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제주 밖에서 75년 전 4.3 기억하다 ... 연관 유적지 112곳 소개
제주 밖에서 75년 전 4.3 기억하다 ... 연관 유적지 112곳 소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1.2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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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2년간 현장조사, 도외 유적지 정리
마포형무소 및 서대문형무소, 서북청년회 터, 김익렬 생가 등
현재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자리잡은 마포형무소 터에 만들어진 안내문. 제주4.3과 관련된 내용은 나와 있질 않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현재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자리잡은 마포형무소 터에 만들어진 안내문. 제주4.3과 관련된 내용은 나와 있질 않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외 지역에서 4.3와 연관된 장소와 인물을 기록한 조사 보고서가 발행됐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2년간의 현장조사를 토대로 4.3와 연관된 도외 지역 112곳의 4.3 기억의 공간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형무소와 학살터 관련 유적지 외에도 전국을 서울·경기권, 대전·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등 권역별로 나눠 4·3과 연관성이 있는 곳을 조사‧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마포형무소 옛터와 서대문형무소 터, 여운형 집터, 경기공립고등여학교 터,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본부 터 이외에도 여운형 묘와 조병옥 묘, 미군정청, 미24군단 주둔지 등이 소개됐다.

특히 마포형무소에서는 4.3당시 이뤄진 두 차례의 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500명 내외의 제주도민이 수감됐었다. 이들은 대부분 15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장기수였다. 마포형무소는 현재 서울서부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자리잡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에도 약 80여명의 제주도민이 수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여성으로 이 중 10여명이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제주4.3 당시 제주도민들을 탄압하며 악명을 떨친 서북청년회의 터도 소개됐다.

이외에 대전·충청권에서는 대전형무소 옛터가 소개됐다. 대전형무소는 1915년 5월 조선총독부령 제86호에 의해 대전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제주4.3 당시 이곳에 수감된 제주도민은 300여명으로 파악된다. 수형인 중 다수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골령골 등지에서 벌어진 집단학살에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 제2연대 옛터도 있다. 국군 제2연대는 제주4.3 당시인 1948년 12월 제주에 파견, 이후 제주에서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아울러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던 제주도민들이 죽은 장소인 고령골 학살터와 제주4.3을 폭동으로 몰고 갔던 조병옥 경무부장의 생가 등도 소개됐다.

이외에도 대구형무소 터와 김천형무소 터, 안동형무소 터, 김익렬 생가, 노무현 대통령 묘 등이 소개됐다.

아울러 서울 현충원과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4.3 관련 인물들의 묘역 등이 정리됐다. 실제 서울 현충원에는 4.3과 연관된 김명, 김정호, 문용채, 박진경, 김익렬, 안재홍, 이범석, 채명신, 채병덕, 최석용, 김용주, 최치환 등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대전 현충원에도 함병선, 선우기성, 유재홍, 문봉제, 이형근, 김두찬, 김창룡, 이세호, 서종철, 박창암, 박창록 등이 국가의 이름으로 추모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울러 4.28 평화회담을 추진했던 김익렬 연대장 경상남도 하동 생가가 확인됐으며, 강원도 정선 지역 소위 ‘김달삼 모가지 잘린 골’ 관련 증언과 위치도 파악됐다.

도외 4.3 유적지 조사단에는 제주4.3연구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다크투어, 제주4.3문화해설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이 조사는 제주도가 후원했다.

김은희 조사단장은 “일부 미진할 수는 있지만 그동안 형무소와 학살터 중심에서 4·3과 연계된 장소와 인물까지 범위를 확장해서 도외 4.3유적지 조사를 진행했다”며 “기록이 왜곡되거나 4.3 관련 이정표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인 만큼 기억이 소멸되기 전에 종합적인 기억의 공유를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4.3이 뭐우꽈’ 4.3앱에도 도외 4.3 유적지 43곳 선정해 위치 정보와 함께 연동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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