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강행 시도, 주민 반대로 무산... "불법 공사 안 돼"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강행 시도, 주민 반대로 무산... "불법 공사 안 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5.26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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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월정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26일 강행될 것으로 예고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당분간 공사차량 진입 시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정리 해녀, 마을회 등 지역 주민들은 오전 8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앞에 모여 공사 저지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공사 차량은 오전 8시 2분경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앞에 도착, 주민과 마주했다. 주민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허가는 유네스코 국제협약과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며 “공사 무효”를 계속 외쳤고, 오전 8시 20분경 공사 차량은 진입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5월 26일 오전 8시부터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강행 저지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주민들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의 위법성을 주로 지적했다.

제주도는 앞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시설공사 시행을 위해 주변 천연기념물 문화재 동굴에 대한 현상변경허가를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 당처물동굴에 대한 현상변경허가다. (아래 사진 참고)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을 위해 인근 문화재현상변경 허가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nbsp;<br>(자료=한준호 국회의원실 제공)
원희룡 전 지사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을 위해 당처물동굴 문화재현상변경 허가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이때 용천동굴에 대한 현상변경 허가는 받지 않았다. (사진=한준호 국회의원실 제공)

문제는 용천동굴에 대한 현상변경허가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수처리장 부지와 용천동굴 국가지정문화재 경계면과의 거리는 115m 전후. 당처물동굴보다 수백미터 이상 가깝지만, 제주도정은 어째서인지 용천동굴에 대한 현상변경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에 월정리 주민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시설공사가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업예정지에서 가까운 용천동굴 훼손이 우려되지만, 이를 무시한 채,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란 선이 용천동굴 국가지정문화재 경계구역과의 거리.
빨간 선은 제주도정이 현상변경허가를 받은 당처물동굴과의 거리.
육안으로 보아도 제주동부하수처리장과의 거리는 용천동굴이 더 가깝다.

이 같은 주민 지적에 대해 행정은 어떤 입장일까.

<미디어제주>가 여러 차례 질의할 때마다, 행정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26일 집회 현장에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에게 재차 질의했지만, 답은 같았다. 현상변경허가는 '당처물동굴'로 받았지만, “당처물동굴 현상변경허가서에 대한 심의 당시,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전반을 살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두고 “행정이 법과 절차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한다. 행정의 해명대로 인근 용암동굴계 전반에 대한 현상변경심의가 이뤄졌다면, 절차대로 용천동굴 현상변경허가를 별도로 받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민들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진행되면, 용천동굴 등 주변 동굴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명확한 대책 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면, 세계자연유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협약을 위반 및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항”이라 강조하고 있다.

5월 26일 오전 8시부터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강행 저지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월정리 김창현 이장이 공사차량과 대치하는 모습.

한편, 26일 집회 현장에서 만난 공사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당분간 공사 강행 계획은 없다. 다만, 공사 진행 불가로 입은 업체의 손해는 법적 책임자에게 따져 물을 계획이다. 이 책임자가 제주도정이 될 것인지, 혹은 마을 주민이 될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이에 대해 김은아 용천동굴하류등재전국서명운동위원장은 “제주도는 이미 한 차례 월정리 주민 모르게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진행한 바 있다”며 “지금 이 사태는 제주도에 책임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가 난개발의 책임을 힘없는 주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하수처리장이 늘어나야 하는 현 제주의 상황을 월정리 책임으로 미루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월정리 주민들은 아름다운 월정리 바다와 세계자연유산 동굴을 지키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정리 마을의 김창현 이장도 같은 의견이다.

김 이장은 “우리는 아름다운 마을에서 살고 싶다, 월정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마을로 지정된 아름다운 마을”이라며, “3대 지질공원도 월정리에서 시작됐다. 이처럼 아름다운 월정을 못살게 굴지 말아달라” 호소했다.

5월 26일 오전 8시부터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강행 저지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진입 중인 공사차량과 대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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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2022-05-27 07:02:56
세계적 희귀 용천동굴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등재시 용천동굴 때문에 지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고선 그 이상하게 지정해논 보호구역내 하수처리장을 2배 증설하겠다고 참. 일일 처리량 2만4천톤은 4톤 중형트럭으로 6천대분 분뇨하수를 분쇄하고 화공약품어 섞어 정화처리하고 그 어마어마한 정화수는 바다로 흘려보내는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