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23 (금)
김광수호 출범하자마자 일제고사 부활 ‘암초’
김광수호 출범하자마자 일제고사 부활 ‘암초’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07.1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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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제주지부·제주교사노조, 11일 성명서
“일제고사 악몽 떠올리게 한다”며 철회 촉구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일제식 시험 부활을 내건 ‘김광수호’가 시작부터 강한 암초를 만났다.

발단은 지난 7일이다. 이날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활동 종료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내년부터 초등학교 4~6학년 대상 중간·기말고사 부활을 제시했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교사노동조합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두 교육단체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시험으로 줄세우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초등 대상 중간·기말고사 부활 철회도 요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3월에 학교별로 기초학력 진단을 위한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겠다는 것은 결국 시험 경쟁으로 학력을 높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사실상 초등 일제고사 부활의 전조이다. 과거 시행됐던 일제고사는 이미 부작용이 확인돼 박근혜 정부 시절 폐지됐다”며 한물간 시험형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기초학력 보장은 ‘진단’이 아니라 ‘지원’이 핵심이다. 진단에 초점을 둔 평가 확대는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답이 될 수 없다.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은 선다형 문제 풀이에 능숙한 학생이 아니다. ‘지원’은 없고 ‘진단’만 넘쳐났던 과거 일제고사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7일 김광수교육감직 인수위 기자회견 모습.
사진은 지난 7일 김광수교육감직 인수위 기자회견 모습.

전교조 제주지부는 또 “제주 초등학교는 시험을 통한 일률적인 평가보다 과정중심 평가를 강조하며 교사·학교의 자체도구 활용, 정성적 평가를 통한 진단의 다양화를 강조해왔다”며 “교육감이 바뀌자마자 또다시 과거의 일제고사식 평가를 들고나온 점에서 과연 교육적 가치를 고민한 것인지 의문이다”며 우려를 전했다.

제주지부는 이와함께 “앞으로 교육자치는 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인수위 발표는 교육자치 시대의 학교별 상황은 무시하는 처사이다. 진단 위주의 중간·기말고사 부활 발표를 철회하고 온전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더 힘써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주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서에서 “일제식 고사인 중간, 기말 고사 형태가 학력을 신장한다는 단편적인 정책은 전세계적 교육 추세에 완전히 반대되는 형태이다. 학생의 개인적인 성장과 개성, 흥미, 관심을 완전히 배제한 정책이다. 이는 교육방식의 10년의 퇴보이다”며 “일제식 시험이 학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교사노조는 “일제식 시험은 피드백의 기능이 아닌 줄세우기와 결과 중심의 평가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조장하고 결국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인기에 영합하여 일부 학부모가 원한다는 이유로 일제 평가를 도입한다면 이는 엄청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다”면서 “교육은 실험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시민으로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은 결코 중간고사 기말고사로 만들어질 수 없다. 오히려 현재의 문제를 악화시키고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곳이 된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제주교사노조는 “창의와 능력 개발로 가득해야 할 청소년기는 단지 시험의 노예가 되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지금 현실이다. 이런 교육을 초등학교까지 적용하자는 말은 이제 제주도교육감이 교육을 포기한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학교현장과 소통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주교사노조는 “초등 아이들의 꿈과 인성을 짓밟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부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 일제고사 부활로 인한 초등 교육의 파탄에 대해 김광수 교육감은 명백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밝혀 둔다”고 성명서에서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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