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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주4·3을 상징하는 ‘4·3평화로’ 지정을 환영하며
기고 제주4·3을 상징하는 ‘4·3평화로’ 지정을 환영하며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03.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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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얼마 전 제주4·3평화공원 앞 도로에 ‘4·3평화로’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된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명림로’라는 어려운 이름 대신에 ‘4·3평화로’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장소를 기억하고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명림로는 번영로와 비자림로를 연결하는 도로로써 4·3평화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4·3’의 상징성을 생각해서 도로명 주소를 ‘명림로 430’으로 정하였다고는 하나, 어려운 도로명에서 ‘4·3평화공원’이라는 목적지를 유추해내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전국적으로 과거사와 관련한 도로명을 지정한 곳은 서울과 창원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국립4·19묘지 앞 도로명을 ‘4·19로’로, 창원은 국립3·15민주묘지 앞 도로명을 ‘3·15성역로’로 지정했다. 4·19묘지를 가기 위해 4·19도로를 이용하고, 3.15묘지를 가기 위해 3·15성역로를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누구에게는, 어느 지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우리 제주도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2월 예결위원회 회의에서 4·3을 기억하고 알리는 방식으로서 현재 운행 중인 ‘343번, 344번’ 대신에 ‘43번’ 노선번호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 행정조치를 통해 4월 1일부터 대상노선이 각각 43-1번, 43-2번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43번 버스’가 ‘4·3평화로’를 달린다고 생각하니 기쁨이 두 배다. 역사의 깊은 의미와 상징성을 누구에게나 친근한 ‘번호’나 ‘이름’을 통해 보다 쉽고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기꺼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4·3평화공원을 좀 더 쉽게 기억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명예도로명 지정을 위해 애써준 제주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4.3평화공원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도로로서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 등 4.3정신을 기념하고 전달할 수 이름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4·3평화로’가 제주도민과 온 국민이 4·3의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고 공감하는 장치로서 제주에 존속하기를 바라며, 이 길을 경유해 4·3평화공원을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제주의 아픔과 제주도민의 처절한 삶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거듭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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