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1:04 (목)
한진, 제주칼호텔 매각 공식화 … 48년만에 폐업 수순
한진, 제주칼호텔 매각 공식화 … 48년만에 폐업 수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2.0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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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호텔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무리한 사업 확장 책임 전가” 강력 반발
칼호텔네트워크 “채무 상환 못하면 서귀포칼호텔도 고용 유지 어렵다”
제주칼호텔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가 7일 오전 제주칼호텔 정문 앞에서 호텔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칼호텔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가 7일 오전 제주칼호텔 정문 앞에서 호텔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한진그룹이 제주칼호텔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칼호텔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는 7일 오전 제주칼호텔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칼호텔 매각을 중단하고 고용보장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진그룹 산하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주칼호텔 위탁운영 계약을 오는 5월 31일자로 종료한다고 공식 통보, 호텔 영업도 4월 30일자로 종료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민연대는 “한진그룹은 부채 증가를 매각 사유로 들고 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의 대가를 제주칼호텔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제주칼호텔 매각은 노름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가족들이 피땀 흘려 마련한 집을 팔아먹겠다는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400억원에 달하는 한진그룹의 부채 중 대부분이 한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인천의 호텔 확장 등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어 도민연대는 “한진그룹은 제주도의 공공재와 이동권 등을 통해 성장해 온 기업”이라면서 “지금처럼 고용 보장도 없이 대책없는 매각을 강행하는 것은 도민들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수년째 영업 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경영이 악화돼 5월 31일자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7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영업 종료에 따른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해 5월부터 직원들의 고용 유지와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인수 희망자가 단 한 명도 없었고 모두 주상복합 건물 또는 오피스 빌딩을 지을 목적으로 호텔 부지와 건물만 인수하기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칼호텔네트워크는 호텔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로 하고 지난해 9월 자산매수 희망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 움직임에 인수 희망사측이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매각협상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칼호텔네트워크 관계자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서귀포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직원들의 고용 유지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매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오는 5월 31일자로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26일에는 제주칼호텔 위탁운영사인 ㈜항공종합서비스 측에 위탁운영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편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중대형 호텔의 폐업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이번 제주칼호텔이 코로나19 이후 첫 폐업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74년 완공된 제주칼호텔은 2014년 롯데시티호텔 제주가 문을 열기 전까지 40여년간 제주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제주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문을 연 지 48년만에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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