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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마을 세화리, ‘카름스테이’ 거점 마을로 뜬다
제주 동쪽마을 세화리, ‘카름스테이’ 거점 마을로 뜬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6.17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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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리모델링 ‘질그랭이센터’, 공유오피스‧숙박시설 갖추고 새 출발
마을협동조합의 새로운 실험 … 해녀투어‧스탬프 찍기 등 소소한 체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질그랭이 거점 센터. ⓒ미디어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질그랭이 거점 센터.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동부지역 중에서도 당근 주산지로 유명한 구좌읍 세화리가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카름스테이’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카름스테이’는 지난해말 제주관광공사가 첫 선을 보인 제주의 통합 마을여행 브랜드로, ‘작은 마을’을 뜻하는 제주어 ‘카름’과 ‘머물다(Stay)’는 뜻의 영어 단어를 결합해 만든 브랜드다.

북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제주 마을에 머무르면서 자연 경관과 액티비티 활동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여행 수요자들을 위함 맞춤형 여행인 셈이다.

지난 14일 찾아간 질그랭이거점센터는 도내 ‘카름스테이’의 거점 마을 중 한 곳인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08년 준공된 이 건물은 애초 세화리 소우 종합복지타운 건물이었다가 지난 2015년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국비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지금의 거점센터로 재탄생했다.

결혼식 피로연장으로 쓰이던 1층 공간에는 세화리사무소와 마을협동조합, 구좌주민여행사 사무실이 들어섰다.

또 예식장이었던 2층은 구좌읍 일대의 특산품인 당근을 활용해 당근주스와 케이크, 감자빵, 지역 농산물과 친환경 용품을 판매하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또 3층과 4층은 공유 오피스와 숙박시설을 갖춰놓고 최근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워케이션’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4개의 객실은 각각 ‘아도록한(아늑한)’ 방(1인실), ‘돌랑돌랑(두근두근)’ 방(2인실) 외에도 ‘지꺼진(신나는, 즐거운)’ 방, ‘팰롱팰롱(반짝반작)’ 방이라는 제주어 명칭으로 불려진다.

2층 카페 명칭 ‘477+’는 최초 세화마을협동조합을 구성할 당시 조합원으로 참여한 477명이 마을 공동체를 위해 함께 뜻을 모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때 조합원 수가 500명을 넘었다가 지금은 495명으로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마을협동조합 중에서는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질그랭이센터’에는 초대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8년째 세화리장을 맡고 있는 부지성 이장의 세심한 마음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지난해 말 이 곳을 찾은 포털기업 개발자로부터 공유 오피스 조성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3층 공간을 공유 오피스로 조성하게 된 것도 청년들을 위해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곳에 머물면서 일도 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고 간다면 마을 홍보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세화마을협동조합의 양군모 마을PD가 질그랭이센터 운영과 마을 체험관광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세화마을협동조합의 양군모 마을PD가 질그랭이센터 운영과 마을 체험관광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세화마을협동조합의 양군모 PD는 “이 공간을 만든 후에도 3개월 동안 마을 내 중‧고생만 오다가 최근 들어 ‘워케이션’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이용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이장님께서 일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직까지는 이용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을 위해 세금을 받아서 조성된 공간인데, 지금보다 더 장사가 잘 되면 안 된다는 부 이장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라고 한다.

이 질그랭이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여행객들에게 해녀투어, 다랑쉬 둘레길 걷기, 스탬프 투어 등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제주에서 멋진 추억을 안고 갈 수 있도록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에게 성과가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양 PD에 따르면 워케이션 프로그램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경우 업무 공간과 숙소를 분리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4박5일 일정으로 제주에 와서 질그랭이 거점센터에 머물고 있다는 정성훈(34) 씨는 “일하다가 창밖으로 바다를 보면서 리프레시도 되고, 쉴 때는 스탬프 투어도 다니고 있다”면서 “마치 관광 온 것 같은 느낌도 나면서 업무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협동조합이 직접 마을관광 브랜드인 ‘카름스테이’와 워케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실험을 통해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 풍광을 간직한 세화리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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