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3:40 (금)
제주 지방의회 역사 31년 ... 여성 비중은 여전히 낮아
제주 지방의회 역사 31년 ... 여성 비중은 여전히 낮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5.0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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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의원 공천자 중 여성, 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
전체 공천자 중 여성 14%에 불과 ... 법 권고 30% 못 미쳐
제주도의회 본회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의회 본회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 광역의원의 각 정당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되어가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각 정당의 여성 공천자의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직선거법 상 권고사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국민의힘 제주도당 등에 따르면 양당에서 공천이 이뤄진 제주도의회 광역의원 후보 중 여성은 모두 8명이다.

여기에 정의당 소속 후보까지 더하게 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의원 광역의원 최종후보로 나선 이들 중 여성은 9명이다. 공천이 확정된 64명 중 14%에 불과하다.

이중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의 출마한 인원이 2명이고 이 중 한 명이 여성이라 여성의 공천비율이 50%다. 비례대표로 나선 이도 여성으로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여성의 비율은 월등히 높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경우는 여성 공천자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국민의힘 비율이 낮다. 양당 여성공천자. 8명 중 5명이 민주당, 3명은 국민의힘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공천을 할 때 국회의원 선거구 당 1명을 의무적으로 공천하도록 돼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는 6일 기준으로 제주도 국회의원 선거구 당 1명씩 공천하면서 모두 3명을 공천,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구색만 맞춘 꼴을 만들고 말았다.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은 29명의 10% 수준이다.

국민의힘은 제주시갑 지역구에서 애월읍을 선거구에 박은경 예비후보, 제주시을 지역구에서는 삼양·봉개동 선거구에 한영진 예비후보,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대천·중문·예래동 선거구에 현정화 예비후보를 각각 공천했다.

민주당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제주시갑에서는 오라동에 이승아 예비후보만 공천을 받았지만 제주시을에서는 화북동의 강성의 예비후보, 삼양·봉개동의 김경미 예비후보, 아라동갑의 홍인숙 예비후보 등 모두 3명이 공천을 받았다. 서귀포에서는 대정읍 선거구에서 이서윤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을 받은 31명 중 16%가 여성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47조에서 지역구 의원을 공천할 때 지역구 총수의 30%를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두 정당 모두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지방선거에서 여성 비율이 낮은 것은 지방선거의 초창기부터 이어져온 사항이다.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는 국내에서 해방 직후부터 이뤄졌으나 1961년부터 1990년까지는 지방의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상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방의원을 뽑기 시작했다.

1991년 지방선거에서는 여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전체 입후보자 49명 중 여성은 없었다. 1995년 선거에서는 1명의 입후보자가 나오긴 했지만 비례대표였다. 지역구에 여성이 입후보한 것은 1998년 선거가 처음이었다. 이때 1명이 입후보를 했다. 당선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비례대표에는 2명이 입후보를 했고 이들 모두 의회에 입성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그 이후 조금씩 늘어나 2018년 선거에서는 여성 입후보자가 비례대표를 포함해 24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비례대표였다. 당시 전체 지역구 입후보자가 79명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지역구 여성의 비율은 15.1%에 지나지 않았다.

제주 지방선거 30년이 지나는 동안 여성은 지역구 입후보에서 15.1%를 차지하는데 그친 것이다. 당선까지 따지면 비율은 더 내려간다. 당선자는 3명으로 전채 지역구 당선자의 9.6%에 불과하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제주지역 여성의 정치대표성 확대방안’ 연구를 통해 이 점에 대해 “여성의 정치대표성이 매우 저조해 대의정치를 구현한다고 할 수 없다”며 “다각적인 현황 진단과 여성의 정치대표성 확대 방안 제시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이처럼 제주도내 정치에서의 여성의 비중이 낮은 것에 대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사회적 인정 및 지지 분위기 부족 ▲가정 내에서의 성 역할 고정관념 ▲남성 중심의 궨당 문화 영향 ▲여성 후보 발굴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나는 지역 정당의 구조적 한계 등을 지적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까지 더할 경우 도의회 내부의 여성 비율은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제11대 제주도의회의 경우도 지역구 의원에서 여성 의원은 3명에 불과했지만, 비례대표는 7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교육의원 역시 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여성의원이 당선된 사례가 없었지만 이번에 제주시중부선거구에서 여성 입후보자가 나오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여성 교육의원이 탄생할지에도 관심일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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