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MZ세대'에 묻다 “당신이 원하는 대통령은?”
'MZ세대'에 묻다 “당신이 원하는 대통령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3.09 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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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MZ세대에 묻다
"당신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점이 하나 있다. 각 정당 후보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청년세대 표심 잡기에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MZ세대. 하지만 막상 그들을 위해 정책을 주무르는 이들은 ‘기성세대’인 현실. 이런 현실을 바라보며 MZ세대는 과연 ‘어떤 나라’, ‘어떤 대통령’을 소망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청년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의 요청을 수용, 이들의 실명은 ‘닉네임’으로 대체했다.


서핑조아(27, 제주)

코로나19라는 재난, 기후위기, 부동산 상승, 주거 불안, 불평등, 저출산 문제 등으로 지금의 청년 세대는 자신의 안정된 생애를 ‘계획’하는 것을 ‘이룰 수 없는 꿈’ 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이 같은 위기를 진정으로 직시하고, 문제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내려 행동하는, 그 어느때보다도 정의롭고 용감한 대통령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5년이라는 임기 동안 대통령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그럼에도 명확한 철학으로 일정 성과를 거둬야 하는 것 또한 대통령에게 주어진 숙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쉴 공간 하나 마련할 수 없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조차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청년 세대. 얼마나 비참하고 절망적인 일인 지, 기성세대는 잘 모릅니다.

이렇기에 당장 어떤 획기적인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시행 중인 청년 정책에 대한 점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책을 현실 상황에 맞게 확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과 고민을 더 많이 해 주셨으면 합니다.

5년 동안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 만들기에 힘 써 주셨으면 합니다.


S(28, 제주)

안타깝지만 지금의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에게 이득이 있을 때만 움직인다”라는 겁니다. 제 주변을 보면, 대통령을 뽑을 때도 ‘당장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까’를 우선 생각하는 경향이 커요. 사회와 복지를 고민하기엔, 당장 닥친 나의 현실이 너무 힘드니까요. 결국 이런 기조는 지독한 개인주의를 낳고, 이기적인 사회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당선될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현실을 인식해주시고, 이들의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또한, 역지사지가 되는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좋겠습니다.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각자의 입장 차 속에서 최소한의 불만과 최대한의 만족도를 끌어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MZ세대 대부분이 공감하는 바는 아무래도 ‘부동산, 집값을 잡았으면 좋겠다’라는 것과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사라진 상태에서 청년이 과연 어떤 꿈을 꿀 수 있겠으며,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요. 결국 이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진정 청년을 위한 정책을 용기있게 추진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혐오가 만연해 있습니다. MZ세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편 가르기 없이, 자격지심 없이, 스스로 삶에 만족도가 높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아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사람을 바꾸려 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교육체계를 만들어 주십시오.

끝으로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공약만큼은 꼭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뱉은 말 만큼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계는와치(31, 충남)

부정부패한 이들을 확실하게 처벌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거나, 허위사실 등 정보를 과장되게 퍼뜨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하고요. 싸움과 혐오 없이 투명하고 공정한 정책으로 청년에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앞으로 살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으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는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는 사회구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당선될 대통령께서는 보다 살뜰히 청년의 애로를 살펴 집값, 물가, 임금 등에서 근로자 입장과 사업자 입장 간 타협점을 잘 찾아 주셨으면 합니다.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돈을 벌고, 그 돈을 벌어서 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고, 결혼해 자녀를 기를 수 있는 그런 경제적 여유가 보장되어야 대한민국의 심각한 출산율 문제 또한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정치가 아닌, 나와 반대되는 사람의 입장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의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부동산이나 청년 정책 부분에서는 외국의 좋은 예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해외 사례를 참고하고, 연구하는 과정도 필요할 듯 합니다.

끝으로 당 싸움으로 서로 힘겨루기 하는 것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화합으로 좋은 나라 만드는 것에 최대한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B(36, 제주)

제주에 사는 30대 여성으로써 느낀 점은 학벌, 지연, 남성 우월주의 사회 속에서 여성이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겁니다. 오롯이 능력으로 개인을 판단하는 공정한 사회구조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이는 비단 여성을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능력과 노력에 비례한 보상이 이뤄지는 정당한 사회는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대통령’이란, 인재를 적재적소에 맞게 잘 활용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려면 그만큼의 통찰력과, 인재를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포용력이 필요할 테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주변 사람을 ‘손절’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셨으면 합니다.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인물이라면 단호하게 선을 긋고, 함께하지 않는 결단력 또한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서요.

얼마 전, 큰 맘을 먹고 남자친구와 한우를 먹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몇 달만의 외식이었고,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둘이 약 30만원어치 소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요. 다 먹고 음식점을 나오며 든 생각은 ‘내 월급에, 내 주제에 한우라니… 언제 또 이런 한우 먹을 수 있을까?’라는, 일종의 자괴감이었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이 앞으로는 ‘가끔은 이런 사치도 괜찮지.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또 벌면 되니까’라는 생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세상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일한만큼 인정받고, 개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주세요.


하이에이치아이(38, 제주)

대통령의 위치에 오르면, 아무래도 ‘직언’을 해줄 주변인이 많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고집과 아집 속에 빠지지 않도록 늘 주의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속에서 세계적으로도 생물다양성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는 사회 속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 소외된 자들을 돌볼 수 있고, 가진 자들의 자발적인 선행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정책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누구나 살며 한두 번쯤 좌절할 일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와 기회를 주는, 그런 정책이 대한민국에 자리잡기를 바라봅니다. 구렁텅이에 빠진 청년을 위한 ‘사다리’,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청년에게 제공해주었으면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청년다움을 청년들이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주십시오.


“당신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을 주제로 이뤄진 청년 대상 인터뷰. 청년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단어는 ‘기회’와 ‘공정’이었다.

“누구나 성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국가와 사회를 신뢰할 ‘공정’이 담보되는 나라.”

청년들이 바라는 나라는 이처럼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형태의 모습이었다. 당장의 일확천금을 요구하거나, 특혜를 원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청년들의 이런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당선될 제20대 대통령의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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