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제주 숲 5% 일본산 삼나무, 각종 문제 유발 ... 활용 방안은?
제주 숲 5% 일본산 삼나무, 각종 문제 유발 ... 활용 방안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1.09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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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숲 과밀화, 다른 나무 생장 부정적
탄소 저감 효과 저해 우려까지 제기돼
꽃가루 알레르기 원인도 ... 아토피 비율 높아
오름 등의 숲에 대해서는 보전 필요성도
제주도내 삼나무 숲.
제주도내 삼나무 숲.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산림의 약 5%에 삼나무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나무 숲의 경우 대부분 과밀화돼 있어 주변 다른 나무의 생장에 악영향을 끼치는데다, 도내 알레르기 질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제주 삼나무림 등 분포조사 및 자원화 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최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용역은 한국산림기술인회 산림기술연구원에서 수행했다. 

이 용역에 따르면 제주에 삼나무가 처음 심어진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이다. 그 당시 일본에 의해 제주시 월평동에 처음 식재됐다. 다만 삼나무가 제주에 본격적으로 대규모로 식재된 것은 광복 이후다. 1970년대 들어 한라산 일대와 당시 키 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지 않았던 오름들에 식재되면서모두 8700만 그루의 삼나무가 심어졌다. 면적으로만 봐도 한때 2만3000ha에 달하는 땅에 삼나무가 심어졌다. 이렇게 삼나무들이 심어지면서 삼나무숲은 제주도내 최대 인공림이 됐다.

하지만 이어 각종 문제들이 발생했다. 특히 인공림으로 조성된 삼나무숲은 포화와 밀식의 문제를 가져왔다. 한때 2만3000ha에 달했던 삼나무 숲은 현재 4307.4ha까지 줄었다. 제주도 전체 산림 면적인 8만7334ha의 4.93%다. 이 중 90%를 넘는 4000ha 이상의 면적에서 삼나무의 과밀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삼나무끼리는 물론 다른 나무들의 생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진은 이와 관련해 “삼나무의 생장특성상 밀식돼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등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밀화된 형태의 삼나무숲은 탄소흡수원의 성장 및 증대를 방해하는 산림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탄소 저감 효과를 저해시킬 우려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용역진은 그러면서 “‘외래수종을 제거해 제주 본연의 자생식생을 복원하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권고사항에 따라 2016년 거문오름 식생정비사업을 추진, 그 결과 삼나무 지역 내 38종의 고유식물이 새롭게 들어오면서 식물다양성이 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용역진은 이외에도 삼나무의 꽃가루 알레르기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용역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삼나무 꽃가루가 1월 말부터 날리기 시작한다. 이어 2월과 3월 들어서는 높은 농도의 꽃가루가 유지되고, 4월초까지 지속적으로 날린다.

용역진은 “봄철 증상이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은 나무 꽃가루가 원인인 경우가 높은데, 특히 제주의 경우 꽃가루 알레르기 유병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9세 이하 아토피 유병률도 7.2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이와 같은 영향을 미치는 삼나무를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이번 용역에서 도내 삼나무의 분포조사 등으로 추정된 삼나무의 자원량은 86만3143㎥로 나타났다. 여기에 편백나무 등까지 더하면 총 자원량은 99만4652㎡다.

다만 이와 같은 자원량만으로는 도내에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목재를 공급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용역진은 이에 따라 삼나무나 편백나무 이외에 소나무 등을 일부 이용할 경우 도내에 안정적인 목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소나무까지 더해질 경우 총 목재로 활용할 수 있는 총 자원량은 160만46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일부 삼나무숲에 대한 보전 필요성도 이번 용역에서 제시됐다. 용역진은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지역 등 제주의 생태적·지역적·지형적 특성에 맞는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제주의 환경과 잘 어우러지는 삼나무 이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용역진은 “삼나무를 베어내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삼나무 숲이 갖고 있는 생물 종, 특히 보호종들의 서식처로서 기능하는 공간에 대해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가 반영돼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면밀한 기초조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름 등에 분포한 삼나무 숲에 대해서 “소극적 간벌을 통해 기존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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