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제주도, 관련 예산안 의회 심사 중인데 생활지원금 지급 공고?
제주도, 관련 예산안 의회 심사 중인데 생활지원금 지급 공고?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2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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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전도민 대상 지원금 신청 8월1일부터 받기 시작
제주도의회서 "지급 수단 고민해달라" 주문 나온 당일 공고
예산안 제주도의회 예결위서 다뤄지기도 전
제주도의회 전경.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전경.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에서 관련 예산안이 통과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주도가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긴급생활지원급 지급 신청 공고를 내놨다.

더욱이 제주도의회 상임위 심사에서 “생활지원금 현금 지급을 고려하라”라는 지적이 나온 당일 제주지역화폐인 ‘탐나는전’으로만 지급하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사실상 제주도의회의 의견을 무시한 형국이다. 

제주도는 지난 25일 올해 코로나19 재난긴급생활지원금 지급계획을 제주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이에 따르면 도는 이달 15일 기준 제주도내 주소지를 둔 내국인과 제주도에 등록하고 체류 중인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을 탐나는전으로 지급한다.

이에 대한 신청은 8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받는다. 8월1일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고 8일부터는 읍면동 방문신청을 받는다. 읍면동 방문 신청은 신청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요일제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성인의 경우 2003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이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받는다. 미성년 자녀는 세대주 명의로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와 관련된 예산은 아직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예산안이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급 공고를 낸 것이다.

더욱이 지난 25일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재난지원금의 현금지급 역시 고려해달라는 의원들의 주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탐나는전’ 지급 내용을 담은 공고를 냈다.

지난 25일 행자위에서는 이정엽 의원(국민의힘, 대륜동)이 “탐나는전의 지급 취지는 있겠지만 현 상황이 힘들어 공과금을 내야하는 분들도 있고, 대출 이자 등을 내야하는 분들도 있다. 탐나는전으로 고정하는 것보다는 탐나는전과 현금 중 선택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중환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이미 취약계층에는 국비로 현금 100만원 정도의 지원이 이뤄졌고, 이 부분을 감안해 탐나는전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하자 이 의원은 “그래도 어려운 분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이 간과하지 말아야할 부분이 있다.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덕면) 역시 “탐나는전은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며 “물건을 사거나 식당에서 사용하거나 하는 등 소비성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현금이 필요한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다른 지급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도 “어르신들의 경우 모바일 이용이 익숙하지 않아 탐나는전 사용에 어려움이 많다”며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들이 나온 당일 제주도가 ‘탐나는전’으로만 지원금을 지급하는 공고를 내면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형국을 만들고 말았다.

제주도의 이번 공고는 지난 8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지원금 예산 등이 담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의 처리를 큰 틀에서 합의한 것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합의를 토대로 지급시기를 조금이라도 더 앞당기기 위해 공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관련 부서에서도 이번 공고를 내기 전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일찍 도민들에게 지원급을 지급하고자 도의회 예산안이 통과되기 전에 공고를 내게 됐다. 향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달라진다면 추가 공고를 통해 변경된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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