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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도 언급 수족관 남방큰돌고래, 마지막 '비봉이'도 바다로
우영우도 언급 수족관 남방큰돌고래, 마지막 '비봉이'도 바다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8.0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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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이, 4일부터 대정읍 바다에서 야생적응 훈련 돌입
방류 이후 1년 동안 GPS 추적 ... 등지느러미에 8번 번호도
지난 7월17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들.
지난 7월17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내 수족관에 갇혀 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간다. 야생적응을 위한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제주도는 도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관련기관,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4일 오전 10시경 서귀포시 대정읍 해역에서 해양 방류를 위한 야생적응 훈련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제주 연안에서 120여 마리가 관찰되는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으며,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이 8마리 중 처음으로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는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였다.

이 중 제돌이는 2007년 제주도 연안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였다. 하지만 2년 후인 2009년 제주바다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 후 과천의 서울대공원 수족관에서 다시 모습을 보였다. 어부의 그물에 걸린 돌고래가 서울대공원까지 흘러들어간 것이다. 제돌이는 이후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에 동원되다 여론에 힘입어 2013년 다른 남방큰돌고래인 ‘춘삼이’ 및 '삼팔이'와 함께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2009년에 불법포획돼 서울대공원에 머물던 남방큰돌고래다. 2015년 제주 바다에 방류됐다. 2017년에는 역시 서울대공원에 있던 '금등이'와 '대포'가 고향인 제주바다에 방류, 다시 헤엄치기 시작했다.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 이후 마지막으로 수족관에 남아 있던 돌고래가 제주 퍼시픽랜드(현 호반 퍼시픽리솜)에 있던 ‘비봉이’였다.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활동 중 혼획됐으며 이후 공연 및 전시 등의 목적으로 퍼시픽랜드에서 관리됐다. 

호반 퍼시픽리솜에서 지내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호반 퍼시픽리솜에서 지내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지금까지 방류됐던 남방큰돌고래 중 춘삼이와 복순이, 삼팔이 등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의 언급으로 인해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관심도 또한 상승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해양방류를 위해 해양수산부, ㈜호반호텔앤리조트,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 제주대학교 등 총 5개 기관 및 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방류 협의체’와 ‘기술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달 5일에는 해양방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 방류 세부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비봉이’는 퍼시픽랜드의 수조를 벗어나 앞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해역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 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비봉이 해양방류는 ▲방류가능성 진단 및 방류계획 수립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 ▲가두리 설치 및 이송 ▲가두리 내 야생적응 훈련 ▲방류 및 사후 모니터링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인 비봉이의 방류가능성이 이미 확인됐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통한 건강상태 등에 대한 진단 및 평가가 이뤄졌고, 그 결과 해양방류가 충분히 가능한 상태임이 확인됐다.

두 번째 단계인 사육수조 내 훈련 단계는 야생 적응을 위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고 살아있는 먹이(활어) 적응 및 사냥기술 습득을 위한 훈련을 실시하는 단계다. 비봉이는 이 훈련 역시 마친 상태다. 살아있는 상태로 제공된 먹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로 이송해 비봉이가 해양방류 이후 야생돌고래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생존할 수 있도록 가두리 내에서 야생 환경 적응 훈련과 함께 야생 돌고래 무리와의 접촉 및 교감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단계별 훈련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후 최종 방류하게 된다.

방류 이후에는 비봉이의 위치추적 및 행동특성 파악을 위해 GPS 위치추적장치를 부착, 향후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한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도록 등지느러미에 인식번호 8번 표식을 하게 된다.

아울러 해양수산부에서 야생적응 훈련 과정에서 비봉이의 해양방류가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보호 및 관리를 위한 대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강석찬 제주도 해양산업과장은 “비봉이가 성공적으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참여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방류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남방큰돌고래 자연 방류를 계기로 제주 연안의 해양생태계 관리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앞으로 수족관에서 전시 등을 목적으로 고래류를 신규로 보유하는 것을 금지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수족관 설립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해양동물의 안전을 위한 규정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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