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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무슨 사건이우꽈? 이건 학살이지, 대학살이우다”
“사건은 무슨 사건이우꽈? 이건 학살이지, 대학살이우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4.03 1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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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행불인 묘역에서 만난 유족 문은봉‧양순정씨 3대 가족 이야기
3일 오전 4.3평화공원 내 행불인 묘역에서 만난 유족 문은봉, 양순정씨의 손주들이 증조부 비석 앞에서 배례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3일 오전 4.3평화공원 내 행불인 묘역에서 만난 유족 문은봉, 양순정씨의 손주들이 증조부 비석 앞에서 배례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74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제주4.3평화공원. 공식 추념식이 열리기 전 행불인 묘역을 찾은 노부모와 아들, 초등학생인 손주들까지 3대 가족이 함께 한 일행을 만났다.

4.3 당시 오라리에 살던 문두승씨는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탑동까지 내려왔다가 경찰에 끌려간 뒤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원래 아버지가 살았던 오라리 집은 모두 불에 타버렸고, 경찰에 붙잡혀간 아버지는 영남지역에서 행방불명됐다는 얘기만 전해들었다는 문은봉씨. 문씨는 자신이 죽기 전에 아버지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문씨와 함께 행불인 묘역을 찾은 아내 양순정씨의 기구한 사연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애월읍 소길리에 살던 친정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 1948년 12월에 신엄리 바닷가로 끌려가 총살을 당했다고 한다.

총탄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는 위패 봉안소에 모셔져 있고, 시아버지는 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돼 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로 행불인 묘역에 비석만 세워져 있는 상황이다.

양씨는 “음력으로 12월 초아흐레에 제사를 지내니까 아버지가 그때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산리에 살던 이모가 두어번 밥을 지어 붙잡혀간 아버지한테 갖다 드렸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이듬해 태어난 나는 아버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전하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듬해 음력 7월에 태어난 양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가 뱃속에 자신이 있는 것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자신은 아버지 얼굴조차 뵌 적이 없고, 다섯 살 위인 언니와 이모에게 얘기를 전해들었을 뿐이다.

남편 문씨도 “더 늦기 전에 아버지 유해라도 찾았으면 좋겠지만, 언제쯤 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말미에 문씨는 끝내 참고 참았던 울분을 토해 냈다.

“이게 사건은 무슨 사건이우꽈? 4.3 사건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이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이건 학살이우다 대학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끌려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죽었는데 이름부터 졸바로 해야주. 이건 너무 안일한거 아니우꽈?”

먼 훗날 아버지 시신을 찾더라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하기 위해 미리 유족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문씨는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 언제 찾을지 모르니 꼭 혈액 채취를 해둬야겠다”고 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행불인 묘역에 있는 조형물 주변에 음각돼 있는 당시 수형인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문구가 눈에 밟힌다.

“…늙으신 어머님 처자식의 소식을 듣고 싶사오니 속히 답장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는 옥녀야. 나는 네 생각만 나고 있다…”

“…매형에게 부탁하였으니 소와 말을 잘 관리하여 주기를 부탁합니다…”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불인 묘역에 있는 조형물. 당시 수형인들이 가족들에게 보내온 편지 문구가 눈에 밟힌다. ⓒ미디어제주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불인 묘역에 있는 조형물. 당시 수형인들이 가족들에게 보내온 편지 문구가 눈에 밟힌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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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22-04-03 14:00:13
1905년 미국 테프트와 일본 가쓰라장관이 필리핀과 조선을 식민지 만들기에 적극협조한다는 약정을맺어
덕분에 일본식민지가된 조선
2차대전때 강건너 불구경하던 미국을 일본이 침략하자 마지못해 참전 원폭투하로 일본항복과 연합군에 독일도 항복한뒤
원폭투하로 유엔을 장악한 미국이 일본이 약탈한 엄청난 금괴를 받는대신
일본왕도 전범처리않고 독일처럼 갈라야할 일본대신 조선을 가르기로 일본과 비밀약정을 맺은뒤
조선을 강제분단시키자 김구선생님등 애국자와 독립군과 애국국민들이
미쏘군 철수주장하며 조국분단 반대하자 미국과 앞잡이 이승만이 처벌하려던 친일파를 구출후
군경 요직에 배치후 북한서 친일파를 처벌하자 남으로 도망온 서북청년단과 합세하여
제주도민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한것으로 6.25도 강제분단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