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줄줄이 패배한 원희룡의 '신의 한 수' ... 책임은 과연?
법원서 줄줄이 패배한 원희룡의 '신의 한 수' ... 책임은 과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4.0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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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병원 관련 첫 소송 이후 '원희룡이 옳았다' 자화자찬
그 후 관련 재판에서 모두 다 패소 ... 민사소송 가능성도
원희룡, 2018년 당시 "추후 책임 피하지 않겠다"
녹지국제병원 전경.
녹지국제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2018년 12월5일, 제주도청에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청 주변에 몰려와 “원희룡 퇴진”을 외쳤다. 일부 공무원들과 청원경찰들이 그들이 제주도청사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제주도청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모두 봉쇄나 다름 없는 상태였다. 도청 출입 기자들도 도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이 기자라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했다.

그렇게 철통같은 봉쇄가 이뤄졌던 제주도청사 내부 기자실에서는 브리핑이 열리고 있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직접 마이크 앞에 서서 발언을 하고 있었다.

수년간 논란을 이어온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을 허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보다 앞서 이뤄진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공론조사 결과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을 불허해야 한다”는 개설 반대 의견이 더 높았고 원 전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의 개설과 관련해 공론조사의 결과를 따르겠다고 했지만, 결국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을 허가했다.

당시 원 전 지사는 이에 대해 “공론조사는 구속력이 있는게 아니다”라며 “공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드리는 게 원칙이겠지만 행정은 그로 인해 제주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방안을 만들 책임이 있다.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전면 불허로 갔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올 수 밖에 없다. 그 밖에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원 지사가 예상했던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1000억이었다.

원 전 지사는 아울러 당시 개설 허가가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는 조건부 허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서 외국인만을 진료하도록 한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이에 대해 ‘신의 한 수’라고 자화자찬을 했지만 당연하게도 이와 관련해 녹지 측의 줄소송이 이어졌다. 병원 개설허가 이후 3개월 가량이 지나는 동안 병원 영업이 이뤄지지 않자 제주도는 결국 병원 개설을 취소했고 이에 대해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 처분소송’이 제기됐다. 또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과 관련해서도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소송’이 제기됐다.

2018년 12월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를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2018년 12월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를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이 중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 처분소송’은 2020년 10월20일 1심에서 제주도가 승리했다. 1심 승리 이후 제주도는 즉각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의 제목은 ‘원희룡의 선택이 옳았다’ 였다.

하지만 그 자화자찬이 무색하게 1심 승리 이후 제주도는 이어진 재판에서 모두 패소했다.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 처분소송’ 2심에서 패소하고 대법원에서도 2심 판결 결과를 받아드리면서 제주도의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는 부당했다는 점이 확정됐다.

아울러 원 전 지사가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던 ‘내국인 진료 제한’ 역시 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결국 ‘원희룡의 선택이 옳지 않았다’는 점이 법원 판결로 확인된 꼴이었다. 이로 인해 원 전 지사의 ‘신의 한 수’가 제주도로서는 최악의 한 수가 돼 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재판에 들어간 비용에 더해 향후 손해배상 등의 민사소송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자칫 4년 전 개설을 불허했을 경우보다 최종적으로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원 전 지사는 2018년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내리면서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허가 따른 어떤 비난도 기꺼이 달게 받겠다. 추후 정치적인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한 처분에 대해 자화자찬만 펼쳐놓고 중앙정치를 위해 훌쩍 제주도정을 떠나버린 원 전 지사가 현재의 결과에 대해 과연 어떤 책임을 질지 이목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는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부 허가가 위법했다는 제주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전담법률팀과 향후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오는 12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 개설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하에 ‘영리병원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심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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