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22:34 (목)
무릎 통증에 소리까지? 젊은 무릎 위협하는 ‘연골연화증’ 주의
무릎 통증에 소리까지? 젊은 무릎 위협하는 ‘연골연화증’ 주의
  • 김성찬
  • 승인 2022.05.26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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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의 무릎클리닉]<3>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자영업자 A씨. 언제부턴가 걸을 때 무릎이 시리고 뻐근한 것은 물론, 계단을 오르려면 무릎을 잡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느껴져 정형외과를 찾았고, ‘연골연화증’ 진단을 받았다. 평소 장시간 서 있는 것, 최근 체중이 늘어난 것, 체중 감량을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것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질환일 수 있다는데, 젊은 나이에 무릎 질환을 진단받게 된 A씨는 치료가 가능할지 걱정이 크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무릎에 시큰거리고 시린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 뚝 하는 소리나 뽀득하고 눈을 밟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연골연화증입니다. 다른 말로는 무릎전방통증증후군 또는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이름은 조금 생소하지만, 2020년 한 해 연골연화증 환자가 약 9만 명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 중 20대가 전체의 2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여성환자 수가 남성보다 약 15% 정도 더 많아 젊은 여성들이 주의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무릎 앞쪽으로 동그랗게 만져지는 슬개골과 허벅지 뼈인 대퇴골이 만나는 관절에는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고 완충작용도 하는 연골이 있습니다. 이 연골 부위에 심한 자극과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연골이 손상을 입어 탄력이 떨어지고 물렁해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무릎 관절에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고, 충격이 누적되다 보면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통증이 느껴지고 관절에서 소리가 나다가, 점차 진행되면 움직임이 없을 때도 시큰거리거나 무릎 주변이 부은 것이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평소 통증이 있고 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환자가 무릎 부위에 외상을 입은 과거력이 없고, 슬개골을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X-ray 촬영을 실시합니다. 연골연화증 환자는 X-ray 결과상 슬개골 위치가 바깥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진과 검사 결과를 고려해 연골연화증으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연골연화증으로 진단되면 우선 통증을 덜어 줄 수 있는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실시합니다. 또 연골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주사제를 관절 내에 주입하는 주사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를 제거하고 관절면을 고르게 만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 주사치료와 함께 대퇴사두근의 힘을 길러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덜어주고, 평소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무릎 관절에 지나친 하중이 가해져서 슬개골을 압박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연골연화증의 예방은 물론 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무릎을 굽혀 쪼그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는 물론, A씨처럼 장시간 다리를 쭉 펴고 서 있는 것도 슬개골에 압박을 주는 자세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신는 굽이 높은 구두는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해 무릎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체중 증가도 주의해야 합니다. 체중이 1kg 증가할 때 무릎에 더해지는 하중은 약 3kg~5kg으로 몇 배나 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비만한 경우 무릎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체중 조절을 하겠다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등산이나 계단 오르내리기처럼 무릎에 부담이 큰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영 등 관절 부담이 비교적 적은 운동을 권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코로나의 유행으로 운동량이 줄고 체중은 늘어나면서, 이전에 없던 무릎 통증이 나타난 젊은 환자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젊은 나이라 간헐적인 무릎 통증이 질환일 것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연골연화증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고, 손상의 정도는 점차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혹시 무릎의 통증이 지속되고 뚝-, 딱-하는 관절의 파열음이 들린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김성찬의 무릎클리닉

김성찬 칼럼니스트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제주대학교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슬관절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스포츠의학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임상 자문의
現 한국병원 관절척추센터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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