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제주 해안 기름덩어리, 국외 선박 유출 추정, 선박찾기는 난항
제주 해안 기름덩어리, 국외 선박 유출 추정, 선박찾기는 난항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1.0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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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제주해안에 굳은 기름 1.5톤 밀려와
해경, 조사 결과 선박 3척 좁혀, 국외 운반 선박
국내 입항해야 직접 조사 가능 ... 수개월 소요 예상
지난해 12월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해 12월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난해 12월 제주 동쪽 해안으로 떠밀려온 기름 덩어리가 국외 운반 선박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주해경이 이와 관련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기름을 유출한 선박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제주해역을 오간 다른 국적의 운반선박을 토대로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어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12월 제주도 동쪽 해안으로 떠밀려왔던 동·식물성 기름 알갱이들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 국적 선박 3척을 특정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제주도 동쪽인 구좌읍 해안에는 지난달 7일부터 동·식물성 기름 덩어리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당시 해안 정화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세이브제주바다가 지난 7일 김녕해수욕장으로 중심으로 한 해안정화활동을 나간 자리에서 이 기름 덩어리들을 처음 발견, 구좌읍과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신고했다.

구좌읍과 해경은 이후 이 기름 덩어리들을 수거하는 작업에 나섰다. 7일부터 수일간 이어진 수거작업을 통해 모두 1.5톤이 넘는 양이 수거됐다. 구좌읍에서 1.4톤 가량을 수거했고, 해경에서도 200kg이 넘는 양을 수거했다. 이외에 민간단체에서 수거한 것까지 고려하면 구좌읍 해안으로 밀려온 기름의 양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수거활동과 함께 성분 분석 및 출처 등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갔다. 제주해경이 충청남도 천안에 있는 해양경찰연구센터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동·식물성 기름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하지만 기름이 바닷물 등과 섞이면서 정확한 성분은 파악되지 못했다.

해경은 그럼에도 동·식물성 기름이라는 대략적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기름의 출처 찾기에 나섰다. 지난 11월30일 이후 제주 관내를 통과한 동·식물성 기름 운반 선박이 있는지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12월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해 12월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와 같은 조사 결과 해당 시기에 모두 3척의 선박이 동·식물성 기름을 싣고 제주해역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다른 국적의 선박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 3척의 선박 중 1척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그 결과 이번에 제주에서 발견된 기름과 선박에서 나온 기름의 성분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나머지 2척 중 1척에 대해서는 국내에 들어올 때 추가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1척이 국내에 언제 들어올지는 미지수다.

해경 관계자는 “국제 화물선들은 빠르면 몇 달에 한 번, 늦으면 몇 년에 한 번씩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며 “그렇게 국내에 들어왔을 경우에 조사가 이뤄질 수 있어서, 1척의 화물선 역시 국내에 들어올 때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기 대문에 이 화물선 조사에 짧아도 수개월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나머지 한 척은 중국 국적의 선박이다. 이 선박은 앞으로 국내에 들어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경의 직접적인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경은 이 선박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를 통해 선박이 운반했던 기름의 성분에 대해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이번 사례 처럼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들이 해안으로 밀려온 사례들이 몇 차례 있었다. 모두 기름을 운반하던 선박에서 유출된 후 바닷물과 만나 굳으면서 해안으로 떠밀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2009년 충남 태안 해변에 이번에 발견된 흰색 덩어리와 유사한 덩어리들이 밀려온 바 있다. 당시 밀러온 덩어리의 정체는 ‘팜유’였다. 그 당시 8800톤급 마샬군도의 한 케미컬 선박이 태안 학암포 앞 바다 8마일 해상에서 불법으로 기름을 배출했고, 이 기름이 굳어 태안 학암포 앞바다로 떠밀려 왔었다.

당시 해경은 기름덩어리가 밀려온 것을 확인하고 해양오염방제요원 및 수사요원 등을 배치, 관내를 통행한 케미컬 선박 등을 확인했고, 그 결과 해당 선박의 불법행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태안 해안가에서는 약 700kg의 기름덩어리가 수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 2017년 8월 홍콩의 해변에서도 팜유 유출사건으로 비슷한 덩어리들이 해안으로 밀려왔었다. 그 당시 선박 전복으로 인해 팜유가 유출됐고, 이 팜유가 굳어 홍콩 해안까지 떠밀려 왔다. 이로 인해 10여곳이 넘는 홍콩의 해수욕장이 폐쇄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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