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이 틀렸다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제한' 허가조건은 위법"
원희룡이 틀렸다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제한' 허가조건은 위법"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4.05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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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허가 당시 원희룡,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 붙여
1심 재판부, "내국인 진료 제한 허가조건은 위법하다" 판결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원희룡 전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판단이 틀렸다. 원희룡 전 지사가 영리병원과 관련해 결정했던 두 가지 중대 사안 모두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하나는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한 뒤 번복(취소)한 것', 또 하나는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하며 '내국인 진료 제한'을 조건으로 둔 것.

당초 법원은 원 전 지사가 녹지국제병원(영리병원)을 허가한 뒤 이를 번복하는 결정(허가 취소)을 내린 것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영리병원 사업자인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가 제주도에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까지 간 사안이다.

당시 대법원 특별1부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 취소가 정당하지 않았다”는 2심 결과를 받아들이고, 제주도의 상고를 기각했다. 영리병원 논란과 관련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자.

*영리병원 논란 재점화, "책임은 정부와 제주도에 있다"

그리고 2022년 4월 5일 제주지방법원 행정1부(수석부장판사 김정숙)는 녹지 측이 제주도에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을 이어 진행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내국인 의료 제한 조건은 부당하다”는 것. 제주도의 패소다.

이번 재판 또한 원 전 지사의 그릇된 판단에서 불거졌다.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규정하라”는 제주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 채, 원 전 지사는 지난 2018년 12월 ‘내국인 진료 제한’을 둔 조건부로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했다.

당시 원 전 지사는 △투자자(녹지 측)가 '비영리 의료기관' 설립을 받아들일 수 없다 밝힌 점 △녹지국제병원 시설을 비영리병원이나 관련 시설로 사용할 경우 이를 맡을 재정이나 운영 능력이 제주도에 없는 점 등을 영리병원 허가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숙의형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조사위원회 첫 결정사항을 수용하지 못해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것이며, 정치적 책임도 지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의 이 같은 결정에 녹지 측은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위법하다며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이번 1심 재판부가 내린 '제주도 패소' 결정이 그 결과다.

‘의료영리화제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의 '오상원 정책기획국장.

이와 관련, ‘의료영리화제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도민운동본부’)’의 오상원 정책기획국장은 제주도의 패소로 우려되는 여러 주안점들을 언급했다.

오 국장은 “(제주에 개설될 지 모를) 모든 영리병원에서 앞으로 내국인 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제주도가 조금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이후에도 계속 문제가 될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번 1심 결과는 “영리병원 허가 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판결이었다. 만약 이같은 판단이 항소심, 대법원까지 동일하게 이어진다면, "제주에 영리병원을 만드는 것"은 더이상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된다.

지난 3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앞에서 열린 ‘제주도 영리병원 철회 및 원희룡 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 미디어제주
2019년 1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앞에서 열린 ‘제주도 영리병원 철회 및 원희룡 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 미디어제주

녹지 측은 현재 녹지국제병원 부동산(건물 및 토지)을 국내 법인에 매각한 상태다. 영리병원 개설 법인은 외국인 투자비율이 50%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녹지국제병원은 ‘영리병원’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추후 녹지 측이 녹지국제병원 지분을 51% 이상 다시 인수하며 실질적인 ‘대주주’로 등극하게 되면? 외국인 투자 비율이 50%를 초과하기 때문에 ‘영리병원 개설 허가’ 요건에 부합하게 된다. 이에 녹지 측의 영리병원 재추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 개설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영리병원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심의를 오는 12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이번 1심 결과에 대한 항소 여부 등도 전담법률팀과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관련해 오 국장은 “2월 초 제주도에 영리병원 개설 허가 취소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심의가 늦어진 점이 아쉽다”며 “제주도가 발빠르게 ‘영리병원 개설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오 국장은 이번 판결 등을 들어 "녹지 측이 제주도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경우, 제주도에 불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영리병원 개설이 불가하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도민운동본부는 윤석열 차기 정부에 '영리병원 반대 촉구' 의사를 밝히며, 투쟁할 것"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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