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버스중앙차로 인도 폭 감소 없다던 제주도, 실제론 2m 이상 축소
버스중앙차로 인도 폭 감소 없다던 제주도, 실제론 2m 이상 축소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2.07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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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중앙차로제 설계도 확인 결과 인도 폭 감소
"인도 폭 줄어들지 않는다"던 제주도, 사실과 달라
제주도의회에서도 "버스만 바라본 정책" 질타
제주도가 제주시 서광로에서 추진하려는 버스중앙차로제 중 명신마을 버스정류장 설계도면의 한 부분. 중앙차로제 설치 이후 인도가 2.8m 축소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시 서광로에서 추진하려는 버스중앙차로제 중 명신마을 버스정류장 설계도면의 한 부분. 중앙차로제 설치 이후 인도가 2.7m 축소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시 서광로에 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하려는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버스중앙차로제 도입 후 보행자의 보행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인도 폭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왔지만, 실재로 중앙버스차로제가 도입될 경우 인도폭이 상당부분 축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앞서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신속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 중앙버스차로제 2단계 공사를 11월 말부터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 2단계 공사의 시작점이 현재 가로변차로제로 운영되는 광양사거리에서 연동입구까지의 서광로 3.1km 구간이다.

당시 제주도는 이 공사를 통해 인도에서 버스정류장이 사라지고 도로 중앙으로 옮겨가면서 보행자의 인도 보행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하지만 <미디어제주>가 서광로에서 이뤄지는 중앙버스차로제와 관련된 설계도면을 확인한 결과 버스정류장이 중앙으로 이동하더라도 일부 구간에서 인도가 최대 2m 이상 축소되는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인도와 차로 사이에 있던 화단도 대부분 사라지면서 사실상 도심 속 녹지공간이 줄어드는 결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광로 중 연동입구에서 오라오거리까지 이어지는 사이에 있는 명신마을 정류소 부근에서는 보도가 최소 0.1m에서 최대 2.8m까지 축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명신마을 정류소 부근 일부 구간에서 현재 화단을 포함해 5.8m의 폭을 가지고 있는 인도 구간이 중앙버스차로제 도입 이후 3m로 축소된다. 이는 한방향에서만 국한되는 내용이다. 같은 구간의 반대편 인도는 현재 4.7m의 폭을 갖고 있지만 공사가 완료되면 이 역시 3m 폭으로 1.7m 줄어든다. 양 방향을 다 합칠 경우 무려 화단을 포함한 인도가 4.5m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 외 오라오거리에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사이에 있는 동산교 버스 정류장과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는 구간에 따라 인도가 0.4m에서 최대 1.9m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도 폭 축소가 미미한 곳이더라도 기존에 있던 화단이 사라지면서 인도와 차도의 완충 녹지지대가 없어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병원 버스정류장에서도 화단이 사라지는 것에 더해 인도폭이 최대 2.2m까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으며 용천마을 버스정류장에서는 인도폭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지만 기존에 있던 화단이 모두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사거리 정류소의 경우도 화단이 모두 사라졌다.

특정 구간에서 한 방향 기준 2m 이상 인도폭이 줄어들면서, 제주도가 당초 말했던 보행자의 보행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이 실질적으로 나타날지 물음표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상헌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와 같은 설계에도 불구하고 “인도폭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제시돼 있는 설계도와 상반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이 국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제주도의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 제411회 정례회 제2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를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심사 했다. 이 자리에서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이 이 국장을 상대로 중앙버스차로제에 대해 질의했다.

양 의원은 “이상헌 국장이 예전에 환경도시위원회 질의 답변 과정에서, 중앙차로를 인도 등을 줄이지 않고 설치 가능하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이 국장은 “인도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아울러 기존에 정류장에 있었던 것을 가운데로 옮기기 오히려 보행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내놨다.

양 의원은 이 국장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설계 도면을 보면 인도가 대폭 줄어드는데, 왜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는것인가”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설계도면을 한 장만 열어봐도 알 수 있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답변할 수 있는지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외에도 “설계도면을 보면 알겠지만, 각 정류장을 설치하는 모든 곳에 가로수와 인도, 그리고 자전거 도로 등이 대푹 줄어든다”며 “도보와 자전거 등이 함께 어우러져서 이용이 돼야 하는데, 오로지 버스만을 바라보면서 단편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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