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서예에 생명 불어넣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해야”
“서예에 생명 불어넣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해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12.27 1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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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권상호 선생, 제주서예문화인 워크숍서 강조
27일 ‘창조에서 창작의 길을 찾다’ 주제로 강연
도정 권상호 선생이 27일 제주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도내 서예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도정 권상호 선생이 27일 제주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도내 서예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짓는 행위는 고귀하다. 뭔가를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종합예술인 건축도 짓는 행위이며, 집안의 밥 한 그룻도 짓는 행위에서 나온다. 세상에 널린 모든 예술 행위는 짓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할만큼 ‘짓다’라는 행위는 거룩하다.

서예가 도정 권상호 선생이 27일 제주에서 열린 2022년 제2회 제주서예문화인 워크숍 자리에서 ‘창조에서 창작의 길을 찾다’는 주제 강연을 하며 짓는 행위로서 서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은 (사)제주특별자치도서예문화연구원이 주최했고, (사)한국서가협회제주도지회가 후원한 가운데 제주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마련됐다.

도정 권상호 선생은 “문학이든 그림이든 예술품만 남는다. 그래서 인류 최고의 창의적 동사는 ‘짓다’이다”면서 서예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참석자들에게 던졌다.

그는 “창조는 신의 영역이지만 창작은 인간의 영역이다. ‘낙지자 불여 몰지자(樂之者 不如 沒之者)’다. 빠져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논어는 ‘아는 자(知之者)’ 위에 ‘좋아하는 자(好之者)’, ‘좋아하는 자’ 위에 ‘즐기는 자(樂之者)’가 있다고 했는데, 도정 선생은 한술 더 떠 ‘뭔가에 흠쩍 빠지는 이’가 될 것을 제주 도내 서예인들에게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예를 하는 이들에게 ‘자연을 닮아갈 것’도 주문했다.

도정 선생은 “신의 작품은 자연이며 인간의 작품은 예술이다. 자연은 곡선이며, 인간이 만든 것은 직선이다. 서예는 직(直)과 곡(曲)의 조화인데, 자연을 닮아가야 한다”며 “자연이 주는 영감을 예술로 승화시킬 때라야 그게 작품으로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예술 작품은 생명을 지녀야 한다. 그는 서예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할 것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예의 본질은 문자학이며, 현실은 운필법이다.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알고 써야 한다. 말은 생각과 느낌이 흐르는 강이요, 글은 생각과 느낌을 담는 바다이다. 그리고 이 말과 글의 가치는 뜻에서 나온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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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숲 2022-12-28 13:19:49
좋은 강연을 못 들어 아쉽네요~ 전시 관람에서 "걱정 없이 늙고 싶다" 라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 '오무 양로'를 새긴 낙관이 마음에 머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