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9:27 (금)
"용천동굴 본류 은폐 의혹, 진실을 밝히자" 증언 나선 월정리 주민들
"용천동굴 본류 은폐 의혹, 진실을 밝히자" 증언 나선 월정리 주민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10.18 17: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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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용천동굴과 관련한 의혹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이 새롭게 발견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온 가운데, 월정리 주민들이 증언을 하고 나선 것.

시민단체 제주진실탐사대는 10월 18일 오후 1시 30분,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된다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옆 공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정리 주민 증언을 소개했다.

앞서 제주진실탐사대는 지난 10월 6일 월정리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동굴 존재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에 대한 근거를 알린 바 있다. 신규동굴 추정 지점에 지반이 무너져 있는 등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관련기사: 하수처리장 때문에 용천동굴 은폐? "월정리 무너진 지반, 신규 동굴 가능성"

이어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월정리 주민 3명이 관련 증언을 말했다. 또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연구소장도 지질 전문가로서 견해를 덧붙였다. 각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고권호

"2006년 용천동굴 발견 이후, 제주도는 용천동굴 외곽을 표시하는 돌담 쌓기 작업을 실시한다. 나는 당시 돌담을 쌓는 작업을 맡았고, 돌담 설계도면을 유심히 봤기에 똑똑히 기억한다. 설계도면 상에서 용천동굴은 동부하수처리장 부지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지금 하수처리장 바로 옆에 있는 공터 부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담당자가 설계도면을 무시하고, 다른 방향으로 돌담을 쌓으라고 했다. 나는 설계도면대로 돌담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나를 해고했다.

나는 제주도가 동부하수처리장 때문에 동굴의 진짜 위치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도는 주민들과 함께 월정리 동굴이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 지 조사해야 한다.

제주도가 주장하는 용천동굴의 유로를 보면, 동굴 위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건물이 존재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건물은 용천동굴이 발견되기 이전에 지어졌다. 만약 정말 이곳에 동굴이 있다면, 준공 당시 용천동굴이 발견되었을 것이다. 또 용천동굴 하류 800m 구간에는 천년호수가 있기 때문에, 용천수가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결국 이곳은 용천동굴의 진짜 위치가 아니라는 거다."

강순석: 동부하수처리장 때문에 용천동굴의 본류 위치를 속인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현재 용천동굴과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당처물동굴, 남지미동굴은 용천동굴의 가지굴인데, 마치 이곳에 본류가 함께 있는 것처럼 속인 것 같다. 본류의 실제 위치는 하수처리장 부지 밑일 수 있다.


2. 정신길

"동부하수처리장 부지 아래에 철탑을 지을 때, 물이 엄청나게 지하에서 쏟아져 나왔다. 바닷물인가 해서 찍어 먹어봤는데, 단물(민물)이었다. 물이 계속, 너무 많이 나와서 철탑을 세우기 전, 시멘트를 바르고 메우는 것을 목격했다."

강순석: 용천동굴 하류 800미터는 호수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이 수중조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주민 증언대로 물이 쏟아져 나온 철탑 아래에는 용천동굴 본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3. 부형율

"만장굴에서 만장굴사거리까지 부근에는 동굴의 유로와 위치, 표지판이 엄청나게 잘 표시되어 있다. 여길 지나가는 사람은 동굴이 어디에 있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월정리 마을 쪽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이 표지판이 싹 없어진다. 동굴 위치를 표시하는 표식도 갑자기 사라진다. 이유가 뭘까. 용천동굴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월정리 해안까지 이어지는 동굴의 위치를 표시해 놓았어야 하는데. 왜 표시하지 않고 있나. 제주도는 무엇을 숨기고 싶은 건가."

강순석: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 부근 조사를 다 했고, 신규 동굴이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실제 마을 주민들이 증언하는, 동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대한 조사 내용은 보고서에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조사를 실제 다 해놓고 은폐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만장굴사거리에서 월정리 해안까지 용천동굴 본류는 거의 직선상으로 흘렀을 확률이 높다. 용천동굴 본류의 끝은 하수처리장 부지 아래를 지나고 있을 것 같다.

자연 현상은 숨길 수 없다.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 제주세계유산본부가 솔직히 시인하고, 그 다음 하수처리장 안건 논의를 하는 것이 합당하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을 기존(하루 1만2000톤)보다 2배(하루 2만4000톤)까지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2017년, 2020년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문화재청을 통해 받았는데, 주민들의 문제 제기로 공사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러자 돌연 공사업체가 올해 6월경 주민을 대상으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0월 17일에는 주민들이 제주도를 상대로 공사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시위 1회당 500만원 배상? "제주도는 주민 협박 멈추고, 동부하수처리장 위법성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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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현 2022-10-18 21:27:58
2009년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주변 추가동굴 조사했다고 하면서 추가동굴이 없다고 밝힘, 남지미동굴 추가조사해서 250m 길이 알아내고 연장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추가동굴이 없다는 건 뭐지? 동부하수처리장 쪽으로 갔으니 미지정 상태로 ~ 이젠 남지미동굴 이름도 사라져 당처물동굴 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그럼 당처물동굴이 360m, 그 길이가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데 없어요.
완전 사기치고 있는 제주도와 문화재청, 한심하다. 양심 좀 가져라!!@

김승일 2022-10-18 17:48:47
인근 밭에서 땅거짐으로 용암흐른 흔적도 보인다는데 2009년 정밀탐사했으니 탐사할 필요가 없다는것 자체가 탐사했다 동굴이 발견되면 하수처리장 철거해야 될까봐 일부러 외면해 버리는것 같아요.
2009년 정밀탐사 당시에도 하수처리장 쪽으로는 탐사 안할려고 했다는 마을 주민들 증언도 있었습니다.
땅속 동굴의 진실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것도 다 하수처리장이 있기 때문일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