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인근, 새로운 동굴 존재 가능성 높아
월정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인근, 새로운 동굴 존재 가능성 높아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5.24 21: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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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세계자연유산의 위기5.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존재하는 월정리 지역, '투물러스 구조' 발달해
용천동굴 하류 갈수록 넓어져... "가지굴 등 신규 동굴 존재 근거 된다"
월정리 앞바다 전경. 지면이 들리며 갈라져 있는 돌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투물러스 구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월정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이 오는 26일 강행 예고된 가운데, 사업 예정지 주변에 새로운 동굴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디어제주>가 용천동굴하류등재전국서명운동위원회,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월정리마을회,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 측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월정 지역은 전역에 투물러스 구조가 발달한 곳이다. 이에 인근 새로운 동굴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관련한 주민 증언도 나오고 있다.

우선 월정리 지역에 발달된 투물러스란, 내부에 있는 용암이 지층을 들어올리며 만들어지는 지형이다.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은 “투물러스 구조는 용암 분출로 인해 만들어진 매우 독특한 지형”이라고 설명한다. “용암이 흘러간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지형”이라는 것이다.

또 강 소장에 의하면, 월정리 지역은 제주 전역에서 손꼽힐 정도로 투물러스 구조가 발달해 있다. 익히 알려진 월정리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 주변은 물론, 동굴과 수백 미터 떨어진 있는 밭, 해안가 등에서도 투물러스 구조는 쉬이 발견된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다.

월정리 바닷가 전경. 투물러스 구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적도상 동굴이 아닌, 밭 주변의 모습. 고저가 분명해 투물러스 구조가 명확히 드러난다.

투물러스 구조가 폭 넓게 분포해 있는 월정리 지역. 이는 과거 월정 지역에 용암이 폭 넓게, 여러 갈래로 흘렀음을 의미한다.

용암이 땅 밑으로 흐른 뒤, 남는 것은 '빈 공간', 즉 ‘동굴’이다. 따라서 월정 지역에는 우리가 모르는 동굴이 지하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흘러간 용암의 규모와 해당 지역의 지질 등에 따라 동굴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거문오름에서부터 출발한 동굴이 월정리 해안까지 이어지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따르면, 월정 지역에선 이미 다수의 동굴이 발견된 바 있다.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남지미동굴 모두 월정리에서 발견된 동굴들이다.

이들은 발견 시점이 제각기 달라 처음에는 개별 동굴로 구분되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조사에서 모두 용천동굴의 가지굴인 것으로 판명됐으며, 현재는 하나의 동굴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강 소장은 “용암이 흐른 흔적과 투물러스 구조를 보면, 용천동굴 외에도 주변 가지굴이 다수 분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한다. 용천동굴 옆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주변 또한, 우리가 모르는 동굴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기자가 처음 제기한 것이 아니다. 2009년 남지미동굴이 발견되었을 당시 이미 제기된 내용이다. 아래 <연합뉴스> 기사를 참고하자. (현재 남지미동굴은 당처물동굴2로 불리고 있다. 당처물동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실이 드러나, 당처물동굴의 연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용천동굴은 이들의 본류가 되는 동굴이지만, 당처물과 구분되어 불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제주는 용암동굴의 '세계적 '보고' 재확인'(2009.9.16.) 중 일부 발췌.
연합뉴스 기사 '제주는 용암동굴의 '세계적 '보고' 재확인'(2009.9.16.) 중 일부 발췌.

또 강 소장은 용천동굴의 전체 폭을 보면, 하류 지역의 폭이 상류 쪽보다 두 배 이상 넓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하류 지역(바다 쪽)으로 갈수록 동굴의 폭이 넓어진다는 사실은, 새로운 동굴의 존재 가능성에 근거를 더하고 있다.

강 소장은 월정 지역의 지형적 특성을 보며, “용암이 여러 갈래로 흘러내려오다 하류 지역에서 만나 규모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해석했다. 그렇지 않다면, 동굴의 폭이 유난히 하류 지역에서 넓게 퍼지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있다. 아래 사진은 2009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가 발간한 ‘제주 용천동굴 수중문화재 지표조사 및 정밀조사 최종보고서’에서 발췌했다. 당시 제주도는 (재)동방문화재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수중탐사로 용천동굴 내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용천동굴이 하류 지역(폭 15~20m)이 상류 지역(폭 10m 내외)보다 폭이 2배 이상 넓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2009년 발간된 보고서에 따른 용천동굴 수중조사 구역도 모습. 사진에서 A구간이 동굴의 상류 지역이며, H구간이 바다와 가까운 하류 지역이다. 

여기까지 정리해보자. 월정리 지역에는 용암이 흐른 흔적, 투물러스 구조가 곳곳에 가득해 있다. 또 월정리 용천동굴의 폭은 하류 지역(바닷가 쪽)으로 갈수록 더 넓어지는 구조다. 이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른 동굴이 월정리 지역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월정 주민들의 증언도 있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옆 철탑을 세웠던 때. 당시 철탑을 세우기 위해 뚫은 구멍에서 유난히 물이 많이 쏟아져 나왔단다. 얼마나 많이 쏟아졌던지, 물이 멈추지 않아 간이 물탱크(?)를 설치한 후에야 공사가 재개될 수 있었다고.

이에 월정 주민들은 "용천동굴 하류 지점에 호수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철탑 주변에도 새로운 동굴과 호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철탑의 위치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 부지로부터 불과 약 60m 거리다. 이에 주민들은 "하수처리장 주변에서도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조사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자세한 위성사진은 기사 하단에 첨부)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것이 동부하수처리장. 오른쪽 끝에 있는 것이 철탑의 모습.
철탑 착공 당시 땅에서 물이 쏟아져나왔다는 증언이 주민 다수에게 전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것이 용천동굴 하류 지점에 존재하는 '호수'의 물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또다른 증언도 있다. 2006년 용천동굴이 발견된 후, 용천동굴의 외곽을 표시하는 돌담 쌓는 작업을 직접 진행한 주민의 증언이다.

주민 고권호 씨는 "당시 용천동굴 외곽을 표시하는 돌담을 쌓으려 설계도면을 봤는데, 지금 동부하수처리장 부지 쪽을 지나는 모양이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갑자기 담당자가 설계도 모양이 아닌, 다른 쪽으로 돌담을 쌓으라고 하더라. 이에 대해 내가 문제제기를 하자, 결국 나는 해고됐다"라고 말했다. 

고 씨는 "내가 설계도를 볼 줄 알아서 '왜 돌담을 다른 쪽으로 옮겨 쌓느냐' 담당자에게 질문했다. 그러니까 나를 다른 작업장으로 보낸 뒤 해고했다"라고 말했다.

고 씨 말에 따르면, 당시 돌담 설계도의 용천동굴 위치는 동부하수처리장 부지(현재 하수처리장 옆 공터로 사용되고 있음)를 관통하게 된다.   

주민 고권호 씨. 동부하수처리장 밑으로 용천동굴 일부가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이에 <미디어제주>는 24일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 관계자와 직접 동굴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하수처리장 옆 공터 현장을 찾았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동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것이다.

이에 관계자는 “과거에 (용천동굴의) 동쪽, 서쪽에 벌써 다 찾았다(조사했다, 그런데 발견된 것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조사보고서에 공개된 조사 구간은 용천동굴 주변 2km 내외이며, 동굴의 우측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다. 보고서에 누락된 나머지 구간에 새로운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누락된 구간에는 동부하수처리장 부지가 포함된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자.

2015년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 등이 발간한 '지구물리 탐사에 의해 발견된 제주도 용암동굴의 특징과 의미' 보고서 중 일부.
빨간 선이 용암동굴의 위치. 동그란 작은 원들이 신규 동굴 가능성을 염두하고 조사를 진행한 구간. 이중 검정+흰색 원만 실제 시추조사가 이뤄진 구간이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주변 조사된 내용은 보고서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기자는 “용천동굴 하류가 상류보다 넓은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관계자에게 재차 물었다. 그러자 관계자는 “저도 몰라요”라고 답했다.

이어 관계자는 “여기는 물 속”이라며 “조사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여기서 제가 이야기를 드립니까”라고 말했다.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관계자가 언급한, 과거 진행된 "용천동굴 동쪽, 서쪽 등 주변 조사”에 따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관계자의 말처럼 새로운 동굴은 발견되지 않았고, 용천동굴이 전부인 걸까?

이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서 <미디어제주>는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 자세한 내용은 차후 후술하도록 한다. 기사는 이어진다.

3줄 요약

제주도가 월정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강행 예고함.

하지만 공사 예정지 주변, 새로운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 있음.

현 상태로 공사 강행된다면? 용천동굴은 물론, 주변 가지굴 훼손 불가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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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2022-05-25 08:28:43
의혹 투성이 과정들이 동굴이 더 발견되면 하수처리장 이설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라 암묵적으로 쉬쉬하며 하수처리장주변 조사는 아예 안했을 개연성도 있어 보여요. 지구물리탐사기법으로 남지미 동굴, 현 당처물동굴 제2입구가 있는 동굴도 발견된건데 지금 하수처리장 문제로 매우 예민해진거 보면 그 당시 하수처리장 주변까진 탐사 안했을 가능성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