 상시 활동 인원이 해양쓰레기 수거 등에 나서지만 인원이 채 100명이 되질 않는다.

이처럼 제주도정에서 관리하는 해양쓰레기 수거 인원이 대폭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제주 북부를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쓰레기가 밀려온다. 실재로 최근 제주 북부 해안가와 주요 포구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으며, 일부 포구는 포구 안쪽이 모두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가장 활발한 수거활동이 필요한 시기에 정작 제주도정의 해양쓰레기 수거 인원이 크게 줄어드는 형국이다.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지난 5일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안에 떠밀려 와 있던 해양쓰레기와 괭생이모자반.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5일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안에 떠밀려 와 있던 해양쓰레기와 괭생이모자반. /사진=미디어제주.

이 시기에는 행정당국의 수거활동은 큰 폭으로 줄어들지만 정작 민간단체의 활동은 눈에 띄게 늘어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제주도내 민간 해양쓰레기 수거단체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시작되기 전부터 겨울 제주바다에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몰려온다는 점을 예고하면서 겨울철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상시 알려왔다. 

제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디프다 제주’나 ‘세이브제주바다’와 같은 해양쓰레기 수거단체는 사실상 매일 제주북부 해안을 중심으로 쓰레기 수거활동에 나서고 있다.

디프다 제주의 경우는 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인근에서 약 1시간에 걸쳐 80L 포대 24개 분량의 해양쓰레기와 부표 121개를 수거했다. 전날인 7일에는 외도동 연대포구 인근에서 80L 포대 10개 분량의 쓰레기와 부표 33개 등을 수거했다. 6일에는 조천읍에서 80L 포대 8개 분량의 쓰레기와 부표 38개, 플라스틱 박스 10개 등을 수거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민간단체들은 제주도 등의 행정당국을 향해 겨울철 바다지킴이 공백기간을 없애거나 줄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프다 제주의 변수빈 대표는 “겨울철이면 북서풍 등의 영향으로 제주 북부 해안에 쓰레기가 많이 밀려오는데, 동시에 바다지킴이의 공백도 생기면서 해양쓰레기 수거 단체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며 “제주도가 바다지킴이의 공백만이라도 없애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이외에 제주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양쓰레기 수거단체에 대한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변 대표는 “제주도내에서 활동하는 해양쓰레기 수거단체가 꽤 많이 늘었는데, 행정기관에서는 이와 같은 단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온전히 다체의 의지와 비용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활동이 위축되는 경향도 있어 더욱 힘들다. 바다지킴이의 공백이 생기는 동안만이라도 행정기관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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