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의 막이 올랐다. '주민자치'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현실에서, 시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투표에 임하고 있나. 이도이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을 만났다.

이도이동 제3투표소에서 1호로 투표한 주민 A씨(여, 익명 요구)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더덕 농사를 짓고 있다.

이에 A씨는 제주의 농업을 위해 힘쓰는 이를 도지사, 국회의원(보궐선거, 제주시 을 지역)으로 뽑겠노라 밝혔다.

감귤 등 익히 알려진 특정 제주 농산물을 제외한, 기타 다른 농작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A씨는 택배 물류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말하기도 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섬 지역에 부과되는 추가배송비의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A씨는 도민이 부담하는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도지사와 국회의원 등이 적극 노력해야한다 밝히고 있다.

"일을 잘 못하는 도지사를 뽑겠다"며 의아한 발언을 한 주민도 있었다.

이도이동 주민 B씨(남, 익명 요구)는 “정치인들이 후보자 시절 언급한 공약들을 막상 당선이 된 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차라리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공약을 하지 않는 사람, 공수표를 남발하지 않는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 B씨는 이것이 "일을 잘 못하는 도지사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공수표를 남발하며 시민에게 거짓 희망을 품게 하는 정치인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보였다.

B씨는 이것이 “초등학교 반장선거와 같다”며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B씨에 따르면 그의 손주는 올해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출마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른 반장 후보들의 공약을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B씨는 “뜬구름 잡는 듯한, 돈을 마구 써야만 가능한 공약을 반장 후보들이 내세웠다는 이야기를 손자에게 들었다”며 “손자는 그런 공약은 도저히 내세울 수 없다 생각해 반장선거에 나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B씨는 이 같은 현상이 지방선거에서도 매년 벌어지고 있다 말한다. 정치인은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 후 이를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B씨는 “정치인들은 늘 예산이 없어서 공약 이행을 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예산’ 문제로 공약 이행 불가를 논했을 때, 그를 믿고 한 표를 행사한 시민은 무력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지 않을까.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려 애쓰는 정치인도 분명 있을 터인데.

이에 대해 묻자 B씨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사실 죽지 못해 투표하러 왔다, 그런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한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확진된 유권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는 주민등록 주소지 상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할 수 있으며,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김은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