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도 급감하는 혼인과 출산 ... 원인은 결국 '일자리'
제주서도 급감하는 혼인과 출산 ... 원인은 결국 '일자리'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1.31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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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인구 자연감소 사실상 확정 ...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제주, 아이 키우기 나쁜 곳은 아니 ... 다만 일자리 질 좋지 못해"

제주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제주인구는 69만7476명으로 전년대비 102명이 감소, 제주에서 인구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2017년까지만 해도 폭증하던 제주인구가 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디어제주>는 이에 국내인구이동과 자연증가, 외국인 이동 등 인구증가를 결정짓는 분야에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구감소의 원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보려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인구가 자연감소하기 시작했다. 제주에서 인구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도내 사망자가 출생아 수보다 더욱 많아지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날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제주의 누적 출생아수는 353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망자가 3870명을 기록, 자연적으로 337명의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달이 거듭될수록 출생아와 사망자수의 차이가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12월 역시 인구가 자연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에서 인구통계 작성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연간기준 인구 자연감소가 이뤄질 것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첫 전체인구 감소에 연이은 기록이다.

제주에서의 인구 자연증감은 지난 5년 동안 큰 폭으로 변해왔다. 2015년에는 5600명의 출생아가 기록됐지만 사망자는 3339명에 그쳐 2261명의 자연증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출생아와 사망자 사이의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2016년 자연증가는 1952명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1299명, 2018년 869명, 2019년 541명 등 말그대로 급감했다.

결국에는 지난해 처음으로 자연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역시 제주 전체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친 ‘한 방’으로 작용했다.

제주시 전경.
제주시 전경.

인구 자연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출산율 감소와 혼인율 감소다.

제주에 거주하는 이들은 출산율과 혼인율이 줄어드는 이유로 다양한 원인을 꼽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강조한 것이 일자리 문제였다. 특히 다른지역에 비해 적은 급여 문제를 꼬집었다.

가정상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A씨(35)는 “결혼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도 제주도내 직장의 급여가 적은 게 문제”라며 “사실 제주가 아이들을 키우기 그렇게 나쁜 환경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과 급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좋지 못한 것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제주에는 규모 있는 기업 수도 부족하고 산업구조가 아무래도 농어업이나 관광업 쪽에 치우쳐 있어 일자리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하다”며 “창업을 해보려고 해도 요식업 이외에는 살아남기 힘든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일자리의 질과 급여 등의 문제로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결혼 및 출산에 대해 부담감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결혼 자체를 꺼려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A씨는 특히 “임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낮은데 집값이 그에 비례해서 현저하게 낮은 건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제주 출생아수 및 사망자수.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제주 출생아수 및 사망자수./자료=제주특별자치도

지난해 결혼한 B(30)씨 역시 일자리 문제 등을 지적했다. B씨는 “결혼이나 출산 등을 생각하면 일단 ‘지금 당장 먹고 사는 게 벅차서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는 것’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들의 지적대로 제주의 일자리 현실은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제주도의 5인 이상 사업체 평균임금은 307만3000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90만원 가량 낮았다. 2019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체도 도내 전체 사업체 수의 81.9% 에 달했다.

B씨는 제주의 이런 현실을 지적하며 “행정에서 주는 출산 지원금 및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 등은 늘고 있지만 일자리 등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내에서 결혼 및 출산을 기피하는 청년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B씨의 지적대로 제주도의 출산 지원 및 다자녀 지원 정책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도는 지난 2020년 자체적으로 인구 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 이를 통해 두 자녀 이상의 가구에 1000만원 이상의 육아지원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내왔다. 교육분야에서 5년에 걸쳐 1000만원을 지원하거나 주거임차비 최대 15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외에도 다자녀 가정의 자녀일 경우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정책도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가정양육수당을 확대, 양육수당으로 월 30만원씩 최대 24개월간 지원하는 정책도 있다.

하지만 일자리와 관련된 정책은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의 교육 등을 통한 역량 강화 등 취업자의 능력을 높이는 부분에 취중돼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도내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제주형 워라벨 일자리 확대’나 ‘국내외 기업 유치’ 등 대략적인 방안들만 제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나와 있지 않다. 

그 외에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역시 해결해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개인의 자아 성취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결혼 및 출산 등을 통해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피하려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입장에서도 근로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울 수 밖에 없는 출산 및 육아 등과 관련해서 아직까지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취직에 성공한 C씨(33)는 "취직에 성공하기 전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면접을 보는데 결혼과 출산 계획을 물어보는 곳들도 있었다"며 "기업에서도 꾸준히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을 구하려 할테니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 등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가정내에서 ‘어머니’들이 희생하는 것을 지켜보며 성장한 세대에서 전통적인 가치관을 거부,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도 출산율 및 혼인율 감소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서는 난임의 비중도 출산율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에서는 이에 대해서 난임시술 지원과 더불어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자리 등의 문제는 제주도가 안고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고용과 주택문제, 교육문제,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 등 많은 요인들이 출산율 및 혼인율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삶의 단계별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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