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조사 통한 의도적 훼손 여부 확인 등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최근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이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제주도가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제주도는 천연기념물인 서귀포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군락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서귀포시 서귀동 및 법환동에 있는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은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된 곳이다. 아울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국립공원 엄정보호지역으로 지정돼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지난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문섬 일대에서 잠수함 운항에 따른 암반훼손을 폭넓게 확인했다”며 “잠수함 운항을 위한 인위적인 불법 현상변경도 의심된다.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 외에 “잠수함 운항구간의 산호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산호 군락의 훼손 우려도 나타냈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가 이뤄짐에 따라 문화재청 및 녹색연합과 협의를 거쳐 민관합동 현장 조사에 착수, 사실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잠수항 운항 과정에서 강한 조류에 잠수함이 밀릴 경우 문섬 수중 암반과 일부 접촉하는 경우가 있고, 수심 20m 지점 중간 기착지가 2000년 이전 형성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정밀 조사를 통해 의도적 훼손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변덕승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6~7월경 민간합동 현장 조사 후 보존관리 방안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구역에서 관광잠수함 사업을 운영해온 주식회사 대국해저관광은 녹색연합의 지적에 대해 8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중생태계의 변화를 감시하며 제주바다 보호에 힘쓰고 있다”며 환경훼손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간혹 문섬 인근바다의 강한 조류로 인해 암반에 긁힘이 발생하지만 잠수정으로 인해 암반이 무너졌다는 것은 과도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