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23년 전 살인사건 피고인, 살인혐의 무죄... "협박죄만 유죄"
23년 전 살인사건 피고인, 살인혐의 무죄... "협박죄만 유죄"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2.1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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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살인교사 등 혐의 기소 피고인
살인죄, '증거 부족' 무죄 선고... 협박죄만 유죄, 징역 1년 6개월
1999년 11월 5일 오전 제주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승용 변호사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55.사진 가운데 검은색 옷)씨가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나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1999년 11월 5일 오전 제주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승용 변호사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55.사진 가운데 검은색 옷)씨가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로 입도하는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23년 전 있었던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과 관련, 살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50대, 남)씨가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협박죄는 인정하며, 징역 1년 6개월을 최종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지난 1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그리고 2월 17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A씨의 살인혐의에 무죄를, 협박죄에 1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살인혐의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판단했다. 검사 측이 제출한 증거들 또한 ‘추론’에 불과한 ‘간접증거’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또 재판부는 검사 측의 ‘추론’이 사실과 잘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피고인의 살인혐의를 입증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A씨에 대한 협박죄는 피고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 재판부는 피고인이 발송한 문자 등을 증거로 협박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한편, 1999년 11월경 제주에서 일어난 장기 미제 사건인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시점은 지난 2020년 6월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A씨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A씨)이 조직폭력배 두목의 지시를 받고 범행을 계획, 같은 조직원이자 속칭 ‘갈매기’로 불리는 동료에게 범행을 교사했다’ 증언한 것이다.

이에 A씨는 이승용 변호사를 살인교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장에 서게 됐다.

하지만 막상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되고, 검찰 기소가 진행되자 A씨는 스스로의 진술을 수 차례 번복하기에 이른다. 대체로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는 사실이 아니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관련기사: 23년 전 변호사 살인교사 피의자에 "검찰, 무기징역 구형"

검찰은 피해자를 치명상에 이르게 한 흉기의 모습을 A씨가 비교적 정확하게 묘사한 점 등을 들어 그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당초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살인교사 혐의를 인정한 점을 진실로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A씨가 이후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수 차례 번복한 점은 리플리증후군 등 정신병력을 근거로 혐의를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 해석했다.

하지만 A씨 변호인 측은 “적어도 피고인을 처벌하려 한다면, 직접적인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피고인이 진술을 번복하는 것과 살인교사 혐의는 엄연히 다른 문제로, 명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사건의 실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였다.

관련해 A씨는 살인혐의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면서도 “유족 분들에게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라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A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는 없는 상황.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살인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이번 사건은 또다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검찰은 항소할 계획이다. 검찰 측은 "1심 판결문 전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심을 통해 범죄사실을 충분히 입증하겠다"며 "범죄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에 해당 사건과 관련한 논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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